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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10 13:39:18 | 수정시간 : 2003.01.10 13:39:18
  • PD가 여의도를 떠나는 까닭은?

    대형 기획사, 영화계 진출… 오히려 열악한 제작환경으로 부침 거듭



    방송사를 떠난 스타 PD들의 명암이 엇갈린다. 방송 환경과 직업관의 변화는 명연출자로 이름을 날리던 많은 스타 PD들의 탈 여의도를 촉발시켜 자유 연출자로 나서거나 직접 프로덕션을 설립해 독자적인 작품 제작에 들어가는 스타PD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10년사이에 케이블 방송의 탄생과 위성방송시대의 개막, 한류 열풍 등으로 프로그램등 방송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콘텐츠 시장 규모 역시 확대되고 있다. 또한 방송사 이외의 외주 제작사 제작 콘텐츠의 방송 비율 급증은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 그리고 다큐멘터리 등 각종 프로그램의 연출자들에게 회사를 떠나게 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대형 기획사의 등장은 방송사 전유물로 여겨졌던 드라마나 시트콤의 제작 환경에 변화를 초래해 기획사가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유명 PD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스타PD들이 방송사를 떠난 이유이다.

    무엇보다 스타 PD들은 경력이 쌓이면서 부장, 부국장 등 관리직으로 전환돼 현장에서의 연출보다는 프로그램 기획이나 관리 업무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방송사 조직 체계가 현장에서의 작품 연출을 선호하는 스타PD들이 회사를 떠난 가장 주된 요인이다.

    이밖에 방송사 월급과 비교가 되지 않는 계약금과 연출료 등 경제적 원인과 스타PD들의 상당수가 드라마 외에 영화를 감독하고 싶어하는 열망도 사표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동안 김종학 윤석호 표민수 이창순 이장수 이승렬 김한영 장수봉 성준기 오종록 이관희 이진석 송창의 장두익 장기홍 주철환 PD 등 이름만 대도 금세 알수 있는 수많은 스타 PD들이 방송사를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거나 자유 연출자로 활동하고 있다.


    재정, 인력 방송사만 못해



    하지만 외부에서 연출한다는 것은 인력뿐만 아니라 기획력과 작가나 연기자의 섭외 능력이 막강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에 소속돼 있을 때보다 재정면이나 인력면에서 제작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프로그램 판권 등 상당 부분이 방송사에 절대 유리하게 돼 있어 탈 방송사를 선택한 PD들의 연출은 본인들이 생각한 만큼 원활하게 그리고 독창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방송사 외부에서 활동하는 PD들의 시청률 중압감은 방송사 내부에서 활동할 때보다 훨씬 강하다. 한 두번 시청률 저조를 보이면 좀처럼 연출의 기회가 쉽게 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연출세계를 지향하며 탈 여의도를 결행한 스타 PD들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활동한다. 자신의 프로덕션을 설립해 제작과 연출을 함께 하는 경우와 특정 기획사나 프로덕션사 소속으로 연출하는 경우, 그리고 방송사와 계약을 맺어 연출료를 받고 드라마를 연출하는 경우다.



    스타PD들이 직접 자신들의 회사를 창립한 경우는 김종학 프로덕션의 김종학PD, 이관희 프로덕션의 이관희PD, JS픽처스의 이진석PD, 조이TV의 송창의PD 등이다. 특정 기획사나 프로덕션에 소속돼 연출하는PD로는 팬엔터테인먼트의 윤석호, 표민수PD, 김종학프로덕션의 이장수, 이승렬, 최윤석PD, 조이TV의 김현철PD, JS픽처스의 장수봉, 오종록PD 등이다. 성준기PD와 이창순PD 등은 지상파 방송사와 개별 작품당 계약을 맺고 연출료를 받아 연출하는 프리랜서 PD이다.

    이들 PD들은 방송사를 떠나 많게는 3~5개, 적게는 1~2개의 작품을 선보여 시청자의 냉혹한 심판을 받았다. 먼저 프리랜서 선언을 한 후 회사를 차려 독립한 김종학PD는 그 동안 ‘모래시계’를 연출한 뒤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뒀지만 ‘백야 3.98’로 실패 한 뒤 ‘고스트’ ‘황금시대’ ‘신화’ 등 제작에 전념하다 2002년 말 방송을 시작한 퓨전사극 ‘대망’으로 연출 일선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김종학PD의 명성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이진석PD는 ‘메디컬센터’ ‘우리집’ 등 제작을 하고 ‘사랑해 당신을’ 등을 연출했다. 이PD는 연출에서는 성공적이었으나 제작에서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다가 ‘피아노’로 제작에도 성공을 거뒀다.


    독립한 스타PD들 부침 거듭



    이관희PD와 송창의PD는 절반의 성공과 실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관희PD는 연출과 제작을 직접 담당한 ‘육남매’와 ‘엄마야 누나야’는 성공을 거뒀지만 시추에이션 드라마 ‘깁스가족’은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방송사에서 스타 예능PD로, 시트콤의 명연출자로 이름을 날리던 송창의PD는 성인 시트콤 ‘세친구’ 연출 도중 회사를 그만두고 프로덕션사를 차려 독립해 성공을 거뒀으나 후속편 시트콤 ‘연인들’은 기대만큼 시청자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이에 비해 윤석호PD와 오종록PD는 성공한 경우다. 윤??D는 회사를 떠나 팬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 첫 연출한 ‘겨울연가’가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상업적 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사상 최고가액으로 해외에 수출되는 영예도 안았다. 윤PD는 이 여세를 몰아 올해도 새로운 드라마 연출을 할 예정이다.

    ‘줄리엣의 남자’로 적지 않은 시선을 모은 오종록PD는 ‘피아노’라는 탄탄한 대본과 조재현의 연기력 등으로 시청률과 작품성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윤석호PD와 오종록PD는 향후 영화 연출에 깊은 관심을 보여 영화계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애인’ ‘신데렐라’ ‘추억’ 등 높은 반응과 깔끔한 연출스타일로 각광을 받았던 이창순PD는 독립을 선언한 후 MBC와 계약을 맺고 연출에 나선 ‘가을에 만난 남자’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다 절치부심해 8일부터 방송될 MBC 새 드라마 ‘눈사람’의 연출에 몰두하고 있다. 처제와 형부의 사랑을 그리는 ‘눈사람’에서 이창순 식의 영상과 연출 스타일이 제대로 드러난다면 이창순 PD의 옛명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흐르는 것은 세월뿐이랴’ ‘아들과 딸’ ‘마당 깊은 집’ 등에서 드라마의 건강한 서사성과 선 굵은 연출색깔을 보인 장수봉PD는 MBC를 떠나 새롭게 JS픽처스로 자리를 옮겨 KBS에서 2002년 하반기에 방송한 일일 드라마 ‘결혼합시다’를 연출했으나 작품의 완성도나 시청률면에서 모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 명성에 흠집이 났다.

    ‘푸른안개’ ‘거짓말’ ‘바보같은 사랑’ ‘슬픈 유혹’ 등 금기된 사랑을 주제로 실험적인 영상과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로 작가주의PD라는 평가를 받은 표민수 PD는 독립후 첫 연출작도 그의 이전 작품의 스타일을 고집했다.

    4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사랑을 그린 ‘고독’에서 표민수 류의 연출 색깔이 여전히 드러났으나 표PD의 한계이기도 한 대중성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전 작품들도 완성도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특정한 마니아층을 형성했을 뿐 대중적인 인기는 끌지 못했다.

    과연 시청률 지상주의가 판치는 방송계 정글에서 표민수PD가 향후 자신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계속 고집할 수 있을지도 스타 PD들의 탈 여의도 행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진정성을 견지하는 성준기PD는 ‘소문난 여자’로 성공을 거뒀지만 지난해 방송?SBS주말극 ‘그여자 사람잡네’ 에선 특유의 삶의 진정성을 살려내지 못했고 ‘보고 또 보고’의 연출자 장두익PD는 방송사를 떠난 후 첫 연출을 맡아 최근 끝난 MBC 미니시리즈 ‘삼총사’는 같은 시간대에 KBS에서 방송된 ‘장희빈’과 SBS에서 내보낸 ‘별을 쏘다’에 밀려 적지 않은 실망을 안겨줬다.


    영화도전 참패 뒤 방송 복귀



    한편 방송사를 떠나 새로운 영역인 영화에 도전했던 PD들은 한결같이 흥행에 참패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영화 ‘체인지’의 이진석, ‘꽃을 든 남자’의 황인뢰, ‘러브’의 이장수, ‘종합병원’의 최윤석PD 등이 영화 감독으로 나섰으나 영화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드라마 일선으로 돌아와 드라마 연출에 전념하고 있다.

    이는 드라마와 영화 제작 환경의 차이, 그리고 연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스타 PD들은 경쟁이 어느 곳보다 치열한 방송계에서 명성과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남모르는 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에도 자신의 연출 세계를 지향하기위해 관료적인 풍토가 많은 방송사를 떠나 연출현장에 몸을 던지는 스타PD들은 줄을 이을 것이다. 스타 PD들이 방송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영향과 힘을 과시하고 있는 방송사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와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제작환경 개선과 더불어 스타PD들의 탈 여의도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와 스타일을 견지하는 연출자의 활동 시스템을 구축해 인적 자원의 원활한 충원 통로 구실을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점도 있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

    입력시간 2003/01/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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