• 주간한국 : [어제와 오늘] 중도 우파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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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09 17:26:53 | 수정시간 : 2003.01.09 17:26:53
  • [어제와 오늘] 중도 우파가 되라

    새해의 눈바람처럼 몰아친 핵풍(核風)은 이제 조금은 잔잔해질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이 1월 3일 노무현 당선자 부부를 만찬에 초대한 이후 더욱 그렇다.

    “IMF 때문에 당선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 했는데 노 당선자도 북한 핵문제로 고생이 많다”고 먼저 위로했다. 노 당선자는 “제가 여러 가지 부족하다. 대통령님이 저한테 짐을 안 넘겨주려고 애쓰는 것 같다”고 사의를 표했다. 김 대통령은 “아니다. 잘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안 넘겨 주려는 짐’은 인터넷 신문 <오마이 뉴스>에 의하면 지난 해 마지막 국무회의(12월 30일)에서 김 대통령이 말한 “북한 고립화 정책(미국의 봉쇄정책)은 성공 못한다”는 언급이었을 것이다. ‘잘한다’는 것은 노 당선자가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중재안을 내려고 하는 대목인 듯하다.

    부시 대통령은 그 동안 침묵을 지켰던 북한 핵과 김 위원장에 대해 1월 2일 말을 꺼냈다. “북한에 대해 여러 관련 국가(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가 압력을 가하고 있다. 우방간 갈등은 없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하다.

    미국인이나 나나 온정적인 사람이지만 국민을 굶주려 죽게 하는 지도자에게 온정적일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의 세계 최대 식량 원조국이다. 그들은 국민 총생산의 큰 부분(GNP 30%)을 국방비에 쏟고 있다.

    북한의 지도자가 그 나라의 국민이 잘 먹고 있는지, 경제가 탄탄한지 모르고 있기 때문에 기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민들은 누가 이번 핵사태를 일으켰는지를 알기 위해 김정일의 그 동안 행적을 살펴 보아야 한다.” 비교적 차분한 어투였다. 그리고 그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반 한 것은 북한이다. 그걸 미국은 경고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선지 핵풍이란 돌개바람(돌풍의 북한식 표현)은 조금 잠잠 해졌다.

    이런 때에 연상되는 이야기가 있다. 마이클 베스로스는 ‘백악관 역사회’의 운영위원이며 존슨 대통령의 녹음을 정리한 ‘책임을 맡고’(1997년), ‘영광에 도달하려’(2001년) 등과 아이젠하워, 케네디 대통령 등에 관한 5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작년 12월 초 ‘정복자들-루즈벨트, 트루먼의 히틀러의 독일 파괴 1941~45년’이라는 책을 냈다.

    이 ‘정복자’에는 1944년 8월 18일 백악관 남쪽 정원 백목련 아래에서 오찬을 함께하는 대통령 루즈벨트와 부통령 트루먼의 대화가 나온다. 1년여만에 처음 하는 점심이었고 대화였다. 루즈벨트는 무척 나이 들어 보였고 수척했다.

    루즈벨트는 1933년에 대통령이 되었고 트루먼은 미주리 출신으로 1935년에 첫 상원의원이 되었다. 그는 43년에 시작된 루즈벨트의 3선 운동에서 대통령 및 부통령 지명 연설자로 내정되었다. 그런 그가 43년 8월의 전당대회에서 부통령으로 지명 됐다.

    8월 2일 미국 역사상 첫3선 대통령인 루즈벨트는 트루먼에게 말했다. “지난 수년간 당신은 민주당과 함께 크게 발전했소. 내 말을 잘 새겨 들으시오. 나는 왜 후계자가 약간의 중도 우파 성향을 가진 쪽에서 나왔으면 합니다.”

    트루먼은 대통령의 수척한 모습을 보며 “저분에 관심을 둬야 겠다. 아아,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일기에 썼다. 다음 해인 1945년 4월 12일, 82일 동안 3선 대통령으로 재임한 루즈벨트는 별세했다.

    트루먼은 백악관에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황을 상세하게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상황실이 있는 줄도, 원자탄을 만드는 맨해튼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줄도 몰랐다. 45년 2월, 루즈벨트와 스탈린, 처칠 등이 얄타에 모여 전후 독일을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최고의 충고를 기억하고 있었다. ‘조금 중도 우파’가 되라는 뉴딜 정책의 주창자 루즈벨트가 던진 그 말이었다.

    또한 그는 독일이 히틀러가 만들어낸 국가사회주의 형태의 ‘대독일’ 국가로 독일을 민주화하기 위해서 미국은 영국과 함께 ‘약탈자’나 ‘제국주의자’가 아닌 ‘정복자’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믿음은 역사작가 베스로스에 의하면 1989~90년에 통독으로 공산주의 붕괴로 실현 되었다.

    다음에 김 대통령과 노 당선자가 만날 때 김 대통령은 치하나 화답보다 부시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인식 등 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쓸모 있는 충고를 했으면 한다.





    박용배 언론인

    입력시간 2003/01/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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