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노무현의 新 청와대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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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21 13:55:40 | 수정시간 : 2003.01.21 13:55:40
  • 노무현의 新 청와대 비서실

    실무형으로 축소, 정무기능에 무게중심 둔 체제 개편



    ‘정치개혁’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대선전을 승리로 이끈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가장 먼저 친위대 격인 청와대 비서실부터 개혁의 메스를 댔다. 옥상옥(屋上屋)으로 불리던 청와대 비서실을 권력 집중 방지 차원에서 축소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여기에 정치권과의 원활한 연계를 위해 정무직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노 당선자가 필요성을 거론했던 비서실 차장 신설안은 부정적 의견이 많아 일단 보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노 정권의 첫 비서실장에 내정된 문희상 의원과 정무수석으로 내정된 유인태 전 의원 등 ‘투톱 체제’에다 김원기 민주당 의원을 대통령 정치자문역에 올려 대 국회 관계를 겨냥한 정무 분야에 무게중심을 둔 신 체제로 거듭나게 됐다. 김 고문은 청와대 비서실과는 별도의 직제를 통해 대통령 정치담당 고문으로 남을 것 같다.

    수석비서관들의 영역과 범위도 달라진다. 비서실장이 총괄 보고하던 관행을 없애고 수석비서관이 분야별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식을 취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정책기획수석실을 강화하면서 일부 수석실을 폐쇄하거나 기능을 다른 기관에 흡수시키는 식의 대폭적인 ‘군살빼기’를 검토하고 있다.

    장관 위에 군림하던 수석비서관을 대통령 정책보좌라는 본연의 임무로 돌려세우되 ‘비서실장의 대통령화(代統領化)’라는 권력 집중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대통령 직보카드를 부여키로 한 것.

    개편의 속뜻에는 청와대 비서실을 정치 실무형으로 축소 조정하면서, 장관의 자율성 신장과 국무총리의 실질적인 부처 통할권 부여에 있다.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는 노 당선자의 첫 발걸음이다.




    수석 비서관 8개서 5,6개로 축소



    현재의 정책기획 정무 민정 경제 외교안보 교육문화 복지노동 공보 등 8개 수석으로 돼 있는 비서실 구도는 경제나 교육문화·복지노동 등 3개 수석실 정도가 폐지될 전망이다. 여기서 총무수석은 부활되고, 외교안보와 사정 담당은 수석제나 특보제로 유지ㆍ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실의 수장 겸 체제 개편의 전권을 위임받은 문희상 비서실장 내정자는 1월8일 민주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구상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문 내정자의 개편 구상은 전날 그가 노 당선자를 면담한 뒤 조율을 거친 것이어서 사실상 노 당선자의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

    문 내정자는 “관료 출신 장관들은 100% 수석비서관의 눈치를 본다”며 “노 당선자가 해양부 장관시절 느끼게 돼 이 부분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만 노 당선자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통일 외교 안보 국방은 수석이 아니라도 누군가가 있어야 하며 청와대 직할의 사정팀이 있어야 한다”면서 “순수한 대통령 비서실 기능은 총무-공보-정무-정책총괄이며 다른 파트는 정책총괄 파트에서 조정 기능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종합해 보면 청와대 비서실은 국회와 야당을 상대하는 정무 기능에 주력하고, 일반 국정은 노 당선자가 수석들과의 조율을 거쳐 장관을 직접 상대해 처리하고 총무에게 실질 권한을 대폭 이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수석실 대폭 강화



    새 비서실의 개편방향은 이렇다. 먼저 강화되는 기능은 정책 총괄과 관련한 정책기획 분야. 현재의 정책기획수석을 선임수석의 위치를 확고히 해 운영하거나 별도의 국ㆍ실을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정책총괄실(가칭)로 확대 운영하자는 의견도 있다. 정책기획수석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나 동북아 물류기지 건설 등 대통령 프로젝트 및 국가적 사업을 관장해야 한다는 것이 문 내정자의 복안중 하나다. 문 내정자가 현재의 비서실 직제 가운데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가리켜 ‘왕수석’이라고 지칭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경우 정책기획수석은 각 정부부처와 청와대의 정책 조정·조율 기능을 총괄하게 돼 정무분야를 맡는 비서실장-정무수석 라인과 함께 정책분야는 정책기획수석이 관장하는 형태로 비서실 기능이 양분된다.

    또 사정수석실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노 당선자의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공약과 공직기강을 총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사정수석 또는 특별보좌관(혹은 담당관)제로 보완될 전망이다.

    대통령 친인척 문제도 이곳에 맡겨 이전 정권에서 문제됐던 친ㆍ인척 비리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직제는 현행유지안과 미국식의 특별보좌관제 사이에서 저울질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낙연 대변인은 “노 당선자는 청와대 직제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외형의 변화만을 무리하게 먼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서실 개편 여부는 문 내정자가 취임 후 추진할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 대변인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비서실 개편은 절차 상의 문제만 남았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출신 인사 중용 시사



    문 내정자는 “새 정부 초기에 개혁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충성도가 높은 당 출신이 중용될 필요성이 많다”면서 정무 공보 총무 사정은 물론 정책기획수석실에도 민주당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하마평이 무성하다.

    문 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의 인선에서 보듯이 노 당선자의 개혁의지를 얼마만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느냐 여부가 인선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먼저 정책 라인에는 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 김한길 기획특보, 김병준 이병완 인수위 간사 등의 발탁이 유력시된다. 노 당선자는 인수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정책분야 인선을 매듭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 당선자의 오랜 측근이자 선거기간 캠프에서 활약한 염동연 이광재 유종필 남영진 특보 등의 입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외부에서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 등 학계출신 인사가 상당수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 입성 0순위로 지목되던 노 당선자의 최측근인 안희정 특보는 당 잔류를 선언해 제외될 것이 유력하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3/0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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