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공적인 사회문제로 취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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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3.25 10:48:28 | 수정시간 : 2003.03.25 10:48:28
  • "공적인 사회문제로 취급돼야"

    이명식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던 국내 신용카드 산업이 부실 산업으로 전락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카드사 자신들을 물론 정부, 일반 국민들까지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신용카드 산업을 주시하는 형국이다.

    1년여전만 하더라도 신용카드 산업은 연간 2조5,000억원 수준의 흑자를 내는 '노다지 산업'이었다. 하지만 올 1월에 접어들면서 모든 카드사들이 적자의 수렁으로 빠지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결산 결과를 분석해 보면, 카드사들의 경영 악화는 연체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형적인 롤러코스터 형 수익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연체가 주요 원인임을 불문가지다. 1월 현재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1,2%를 기록하고 있다. 주유 할인, 무이자 할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 간출혈 경쟁도 경영 불실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게다가 그 동안 주 수익원이었던 대출서비스 비중이 정부의 현금서비스 50% 이하 원칙에 따라 줄어들고, 금융기관 간의 신용정보 공유에 따른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대출서비스 관련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충당금의 적립비율을 대폭 상향함에 따라 카드사들은 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2조5,306억원이 증가한 4조1,160억원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 155%0을 적립했으며 이에 따라 2,61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용카드사들은 영리 단체이므로 수익성 제고를 통한 생존, 그리고 성장이 최우선 과제이다. 그러나 민간 최종 소비지출에서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육박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신용카드 산업 문제의 해결 방안 수립에는 상업성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공익성까지 고려돼야 한다.

    먼저 큰 테두리 내에서 신용카드사들의 불공정 행위나 불법 영업은 철저히 징계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장 경제 하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자율경영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즉, 신용카드의 본질을 저해하는 사안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신용카드에 대한 제반 정책의 기조가 창구 지도나 규제 일변도로 가는 곳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불량의 문제가 어찌 신용카드사 만의 문제이겠는가.

    다음으로 크레딧뷰로(CB)가 속히 창설돼야 한다. CB(Credit Bureau)란 금융기관 및 비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의 제공하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하나로 축적하여, 이를 제공하는 일종의 신용정보 보고기관으로서 신용사회 구축을 위한 버팀목이다.

    CB는 집중된 정보를 신용정보 제공기관 및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신용정보 제공자 및 이용자는 이를 기반으로 고객의 신용정보 이용에 대한 승인여부 및 사용규모를 결정하는데 사용된다. CB는 개인별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신용관리를 생활화하게 함으로써 가계 및 기업의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신용사회의 정착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신요불량자 처리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신용카드 산업의 규모가 확대, 신용 리스크가 증대되면 사회적으로 신용불량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신용불량자 수준을 어느 정도 선에서 허용할 것이냐 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때, 선결 조건은 신용회복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라 할 수 있다.

    다수의 우량 신용자가 대우를 받는 대신 신용 불량자들은 신용카드 시스템의 희생자이기 이전에 소득수준 이상의 소비로 사회적 불안을 초래한 원인 제공자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나 일부 카드사들이 시행하는 개인 워크아웃제도나 채무탕감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금융권 섹터에서 이들 문제를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회복지 차원에서 섹터를 달리 하여 이들을 격리시킨 다음 신용 교육 등을 이수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 수준에 도달한 개인들을 대상으로 직불카드 등 제한적인 신용을 부여한 후 일정기간 동안 실적이 우수한 사용자에게 금융거래에 정상복귀 시킴으로써 신용사회 정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때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기금은 정부가 일정 비율을 지원하고 신용카드사들 또한 매년 수익금의 일부를 각출하게 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을 정부가 나서서, 그것도 복권을 내걸어 가면서 활용을 촉구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2003/03/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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