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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3.27 15:13:52 | 수정시간 : 2003.03.27 15:13:52
  • MK '가문의 영광'을 찾아서

    현대家고 정 명예회장 2주기… 살아나는 재건의 몸짓

    "선친의 유지를 계승해 항상 검소하고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일하고 국가와 사회의 견실한 발전을 위해 더욱 많은 기여를 해 나가겠습니다."

    정몽구(MK)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고 아산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열린 2002년3월21일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서 유족을 대표해 눈물을 머금고 인사말을 마쳤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SK그룹을 제치고 재계 순위 3위에 우뚝 올라섰다. 또 월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보다 15.6% 늘어난 65조2,000억원으로 잡고 투자도 지난해 대비 65.5% 증가한 5조2,300억원으로 미국과 중국, 인도 등의 해외 현지 공장 증설에 전력 투구를 통해 2010년까지 세계 5대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진힙할 발판ㅇ르 마련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그의 추모식 인사말처럼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해 성실하게 그룹의 현안을 챙기며 이젠 검증된 글로벌 CEO로서 명실공히 현대가(家)의 적통(嫡統)을 이어 국가와 사회의 견실한 발전을 기여해나가고 있다.


    대북 송금 특검의 칼날을 넘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주기를 앞두고 현대가(家)에 또 한 차례의 태풍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아산, 현대 중공업, 현대상선 등은 3월21일 정 명예회장의 2주기 추모식과 관련 특별한 행사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단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을 비롯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MK)과 정몽준 국민통합 21대표(MJ)등 가족끼리 조촐하게 추모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그 고요조차 '대북 송금 특검'이란 거센 태풍을 숨길 수 없다. 오히려 특검의 역풍을 등에 엎고 있다는 불안감만 증폭된다. 정 명예회장 2주기를 맞아 '왕자의 난'이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정씨 삼형제가 함께 한자리에 만나기는 거의 1년만. 이를 계기로 현대가의 화해 분위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성급한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학해 보이지 않는다. 내부적인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보다 외부의 역풍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아산은 정 명예회장의 2주기에 때를 맞춰 3월25~30일 평양체육관 준공식과 더불어 남녀 남북친선농구경기 등 체육행사와 전야제 등 대규모 문화행사를 남북 공동으로 개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현 여부도 특검의 출금해제를 요청, 11일 방북 했다 돌아온 MH는 '특검법' 공포로 검찰 진술 등 출금자체가 자유스럽지 못하게 될 것이 불보든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임시 도로 노반 공사로 차질을 빚고 있는 금강산 육로 관광을 비롯해 개성공단 착공식 등 북측과 상반기 내에 결론을 내려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에서 특검수사로 자칫 본래 현대의 대북사업을 둘러싼 고 정 명예회장의 숭고한 뜻마저 훼손할 수 있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어 현대가로서도 곤혹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대북사업으로 특검의 칼날에 서야 할 동생 MH을 바라보는 장남MK의 입장도 안타깝기만 하다. MK는 최근 자금난으로 궁지에 몰린 MH의 토지를 매입하는 등 MK와 MH간에는 화해의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 현대 자동차 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경기 용인의 연구소 확장을 위해 현 부지 인근에 위치한 1,503평 규모의 MH 소유의 대지를 12억,735만원에 매입했다.

    현대모비스느 2001년에도 MH소유의 430여평을 매입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또 MH 계열의 현대증권 토지를 모비스의 다른 토지와 교환·매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이밖에 지난해 MH 계열의 현대상선이 자동차 운반선을 매각할 당시 현대·기아자동차가 7년간 독점 운반권을 준 점 등을 미뤄볼때 두 형재의 화해 조짐은 분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 채권단이 직접 관리중인 현대건설에 대한 인수설이 금융계에 모락모락 일고 있는 것도MK의 의중이 현대가의 재건에 있음을 반증하는 증거다.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MK가 정 명예회장의 분신이기도 한 현대건설 만큼은 자신이 되찾아야 한다는 심적 부담을 가지고 있어 현대건설 인수작업이 조만간 가시화 달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는 이미 건설부문 자회사인 M사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까지 무성하다.




    왕자들의 화해 여부에 쏠린 눈길



    '왕자의 난' 당시 적통 시비에 둘러싸여 한 때 수세에 몰렸던 MK로서는 지난해 왕회장의 1주기 추도식을 자신의 주도아래 성대하게 치푼, 명실 공히 현대가를 대표하고 법통을 잇는 주역임을 자부하고 있다.

    현대가의 상징인 계동사옥 본관을 사들여 현대가 왕회장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는 재계의 평가를 받고 있는 MK는 최근 고 정 명예회장의 계동사옥 집무실이 있는 15층을 영구 보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 정 명예회장의 집무실은 그 동안 전시관과 기념관으로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는 얘기가 무성했지만 MK 스스로가 일단 그대로 보존키로 했다는 것이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2년전 '왕자의 난' 직후 한 동안 외부적으로 적통 시비가 일었지만 지금 현대아산이 특검 등으로 봉착한 상황에서 화해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양측의 입장을 고려할때 장자가 현대가의 법통을 잇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제는 이같은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라고 잘라 말했다.

    2010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위원장을 맡아 각국을 동부서주 돌며 박람회 유치에 심형을 기울여 왔던 MK는 최근 기아자동차의 최고급 대형 세단 '오피러스' 신차 발표회에 모처럼 모습을 드러내, 그의 대외 활동 재기여부를 놓고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MK는 지난해 7월초 파리에서 세계 박람회 유치활동을 하던 중 동생 정몽준 의원에 대해 언급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구설수에 오른 이후 대외행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경영에만 전념해 온 터였다. '10년 경영론'을 강조해온 MK는 현대·기아자동차의 CEO로서 10년간 회사의 장기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만 챙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올해 자동차 생산목표를 지난해 275만1,000대(반 제품 수출물량 제외)보다 134.6% 많은 312만5,000대로 책정한 현대 자동차 그룹은 2010년 500만대 자동차 생산으로 세계 5대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회장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4~5개 신차종을 개발해 효율성을 극대화 하고, 브랜드 가치를 선진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려 제값을 받겠다"며 경영 효율 극대화를 강조했다. MK는 또 2010년까지 자동차 산업 환경 부문에서도 '글로벌 톱 3' 진입을 선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최근 그룹 산하 한국자동차 산업연구소를 국제 자동차 산업 전문연구기관으로 육성하고 연구개발(RD) 부문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본부 김상권 부사장을 현대·기아차의 통합 RD 부문 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기술 수준과 품질을 조기에 국제적 수준으로 올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현대차의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는MK의 경영능력을 두고 재계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가는 최고의 파워맨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 정 명예회장 2주기를 앞두고 미국 스탠포드 대에서 지내고 있는 정몽준(MJ) '국민통합 21' 대표 역시 잠시 귀국해 추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J는 귀국후 울산대에서 있을 정 명예최장 동상 제막식도 가질 계획이다. 특검으로 벼랑끝에 몰린 MH와 대권도전에 실패한 MJ등 동생들을 맞이하는 MK의 마음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의 관계자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묘소에는 형제들이 따로 갈 가능성이 높긴 하다"면서도 "서울 한남동 MK회장 자택이나 청운동 정 명예회장 집에서 모일 이번 회동을 계기로 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화기애애했던 현대가의 미덕을 되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K 장남 정의선씨를 축으로 한 후계구도
       


    현대 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기아차 부사장이 현대모비스 현대캐피탈에 이어 3월15일 정기주총에서 기아자동차 등기임원으로 등재됐다. 정 부사장은 현대차를 제외한 그룹 주력 게열사 3개사의 등기임원으로 동시에 등재되면서 경영권 승계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정 부사장은 올해 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기아차 기획총괄 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을 맡았다.

    또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와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는 등 그룹내 주요 계열사의 업무를 두루 익혀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골치를 앓을만한 고민 증 하나가 바로 후계구도 구축" 이라며 "이번 정 부사장의 기아차 등기이사 등재는 현대차 그룹 후계구도 작업의 가시화 차원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정의선 부사장이 30 % 지분을 보유한 본텍간 합병시도가 비록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지만, 본텍 문제의 핵심도 후계구도 작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이라며 "앞으로 현대차 그룹의 후계구도 문제가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2003/03/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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