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신나는 세계여행-40] 영국 런던(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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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17 16:30:22 | 수정시간 : 2003.01.17 16:30:22
  • [신나는 세계여행-40] 영국 런던(London)

    머물고 싶은 역사와 문화의 보고



    세계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대영박물관, 시큼하게 식초를 잔뜩 쳐서 먹는 피시앤칩스, 동그랗게 생긴 터널과 차량이 두더지를 연상시키는 언더그라운드(지하철), 진한 기네스 맥주가 있는 전통스타일의 펍, 한겨울에도 새파란 잔디가 깔린 드넓은 공원들, 개 배설물 챙길 봉투를 들고 나란히 산책하는 늙은 부부, 젊은이들의 패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벼룩시장, 거리의 화가와 음악가들로 늘 이벤트가 벌어지는 레스터스퀘어 그리고 몇 편의 아름다운 뮤지컬들… 런던 여행이 남긴 이미지들은 한결같이 기분 좋은 기억들이다.

    굉장히 늙었으면서도 여전히 젊은 도시 런던. 고풍스러움의 극치인 빅벤은 템즈강을 사이에 두고 타임캡슐처럼 생긴 초현대적인 느낌의 런던 아이와 마주 보고 있어 기묘한 조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과거와 현대, 기품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도시, 오랜 건축물 같은 껍데기는 최대한 보존하지만 속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젊은 도시가 바로 런던이다.


    볼거리가 많아도 걱정



    런던처럼 볼거리가 많은 도시도 드물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차곡차곡 쌓아올린 그네들의 문명과 문화, 역사적인 흔적은 하루 이틀에 간파할 수 있는 양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여행기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기 위해 여행자들은 애를 쓴다. 일정을 변경할 수 없는 단체여행이 아니라 개별여행이라면 최소한 일주일쯤 머물고 싶은 곳이 런던이다.

    왜냐하면 이틀 정도 주어지는 단체여행 일정으로는 대영박물관, 버킹엄, 빅벤, 국회의사당, 내셔날 갤러리, 테이트 갤러리, 런던탑, 타워브리지, 하이드 파크, 웨스트민스터 사원, 트라팔가 광장, 런던아이, 마담 터소, 세인트폴 성당, 코벤트 가든, 헤로즈 백화점, 옥스퍼드 스트리트 등 주요 명소들도 다 둘러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볼거리가 너무 많아도 걱정이다. 하지만 주변의 이야기보다 자신의 관심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려해 순위를 매겨나가면 그리 고민스러울 것도 없다. 낮과 저녁 시간으로 할 일을 구분해 보고, 명소 중에서도 꼭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면 된다. 너무 많은 것들을 짧은 시간에 다 보려고 애쓴다면 나중에 어느 것 하나도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 사태가 생길 層?있다.

    밤에 할 것 가운데 하나는 뮤지컬 관람이요 또 하나는 펍에 가보는 것이다. 오가는 길에 짬을 내어 야경이 아름다운 구간을 들렀다 가는 것도 좋겠다. 대영박물관은 너무 넓고 전시량도 방대하므로 이집트관이나 그리스로마관 등 몇 군데만 미리 정해서 봐야 한다.

    고흐를 비롯해 위대한 화가들의 진품을 볼 수 있는 내셔날갤러리 역시 입구에서 층별 안내도를 확인한 다음 관심 있는 화가의 작품만 찾아보도록 한다. 버킹엄 궁전 앞의 근위병 교대식은 여행자들이 꼭 보고 싶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

    겨울철에는 격일제로 하며 11시30분 정도에 시작하지만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야 한다.


    늘 푸른 공원



    런던에는 하이드 파크라는 거대한 공원 외에도 하이드 파크와 나란히 붙어있는 켄징턴 가든, 몇 블록 북쪽에 있는 리젠트 파크, 버킹엄 궁전 옆에 놓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 등 큼직큼직한 공원이 무척 많다.

    작은 공원이나 동네에 있는 이름 없는 공원도 이루 헬 수 없을 정도다. 넓어서 걷다 보면 다리가 아플 정도인 하이드 파크를 산책하다보면 문득 한없이 넓고, 평화로우며, 개방적인 런던의 공원들이 마냥 부럽게 느껴진다.

    ‘런던 같은 대도시에 이렇게 넓은 공간을 공원으로 남겨둬도 괜찮은 걸까?’ 맨 처음 하이드 파크에 발을 디디면서 든 생각이다. 경제적인 손익을 먼저 계산하게 되는 현대인의 뇌를 가진 이라면 당연한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따질 수 없는 마음의 위안, 휴식, 스트레스 해소, 운동효과 등을 런던 시민들은 공원에서 얻고 있다. 사람들은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고, 때때로 말을 타는 이도 보인다.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챙겨 소풍 나온 사람들, 맑은 공기를 호흡하려는 사람들, 그저 산책 삼아 나온 이들은 사시사철 끊이질 않고, 여름이면 일광욕을 한다며 수영복 차림으로 풀밭에 드러누운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이드 파크는 공원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영국이 민주주의의 발상지라는 것을 실감케 하는 스피커스 코너(Speaker’s Corner)가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일요일마다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남들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인다.

    연설자나 청중이나 모두 일반 시민이다. 환경문제, 여성문제,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문제 등 주제는 연설자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하지만 아무도 자기와 다른 의견이라고 듣지도 않고 야유를 퍼붓거나 욕을 하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다양성으로 모두를 감싸 안는 영국 사회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다.




    본고장의 뮤지컬 감상



    런던에서 가장 하고픈 일 가운데 하나로 뮤지컬 감상을 꼽는 이들이 많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미스 사이공’, ‘캣츠’, ‘레미제라블’, ‘마마미아’ 등 이름만 들어도 기분 좋은 뮤지컬을 본고장에서 맛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괜히 지레짐작으로 비쌀 것이라고 단념하는 경우가 많은데 싸게는 10파운드(한화 2만원 정도) 정도에도 볼 수 있으므로 극장이나 할인 매표소 등지를 잘 다녀볼 일이다.

    극장의 좌석 위치에 따라 티켓을 여러 종류로 구분해서 판매하는데 제일 위층 맨 뒷자리의 경우 10파운드 정도, 조금 볼 만한 위치에서라면 30~50 파운드 정도면 된다. 뮤지컬 할인 티켓을 판매하는 에이전시들이 레스터 스퀘어에 몰려있다. 믿을 만한 곳은 레스터 스퀘어 공원 남쪽에 있는 하프프라이스 티켓 부스(Half Price Ticket Booth).

    뮤지컬이 상연되는 각 극장의 박스 오피스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데 유명한 공연의 경우 당일 표를 구하기란 힘들다. 뮤지컬은 보통 일요일에는 공연이 없고 월~토요일까지 저녁 7시반~8시 사이에 공연이 시작된다.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마티니(Matinees)라고 해서 오후 3시경에 시작하는 공연도 있는데 저녁 공연보다 저렴하다. 뮤지컬은 중간에 쉬는 시간 15분 정도를 포함해 총 2시간반에서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런던의 새로운 명소



    웬만한 런던의 명소는 익숙해도 런던 아이(London Eye)는 생소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생긴지 불과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테마파크에 있는 커다란 공중회전 휠이다. 에버랜드나 서울대공원에도 이와 같은 회전 휠이 있다.

    하지만 런던 아이는 하나 하나의 탑승공간이 마치 타임캡슐처럼 생겼다. 전체적인 생김새도 세부적인 디테일도 초현대적인 디자인이다. 그래서 런던 아이 건설 계획이 발표됐을 당시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고풍스럽고 우아한 런던에, 그것도 빅벤 바로 건너편에 이런 괴상한 구조물을 세울 수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 하지만 런던 아이는 만들어졌고 지금은 대부분이 이를 자랑스러워 한다. 주말이면 런던 아이에 탑승하기 위해 꽤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만큼 인기다.

    탑승해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꽤 높이까지 올라가므로 템즈를 중심으로 런던의 명소를 모두 바라볼 수 있다. 저녁시간에 탑승하면 어떤 명소가 어디쯤 있는지 찾아내기는 어렵지만 환상적인 런던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훨씬 낭만적이다.





    전형적인 펍 문화를 즐겨볼까?



    우리에게 예로부터 주막, 선술집이 있었다면 영국에는 펍이라는 공간이 있어왔다. 쉽게 말하면 술집이지만 단순히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사랑방으로 혹은 문화가 교류하는 장으로 역할 해 왔다. 아무리 작은 동네를 가더라도 로컬 펍이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다.

    동네 사람들(주로 남성들)이 이곳에 모여 맥주 한잔을 시켜놓고 이런저런 일상이나 정치를 말하기도 했던 것이다. 대도시의 펍 역시 그런 역할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인들은 펍에 앉아 예술을 이야기했으며 대학생들은 토론을 일삼았다.

    현대의 펍은, 특히 런던 같은 대도시의 펍은 옛날과 다르다. 사랑방도 아니고, 문화교류도 없이 그저 술과 잡담을 즐길 뿐이다. 그래도 펍은 영국의 나이트라이프를 대표하는 문화인만큼 한번쯤 겪어볼 만한 곳이다.

    펍의 종류도 무척 다양한데 분위기가 좋은 곳은 금~토요일 저녁에 한해 입장료를 따로 받기도 한다. 전통적인 곳, 현대적인 곳, 세련된 인테리어 등 각각 개성적이므로 마음에 드는 곳의 문을 열면 된다. 시내 중심의 레스터 스퀘어나 코벤트 가든, 소호 근처에 가면 펍들이 한집 건너 하나일 정도로 많다.

    펍에서 마시는 것들은 맥주나 간단한 칵테일류, 데킬라 등인데 맥주가 가장 인기다. 가장 인기 있는 맥주는 기네스,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스텔라 등으로 병보다는 생맥주로 즐긴다. 영국에서 나는 맥주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영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재미있는 칵테일이 있는데 생맥주와 레모네이드를 반씩 섞어 주는 일명 ‘샨디’라고 부르는 술이다. 알코올 함량이 적은 맥주에 레모네이드까지 섞었으니 무슨 맛일까 싶지만 술이 약한 사람들이나 여성들 중에는 샨디만 고집하는 이도 있다.

    안주는 없다. 간단한 식사 메뉴가 있는 곳도 있지만 술안주로 먹는 것은 아니다. ‘워커스’ 같은 류의 감자칩을 팔기도 하지만 이 조차도 거의 먹질 않는 편이다.










    ☞ 현지교통 런던은 지하철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명소가 지하철로 연결된다. 런던의 지하철은 언더그라운드라고 하는데 보통 튜브(Tube)라고 부른다. 빨간 이층버스 역시 대표적인 대중교통. 노선도가 잘 안내되어 있어 여행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검은색의 오스틴 택시는 이층버스와 함께 런던을 상징하는 명물로 블랙캡(Black Cab)이라고 한다.

    택시비는 굉장히 비싼 편인데다가 팁까지 줘야 한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여행자들이 짧은 시간에 많은 명소를 돌아보기 위해 이용하는 투어리스트 버스를 이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버스 겉에 버스가 서는 명소들을 크게 써 놓았으므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하루 이용권을 끊으면 내렸다가 타기를 원하는 만큼 반복해도 된다. ☞ 여행자안내소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리젠트 스트리트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Britain Vistor Centre'라는 간판이 보인다. 런던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의 여행정보를 구할 수 있다. 이밖에 각 공항, 기차역, 코치역 마다 여행자안내소가 있다.

    ☞ 시차 및 환율 우리나라보다 9시간 느리다. 우리가 오전 10시라면 런던은 같은 날 오전 1시인 셈. 유로로 통합된 유럽에서 끈질기게 자신만의 통화를 고집하는 영국은 지금도 파운드를 사용하고 있다. 1파운드는 한화로 약 2,000원 정도. 전체적인 물가는 우리보다 비싼 편이다.

    ☞ 쇼핑 아름다운 건물과 독특한 야경으로 유명한 헤로즈 백화점은 런던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백화점. 찢어진 청바지 같이 불량한 복장은 입장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옥스퍼드 거리는 백화점, 온갖 브랜드 샵 등이 집중한 패션의 중심가. 캄덴마켓이나 코벤트가든의 애플마켓, 포르토벨로, 페티코트 레인 마켓 등은 벼룩시장이다. 1월에는 1년 가운데 가장 큰 세일이 시작되어 백화점이나 대부분의 상점에서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 식사 런던에서 피시앤칩스를 제외하고 전통적인 영국 먹거리를 찾기란 무척 힘들다. 때문에 프렌치, 이탈리안, 차이니즈, 타이 등 외국 식당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 식당 역시 그다지 맛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아예 음식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편하다.







    글 김숙현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김숙현 영국대사관

    입력시간 2003/01/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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