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볕 든 '통추'… 권력의 핵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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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21 13:51:02 | 수정시간 : 2003.01.21 13:51:02
  • 볕 든 '통추'… 권력의 핵 되다

    지역주의 넘은 소신의 정치, 盧 정권 실세그룹으로 급부상



    ‘통추가 뜬다?’

    1995년 김대중 대통령이 정계복귀를 선언하며 새정치 국민회의를 창당하자 야권분열 및 지역주의 극복을 주장하며 민주당에 잔류했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멤버가 노무현 정권의 실세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통추는 노무현 당선자를 비롯해 최근 정무수석에 내정된 유인태 전 의원과 노 당선자의 정치적 고문인 민주당 김원기 의원, 선대위 대변인을 지낸 이미경 의원 등 당선자와 정치적 고락을 함께해 온 인사들의 집단.

    결과적으로 15대 총선은 민자당과 국민회의, 자민련 등으로 삼분되며 구 민주당과 통추의 몰락을 가져왔지만 이들의 소신있는 선택은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신선한 정치적 도전사(挑戰史)로 기억돼 있다.

    통추 소속 인사들은 대부분 이번 대선에서 노 당선자 캠프에 합류했거나 국민통합21에서 후보 단일화에 앞장섰던 이철 전 의원과 한나라당을 탈당해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한 김원웅 의원처럼 외곽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

    이처럼 구 민주당에서 통추, 꼬마 민주당 시절까지 노 당선자와 정치적 고락을 함께 한 이들이 ‘전우’의 당선에 따라 전성기를 맞게 된 것이다.

    노 당선자의 첫 인사였던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내정자 및 당의 개혁특위 위원장 인선에 어김없이 통추 출신의 김원기 의원과 유인태 전 의원이 오른 것은 이 같은 정치적 배경에서다. 새 정권 출범을 앞두고 벌써부터 통추는 5ㆍ6공시절의 12ㆍ12 주도군인, 김영삼(YS) 정권의 상도동계, 김대중(DJ) 정권의 동교동계와 같이 권력집중 집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노 당선자, 통추에 깊은 애정과 신뢰



    노 당선자는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통추의 송년모임에 직접 참석해 “통추시절과 같은 정치를 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통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갖고 있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가 1월8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노 당선자의 뿌리깊은 ‘통추 사랑’이 묻어나 있다.

    유 내정자는 발탁 배경을 묻자 “내 자랑 하는 것 같아 쑥스럽지만 노 당선자가 ‘유형은 세평(世評)이 좋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게으르고 잡기를 좋아해서 DJ에게 많이 혼났는데 (노 당선자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아서 고맙다”고 화답했다고 했다.

    하지만 인선의 실제 배경은 다음 대화에서 나온? 노 당선자가 유 내정자를 가리켜 “내가 진 빚이 많다”고 말한 부분.



    이를 놓고 유 내정자는 “95년 국민회의에 따라가지 않고 노 당선자 권유로 민주당에 남았는데 결국 다음 총선에서 떨어졌다”며 “또 97년 통추 분열 후 DJ를 택한 사람들 가운데 노 당선자와 김정길 전 의원은 장관직에 올랐고 원혜영씨는 시장이 됐는데 나만 아무것도 못해 (노 당선자가) 미안해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노 당선자의 정치적 동지들인 통추 멤버로는 당시 대표를 맡으며 포스트 DJ를 겨낭하며 홀로서기를 선언했던 민주당 김원기 의원과 이미경 의원, 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 한나라당 김홍신 김부겸 홍사덕 의원 등이 현역으로 남아있다. 또 유인태 김정길 이철 박석무 홍기훈 전 의원과 고인이 된 제정구 이수인 전 의원, 원혜영 부천시장 및 이강철 민주당 개혁특위 위원 등도 정치적 노선을 같이한 사이다.

    통추 멤버들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DJ의 국민회의 참여를 거부하고 이기택 총재 체제의 민주당에 남아 총선을 치렀으나 대부분 지역주의의 장벽에 쓴맛을 봐야 했다. 이후 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조순 전 서울시장을 총재로 추대하면서 한나라당과 합당하자 전국구 의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사가 ‘정권교체가 최우선 과제’라는 명제 속에 훗날을 기약하며 국민회의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통추 멤버는 한 때 DJ에 반기를 들었다고 해서 당내에서 비주류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핵심요직에 전진배치 가능성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에 내정된 문희상 민주당 의원도 통추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범 통추계’ 인물로 통한다. 현 정부 초기 대통령 정무수석이었던 그는 한나라당 내 상도동계와의 연대를 통한 ‘민주대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통추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가졌었다. 이들을 앞장세워 동교동과 상도동계,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민주대연합의 한 축으로 활용하려 했다.

    문 비서실장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차기정부의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핵심요직에는 통추 멤버이거나 통추와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들이 내정될 가능성인 높다. 노 당선자의 한 측근은 “마음이 통하는 사람에게는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것이 노 당선자의 인사 특징이기에 향후 각종 인선에서도 이같은 인사 스타일이 반영될 것”이라며 통추의 핵심 보직 인선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따라 이미경 김정길 박석무 이 철 등 전ㆍ현직 의원들의 입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철 전 의원의 경우 과거 통추 시절 노 당선자와 잦은 의견다툼을 벌였던 사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한나라당 김홍신 김부겸 의원 등은 향후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통추 멤버 ‘헤쳐 모여’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 일단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당내에서 노 정권 지지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다음 17대 총선 이후나 2기 내각 구성에 들어갈 것이며 사실상 실업자 신세인 전 의원 중에 청와대나 내각으로 가는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단 원혜영 부천시장은 임기 4년의 선출직이라 옛 동지의 대통령 당선에도 자리 이동이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1월 통추의 신년회 때 노 당선자는 원 시장의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지방선거 나가지 말고 내가 집권하면 내각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물론 이때만 해도 노 당선자의 대선 승리는 물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도 2~3위로 예측될 때라 참석자들은 아무도 노 당선자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원 시장도 노 당선자의 제의에 “장관 자리 마구 남발하지 마시고 자리 수에 3배 정도 수준에서 얘기하시라”고 응수하자 노 당선자는 “당신한테 처음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정색했다고 한다. 통추 멤버에게 요원해 보이던 ‘쨍 하게 해 뜰 날’이 ‘화창하게 해 뜬 날’로 다가오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3/01/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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