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스포츠 안과 밖] 한국축구, 코엘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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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17 16:57:02 | 수정시간 : 2003.01.17 16:57:02
  • [스포츠 안과 밖] 한국축구, 코엘료에 거는 기대

    새로운 시대의 변화 이끌어 갈 해결사 이기를…

    ‘새로운 대한민국’ 2003년 우리에게 주어진 슬로건이다. 모든 분야에서 개혁과 새로움을 원하고 있다. 이 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도 예외는 아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후 우리는 길을 잃었다. 너무 갑작스러운 고지점령에 나아갈 방향을 잊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길 잃은 양처럼 ‘양치기’를 찾기에 바빴다. 거스 히딩크 붙잡기에 무리수를 두기도 했고, 임시체제로 박항서 감독을 세우기도 했다. 결국은 모두 눈앞의 결과에 급급해서 더 더딘 걸음만 되었다.

    이런 후 축구협회는 98프랑스월드컵과 2000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02한일월드컵 등에 참가한 감독들을 중심으로 61명의 1차 검토대상 목록을 작성했다. 그 후 이들 중 현재 계약상태 및 능력 정도에 따라 15명을 골랐다. 마지막으로 히딩크 기술고문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2명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최종 선정했다.

    전 세네갈대표팀 감독 브뤼노 메추와 전 포르투갈대표팀 감독 움베르토 코엘료가 그들이다. 양강구도다. 보수와 진보, 장년과 청년, 귀족과 서민 등 이념과 지지층도 둘로 갈라진 이번 대선은 두 사람이 맞붙지 않았는가. 차기 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메추와 코엘료가 맞불었다.

    대권(?)을 놓고 다툰 두 감독을 둘러싼 이슈를 무엇인가. 사실상 감독 선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축구협회의 기준을 보자. 협회가 특히 중시하고 있는 기준은 ‘외국인으로 한국의 문화와 축구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는가’다. 거기에다 기본적으로 선수 및 지도자 경력, 경기 운영 스타일, 인성 등도 검토 대상이었다.


    엘리트 코스 밟아온 코엘료



    코엘료보다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한일월드컵 당시 프랑스 리그에서 뛰던 좌충우돌형의 세네갈 선수들을 다잡아 8강이란 성적을 이끌어낸 메추. 지도스타일이 한국축구에 더 맞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에 맞서는 코엘료는 어떤가.

    그는 메추에 비해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선수경력에서 상대적으로 화려하다. 66년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8차례 리그 우승과 6차례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는 71경기에 출전(4골)했다. 15년간 64회 A매치에 출장해 39경기에서 주장을 맡으며 6골을 기록했다. 반면에 지도자 경력은 길지 않았다.

    97년 12월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까지 85~87년 포르투갈의 살게이로스와 브라가를 맡은 게 유일한 현장 경력이다. 그러나 유로2000에서 잉글랜드 등 강호를 물리치고 돌풍을 일으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난형난제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두 후보자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차기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였던 메추와 코엘뇨는 코엘뇨의 승리로 끝났다. 1월 5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코엘뇨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곧 연봉과 코치인선 등 몇 가지 세부조건만 합의하면 2년간 대표팀을 맞게 된다.

    ‘더 이상의 지지철회는 없다.’ 무슨 지지철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난날 침몰해가는 한국호에 승선했던 히딩크는 ‘안과 밖’의 전쟁을 치렀다. 그의 실험과 도전은 기다리지 못하는 언론과 국민 앞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축구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한국적 축구’를 내세우며 히딩크의 선수선발과 훈련방식에 ‘태클’을 걸기도 했다. 한마디로 지지결정을 해놓고 경기성적과 여론에 따라 철회를 반복한 꼴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히딩크의 원칙은 결실을 보았다. 어쩌면 이것은 일관된 우리의 성원이라기보다는 히딩크와 선수들의 원칙과 신념의 승리였다.


    구조조정의 전권을 쥐어주자



    그렇다면 코엘뇨의 앞길은 어떨까. 감독선임에 참여했던 김진국 기술위원장은 몇 가지로 이번 감독 결정이유를 밝혔다. 선수와 지도자 경력에서 앞선다. 지도방법이 압박 등 히딩크 감독이 완성한 한국축구의 스타일에 맞는다. 영어 불어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정보수집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히딩크 스타일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대표팀에 맞지 않는 게 아닐까. 아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옛 것이 모두 나쁜 건 만은 아니다. 이제 길을 찾은 우리 축구는 더욱 지난 히딩크의 승리경험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단 ‘시대상황과 환경’이라는 변수가 있다. 히딩크는 월드컵이라는 시대상황에서 그의 역할을 다했고 그 때 필요한 사람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한국 축구를 요구하고 있다. 성과나 결과가 아닌 ‘축구’다. 언제까지 월드컵만 바라보는 한국축구가 될 것인가. 월드컵만이 축구가 아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늦출 수 없다. 히딩크가 완성하지 못한 한국축구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히딩크가 감독 부임 시 내세운 목표 중에 한국축구의 근본적 변화가 있다.

    하지만 4강신화가 한국축구의 근본적 변화는 아니었다. 그가 많은 실험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도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개혁’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런 면에서 코엘뇨는 한국 축구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해내야 한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는 앞으로 그 대가를 지불해야 될 시점에 와 있다. 코엘뇨는 그것을 감당해야 한다. 협회와 국민과 언론의 이해와 협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갑작스런 ‘지지철회(?)’는 위험하다.

    입력시간 2003/01/1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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