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인터뷰] '명배우' 자리로 돌아온 명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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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3.04 13:49:01 | 수정시간 : 2003.03.04 13:49:01
  • [인터뷰] '명배우' 자리로 돌아온 명계남



    "명배우 진면목 보여드리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공동대표 명계남(51)이 본업인 연극계로 돌아왔다. 1년여 정치판으로 외도를 했던 그의 행보와 앞날을 놓고 주변에서는 말도 많았지만 명계남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툭툭 털고 대학로로 왔다.

    지난 12ㆍ19 대선 때 신문의 문화면 보다 정치면에 더 자주 등장했지만 그는 분명히 배우다. 1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영화는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가 있다’는 우스개소리를 던질 정도로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였다.

    연극무대에 서는 것은 1998년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5년 만. 그러나 정치와 완전히 손을 뗄 수는 없는 듯 정치 풍자극인 ‘늘근 도둑 이야기’를 택했다. 극단 차이무가 ‘生 연극시리즈’ 두 번째로 3월1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이 연극에서 그는 주인공인 ‘더 늙은 도둑’으로 출연한다.

    89년에 초연된 이 연극은 권력자의 집에 들어간 힘 없고 빽 없는 ‘덜 늙은 도둑’과 ‘더 늙은 도둑’ 두 사람의 좌충우돌을 그렸다. 그는 96년에 같은 역을 맡은 바 있어 7년 만의 ‘더 늙은 도둑’과의 재회다.

    2월17일 만난 명계남은 “조선일보에는 자료조차 안 보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특유의 입담은 연극 무대로 돌아온 후에도 여전했다.


    정치색 때문에 일거리 떨어져




    -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후 여기저기서 출연 제의가 많이 왔을 것 같은데

    “여기저기서 절 부르지 않느냐고요? 천만에요. 이미 정치적 발언 때문에 엔터테이너의 자격을 잃었습니다. 어느 수준의 시청자라도 저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가벼움’이라고 할까, 그런 매력을 상실했기 때문이지요. 어디서든 한번 하자고 한 것은 이 연극이 처음입니다. 여기는 식구니까… 기획자인 이상우씨가 언제 한번 다시 하자 그랬습니다.”




    - 왜 그런가?

    “시청자나 관객들이 편안하게 보겠습니까? ‘전파견문록’에서의 조형기씨의 역할은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원래 추석과 설날에 한복 입고 까부는 역할은 나에게 많이 들어오던 것이지요. 이젠 출연 요청도 안 옵니다.(웃음) 절 좋아하던 사람도 많았는데 절반 정도는 지난 한해 동안 떨어져 나갔어요. 정치적 색깔을 덧씌워 바라보는 게 불편하기 이맛倖?아닙니다. 로또복권에 당첨되면 얼굴을 갈 생각입니다.”(웃음)




    -현재 MBC 수목드라마인 ‘눈사람’에 출연하지 않나?

    “이창순 PD와 작품을 함께 한 적이 있고, 그때 서로 죽이 잘 맞았습니다. 이 PD가 선거 두 달 전에 저에게 출연 요청을 했지요. 언제 찍느냐 물었더니 11월 달에 찍기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난 못한다’ 그랬더니 ‘형 부분은 대선 끝나고 결과에 상관없이 촬영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해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진 빚이 좀(4억원) 있는데 그거 갚으려고 합니다. 조금만 출연하는 이유는 출연료 차이가 없기 때문이지요. 요즘 스타가 된 조재현씨랑 출연료 똑 같습니다.”(웃음)




    -그간 인터뷰를 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저와 적대적인 관계에 있던 종이(인쇄)매체도 있고, 언론과 관련해 제가 공부하는 중이기 때문에 인터뷰를 삼갔지요.”




    -노사모 활동은 어떻게 되는가?

    “노사모 회원인데 회원이 접고 말고 할 것 있나요. 일부 신문에서 노사모에 대해 말이 많은데 노사모는 사이버 상의 모임입니다. 회원들의 시각 차에 따라 해체하자, 본래의 뜻으로 돌아가자 등 여러 논의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인터넷 모임이기 때문에 통제도 불가능하고 자발적이기 때문에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게 당연하죠.”




    -그래도 2년 여 동안이나 ‘짱’이었는데

    “제가 2년간이나 회장을 했다고 해서 노사모의 성격이나 현재 입장을 설명할 입장도 안되고 설명할 방법도 없습니다. 자발적이고 다양한 계층으로 이뤄진 조직이라 그렇습니다. 각성한 개인들의 느슨한 연대라는 표현을 노사모 회원들이 자주 쓰는 표현인데, 이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 말이 많은데.

    “저도 국민의 한 사람 이니까 정치적인 행위나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치적인 것에 대해 발언이나 행동을 하면 이상하고 더럽게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그것이 많이 깨졌어요. 짜증나고 답답한 얘기지만 가까운 친구 연예인이나 유명 배우들 중에서 같이 참여하자고 했을 때 안 한 연예인도 많았습니다.

    그 사람들 지금 이미지도 좋고 돈도 잘 벌면서 숨어서 투표도 했을걸요.(웃음) 그러나 외국처럼 연예인이 사회적 문제에 더 발언하고 더 참여하고 더 활동하면 잘 깨닫지 못하는 수많은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텐데, 아쉽윱求?”


    ‘자리’ 제의 있었어도 거절했을 것




    -정치권에서 자리 제의가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있다면 폼 나게 거절이라도 하지요. 이문열 같은 지성인까지도 대선 직전 제 이름을 직시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저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저들이 이제 제도권으로 진입해서 폭력을 휘두를 것이다’ 고 예측을 하지 않았나요. 근데 그건 틀렸어요. 노무현 대통령과 5명 이내로 만난 적은 네 번도 안 됩니다.

    단지 유력 정치인을 도왔다는 이유로 능력이나 자질, 인생관이 검증되지 않은 채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건 신념이 아니라 상식이지요. 연예인을 흔히 공인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저는 이기적인 엔터테이너입니다. 게으르고 구린 데도 많아서 인사청문회를 절대 통과하지 못해요. 또 회의도 싫고 서류만 보면 골치가 아프거든요.”




    -그 동안 연극무대를 떠나있던 이유는

    “93년 연극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쌍방울에서 8년간 회사원 생활을 했습니다. 빚 때문이지요. 97년 이후에는 이스트필름 대표로 이창동 감독과 함께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을 찍느라 무대에 설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영화와 TV에도 많이 출연했지요.”




    -‘늘근 도둑…’이 정치 풍자극인데 자신의 성향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그냥 예전에 출연했고, 기획자와 한 식구라 한 것이지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원래 이 연극은 정치풍자극으로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하나의 놀이로서 무대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렇게 접근을 하면 보는 분들이 부담 없이 신나게 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이 갖는 매력이라면 어떤 게 있나.



    “배우로서 무대에 올라가면 아무도 손을 못 댑니다. 또 배우는 택시기사와 비슷해서 누가 부르지 않으면 쓸모가 없는 독특한 직업입니다.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는 거죠. 텔레비전과는 달리 연극은 관객과 직접 만납니다. 눈을 마주치고 호흡을 함께 하며 관객과 만나는 떨림은 대단합니다.”




    -이 연극의 흥행은 어떻게 보나.



    “노사모가 8만 명이니까 많이 오겠죠.” (웃음)




    -빚이 있다고 했는데.

    “약 4억원 정도 있습니다. 110만 명이 든 영화 ‘오아시스’도 돈이 되지 않았어요. 제작비를 아껴 아껴서 7개월 동안 18억2,000만원에 찍었는데 마케팅 비용이 15억원이나 들었어요. 마케팅비는 프로듀서의 권한 밖의 일입니다.”


    빚 다 갚으면 섬진강가에서 살고 싶어






    -빚 다 갚으면 뭘 하고 싶나



    “여행을 좋아하니까 여행사를 차리거나 섬진강 근처에서 목수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이스트 필름의 제작 계획은.



    “여배우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인 첼로(가제)를 준비 중입니다. 또 돈 되는 영화 한 2편 정도 찍으려구요.”




    -그래도 계속 작품성 있는 영화를 찍는데, 그 이유는.



    “동아일보를 보니까 제가 작품성 있는 영화제작자로 4위 밖에 못 올랐던데요.(웃음) 연극, 영화, TV 이거 저거 하다 보니 제대로 하는 게 없네요. 그래도 계속 찍는 이유는 좋은 영화가 계속 나오지 않으면 우리 영화도 언제 홍콩 영화처럼 일거에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종자론 등 설화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 불이 붙으면 원고 없이도 몇 시간을 떠들 수 있습니다. 가훈이 ‘가슴이 시키는 데로 살자’이고 ‘저지르자’가 행동강령입니다. 설화 같은 건 신경도 안씁니다. 상관없어요. 원래 성격이 이런데…”(웃음)




    - 연극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위해서 한 마디 한다면



    “마음 편하게 오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면 됩니다. 혹시 명계남의 요즘 모습 때문에 불편하신 분들도 ‘명’ 배우의 진면목을 보시게 될 겁니다”(웃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와 같이 무대에 오르는 배우 박철민을 주목해 주셨으면 해요. 그 친구 운동권에서는 ‘민주 대머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데 명 사회자 출신이지요. 제가 연출자에게 같이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입력시간 2003/03/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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