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패션] 자유롭고 열정적인 방랑자, 에스닉룩 (Ethnic 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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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27 11:34:53 | 수정시간 : 2003.01.27 11:34:53
  • [패션] 자유롭고 열정적인 방랑자, 에스닉룩 (Ethnic Look)

    수공예 느낌의 고유의복 양식, 다양한 연출이 강점



    한달에 한번 쏟아져 나오는 패션잡지. 미를 진리로 섬기는 이 섹시한 책들은 하나같이 당장 거리에 뛰쳐나갈 기세로 유행을 선포한다. 수많은 예측 가운데 유행 경향을 가장 쉽게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광고페이지를 유심히 보는 것이다.

    최근 패션잡지의 광고 컷을 살펴보면 유행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두텁고 커다란 허리띠, 풀어헤쳐진 헤어스타일, 요란한 액세서리를 두르고 이번 시즌 최고의 히트 패션상품인 모피를 걸친, 거친 원시성과 화려함이 조화를 이룬 에스닉 룩이 그것이다.

    목걸이나 벨트만으로도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에스닉룩. 수공예의 느낌으로 개성 있는 옷 입기에 활력을 더해 줄 것이다.




    자유분방한 스타일 연출에 강점



    모피트리밍, 코트, 자수, 천 조각을 이어 붙인 패치워크, 호피무늬, 손뜨개, 마감이 되지 않은 밑단 등 에스닉룩의 모양새는 다채롭다. 지금까지 에스닉은 패션의 한 흐름으로 계속돼 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 다양하고, 폭 넓고, 강렬하게 유행했던 적은 없었다. 아프리카, 러시아, 몽고, 멕시코, 인도 등 다국적 에스닉 무드가 선보이고 있다.

    ‘에스닉(Ethnic)’이란 ‘민족의, 민족 특유의’란 뜻으로 특정 민족의 특정 양식(스타일)을 의미한다. 에스닉 스타일은 시간대별, 연대별 유행 흐름과 달리 지도상의 이동으로 특정 지역의 고유의복 양식을 유행 아이템으로 취한다. 때문에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양장이 기본 의복으로 자리 잡은 이후 에스닉룩은 비기독교 문화권의 의복으로 분류됐다. 최근의 트렌드는 어느 한 특정 지역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모든 문화권이 총망라되고 여기에 미니멀, 테크노, 스포츠, 럭셔리, 로맨틱 등 여러 요소가 가미된 것도 특징이다.

    에스닉룩은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세련된, 그러면서도 따분한, 도시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고 과거의 유산과 자연적인 생명력을 얻고자 하는 소망에서 비롯되었다. 최근 에스닉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는 사회불안심리를 들 수 있다.

    전쟁과 테러, 경제 불황 등 어수선한 심리상태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와 평화가 넘치는 원초적인 인간 사회로 돌아가고픈 욕구의 표현이다.

    에스닉룩의 특징은 비구조적이며 재봉에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단순함에 있다. 원단을 재단하지 않고 사용한 것은 식물섬유를 방적하고 직조하는 모든 과정을 손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거기에 가위를 댄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양장의 일반성을 벗어나 사선처리 하거나 끝단을 마무리 짓지 않는 등의 디자인은 서구 패션과는 반대로 인체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강조한다. 또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레이어링을 통하여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다.


    에스닉룩의 기본은 히피패션, 고향은 아프리카



    1960년대 베트남 참전으로 피폐했던 현실에 대항해 평화와 자유, 박애를 외쳤던 미국의 젊은이들. 록 페스티벌이 벌어졌던 우드스톡에서 옷을 훌훌 던져버렸던 것은 자연으로의 회귀, 원시로의 복귀였다.

    그리고 또 하나,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원죄처럼 남아있는 아메리칸 인디언의 흔적이 ‘히피정신’속에 섞여 들었다. 통기타, 포크음악, 저항정신, 반전, 평화주의가 어울렸던 ‘낭만적 히피정신’은 자연 상태로의 회귀를 희망했다.



    긴 머리를 웨이브지게 한다든가 인디언 풍 헤어밴드와 꽃을 꽂았다. 바지 끝이 넓게 펼쳐지는 판탈롱, 꽃무늬 셔츠, 프릴 장식 블라우스, 술 달린 조끼 등을 입었다. 히피패션은 인디언, 인도 풍의 영향이 컸다. 정신이 중시되던 시대의 유물이었던 것이다.

    원초적인 평화, 자연주의라 하면 자연이 살아 숨쉬는 아프리카를 떠올릴 수 있다. 패션에서의 아프리칸룩은 아프리카 전 지역의 민속의상이나 패턴(무늬), 컬러, 그리고 액세서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기하학적인 도형과 원시적 색채를 자랑하는 핸드터치의 질박함이 특징. 세련되고 정교한 맛은 없지만, 수공예적인 느낌이 강해서 인간적인 따스함을 느끼게 한다.

    아프리칸 룩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액세서리. 아프리카의 액세서리는 동물의 뼈나 상아와 같은 자연소재를 사용해 의복과 같이 장식했다. 에스닉 룩에 액세서리는 매우 중요하다. 자연친화적인 소재, 나비나 나무 문양 등을 소재로 패치워크 소품이나 직접 손으로 만든 듯한 소품이 많다.


    에스닉룩을 완성하는 소품



    벨트 고리형 굵은 링 벨트, 체인, 채찍처럼 여러 가닥의 줄이 늘어진 가죽 벨트, 금속 장식이 붙은 벨트, 비즈와 매듭 등을 복합으로 연결한 벨트 등 가장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이고 있다. 티셔츠나 스웨터에 벨트 하나만으로 독특한 멋과 개성을 낼 수 있다.

    가방, 신발 가방은 장식이 복잡하고 펀칭된 것, 가죽, 비즈, 펠트 소재로 꽃 모양, 동물 모양 등의 아플리케로 덧붙여 장식한 것, 체인이나 못 장식, 누빈 것, 땋은 것 등 짜임새가 다양하다. 신발은 끈으로 발목까지 연결 된 것, 몽고풍의 스웨이드 부츠, 버클이나 장식 혹은 브로치가 달린 것이 유행하고 있다.

    액세서리 다양한 재료의 혼합이 특징으로 여러 가지 재질과 모양을 낸 복잡한 디자인이 많다. 큰 구슬이나 인조석, 크리스털 장식이 여러 가지 색깔로 구성되거나 화려하고 묵직한 느낌으로 디자인됐다. 목에 꼭 맞는 굵은 금속 초커, 큼직한 펜던트, 가는 체인에 갖가지 모티브를 매달아 엉킨 것처럼 보이게 한 것 등 치렁하게 늘어진 디자인이 많다.


    원시인의 신체장식



    뉴기니 롤로족은 문신하지 않은 사람들을 요리하지 않은 고기에 비유해 ‘날것(raw)’이라 불렀다. 장식하지 않은 생명체는 동물과 다름없다는 의미였다.

    신체 장식은 문화적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도이다. 신체 장식은 소속집단을 나타내고 자연 속에서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방법이었다. 또 신체 장식은 자연세계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영혼에 대한 주술적인 의미를 갖는다.

    깃털장식은 약탈 행위를 하는 독수리와 같이 부에 대한 욕망을 성취하고자 하는 의도였고, 깃털장식이 많을수록 전투에서의 공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퓨마나 표범 무늬는 민첩성과 건강을 선망한 것. 인간이 소유하지 못한 동물의 힘을 부여받고 인간의 생활영역 밖으로 힘을 확장시켜 한정된 존재를 초월하고 싶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장식은 많을수록 부와 명예를 상징했다. 미얀마의 여인들은 놋쇠 고리 초커로 목을 장식했다. 고리의 개수를 서서히 늘려 장식함으로 부를 과시했다. 서부 아프리카인들이 입술아래 조개나 나무로 커다란 마개를 한 것도 과시의 표현으로 신분이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른 얘기지만 일자눈썹 장식에 대한 유래도 흥미롭다. 삼국시대 위나라의 건국자 조조가 천하통일을 꿈꿔 두 개 이상의 것을 모두 하나로 통합하라는 지침을 세웠다. 그래서 두 개의 눈썹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화장술이 유행했다고 한다.


    에스닉 헤어ㆍ메이크업



    에스닉 풍의 메이크업은 눈 화장이 포인트. 입술보다 눈 화장을 강조한다. 눈 화장을 강조하거나 속눈썹을 붙여서 연출하는 게 중요하다. 눈썹은 모양 그대로 아랫 부분만 정리하고 섀도우는 골드에 구릿빛을 가미한다.

    보라색 계열도 신비감을 준다. 눈의 라인을 평소보다 또렷하게 보이도록 하고 짙은 색으로 눈매를 깊어보이게 한다. 햇볕에 그을린 듯한 까무잡잡한 피부에 오일을 발라 빛나 보이게 하는 것도 기본. 혈색이 도는 붉은 립스틱을 옅게 펴 발라 건강하고 빛나 보이도록 한다.

    입술 라인을 그리지 않고 립글로스만으로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헤어스타일로는 지나치게 웨이브가 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파마머리가 잘 어울린다. 웨이브 헤어에 젤이나 왁스를 발라 약간 젖은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에스닉 풍을 돋보이게 한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

    입력시간 2003/01/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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