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신나는 세계여행-48] 일본 나라(Nara)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2003.03.31 13:52:16 | 수정시간 : 2003.03.31 13:52:16
  • [신나는 세계여행-48] 일본 나라(Nara)

    사람과 사슴을 품고 천년을 살아온 古都
    고풍스런 유적지와 여유로운 사람들로 마음의 평화가 샘솟는 곳



    나라는 고대 일본의 수도였으며, 일본 불교의 중심지이다. 나라의 자매도시가 경주, 스페인의 똘레도,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중국 서안 등인 것에서도 이 도시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를 가본 사람들에게 "나라는 어때?" 하고 물으면 "사슴만 보면 돼"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나라에는 사슴이 많다. 도심에서 사슴을 만지고 쓰다듬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사슴이 나라의 전부는 결코 아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인 만큼 고풍스러운 유적이 가득하다. 작은 규모의 도시이지만 유적들을 둘러보는데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도시, 느긋한 발걸으므로 다니는 여유로운 사람들이 사는 도시. 약간은 촌스러운 듯한 도시 분위기가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는 도시3…. 그 곳이 바로 나라다.


    만화속의 나라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본 만화 가운데 '바사라'라는게 있다. 순정만화임에도 웬만한 대하소설 못지않게 장쾌하고 탄탄한 스토리가 좋지않다. 일본 전역을 배경으로 하는 관계로 작가가 발로 쫓아다니고 엄청난 자료를 모았음이 분명한 여러 지방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나라를 여행하면서 이 만화에 나왔던 장면 가운데 나기나무나 재불 사건 같은 것들이 되살아났다. 나라에는 나기나무가 많은데 나기나무는 오래 산다. 또 재운이 있어 나뭇잎을 지갑속에 넣어 다니면 돈이 생긴다는 속설을 가지고 있다.

    나뭇잎이 무척 강해 잘 찢어지지 않아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하는 일도 흔하다.

    만화에 강제노역을 하던 사람들을 탈출시키기 우해 주인공이 거대한 불상을 이용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도다이지의 대불을 토대로 지어낸 이야기가 틀림없어 보였다. 생전 처음 여행하는 도시가 친근하게 느껴진 건 순전히 그 만화 덕분이다.




    평화로움 그 자체, 사슴공원



    나라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대개 사슴공원만 보고 돌아서거나 조금 더 짬을 내어 도다이지까지 둘러보는 정도다. 대부분 당일 여행으로 몇 시간만 들렀다 간다는 의미다. 전통적인 것, 옛 것을 보려면 나라보다 교토가 훨씬 낫고, 현대적인 것은 오사카에 비교할 게 못된다. 그러니 교토나 오사카에 머물면서 겨우 몇 시간만 나라에 헐애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라는 1박2일이나 2박3일 정도 시간을 투자하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도시다. 대도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전통 료칸에 머물기도 하고, 여러개의 각기 개성적인 사찰을 돌아디며 일본 불교 문화에 심취해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다.

    나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사슴공원은 원래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드넓은 나라공원 안 곳곳에 사슴들이 뛰놀고 있으니 그 자체가 사슴공원인 셈이다.

    여기저기에 흔하게 사슴을 볼 수 있지만 '사슴 부르기' 행사를 하는 토비히노 마당에 가면 나팔소리에 우르르 몰려드는 사슴을 볼 수 있다. 호른처럼 생긴 둥글게 말린 금관악기를 들고 나와 "뿌우"하고 불면 멀리 흩어져있던 사슴들이 무서운 기세로 모여든다. 다모였다 싶으면 잘게 고른 고구마를 던져 주는데 사슴 수가 워낙 많아서 한마리당 먹는 양이 고구마 한개도 안될 것 같다.

    여행자들이 가끔 쌀과자의 일종인 사슴 먹이를 들고 오기도 하므로 공원에는 항상 이를 기다리는 한두 무리의 사슴들이 있다. 사람을 무서워하기는 커녕 먹이를 달라는 식으로 옷자락을 물고 늘어진다.




    역시 장인정신!



    옛날 평성 시대의 궁궐(헤이조우궁)은 복원 공사를 하고 있는데 최종 완공까지는 100년이 걸린다는 대형 프로젝트다. 아무리 궁궐이 크고 발굴부터 시작해야 한다지만 100년이라니…. 현재 궁궐이 정문이었던 수자쿠몬만이 복원되어 있는데 문에 서서 아득하게 멀리 보이는 산아래까지 궁궐터였고 그 안에 있던 것들을 모두 발굴, 복원해야 한단다.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의 극치를 보는 듯 했다.

    나라는 먹과 벼루의 고장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먹과 벼루의 97% 정도가 나라산이라니 알 만하다. 30여년 동안 먹을 만들어 오고 있다는 '먹의 장인'과 함께 먹 만들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먹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하고 직접 먹 반죽을 손으로 꽉쥐어 손가락 모양과 지문을 남길 수도 있다.

    오랜 세월 먹과 함께 한 때문인지 먹반죽을 치대고 굴리는 손 동작이 마치 춤이라도 추는 것처럼 능수능란하다. 손지문을 찍는 먹은 직접 가져가도록 하고 있는데 가격은 1천엔. 먹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화장지에 싸 주는데 열흘에 한번씩 세 번 정도이 화장지를 갈아주면 실제로 쓸수 있는 단단한 먹이 완성된다.


    불교문화를 한자리에



    나라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8개나 있다. 옛날 이곳을 수도로 삼았던 헤이조유 궁궐터의 수자쿠몬, 세월이 절로 느껴지는 가수가오쿠산, 5층탑이 아름다운 고후쿠지, 도다이지의 대불전, 일본색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가수가타이샤, 강코오지, 야쿠시지, 도쇼다이지 등이다. 이런 문화유산만 다 돌아보는데도 이틀은 족히 걸릴 것이다.

    이 가운데 수자쿠몬, 고후쿠지, 도다이지 등은 꼭 들러보는 것이 좋다. 고후쿠지는 국보관과 더불어 보면 좋고, 시간이 되면 나라국립박물관도 들러 보라. 120여년 전인 메이지 시대에 이미 박물관용으로 지은 르네상스식 건무리 우아하다.

    일본에 대한 편건을 없애고 본다면 가수가타이샤도 볼 만하다. 전형적인 일본 신사의 하나로 바닥까지 치렁치렁 늘어지는 등 등나무꽃이나 지붕을 뚫고 자란 나무, 오래된 향나무 등 신기한 것들이 많다.

    와카쿠사야마는 나라공원 뒤편에 솟은 산으로 나라 시내가 조망되는 곳이다. 이 산위에도 사슴들이 살고 있는데 정상 전망대에도 잔디다 풀을 뜯으며 한가로이 뛰노는 사슴을 볼 수 있다. 전망대로 오르는 신와카쿠사야마 드라이부웨이는 나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길이다. 오르는 길이 온통 벚나무라서 봄철에는 꽃구경하기에도 좋다.



    일본 전통 료칸 100% 즐기기



    일본을 여행하게 되면 한번쯤 전통 료칸에 묶어보는 것이 좋다. 료칸은 쉽게 말하면 여관인데 우리나라의 여관을 생각하면 안된다. 일본의 료칸은 전통적인 숙박업소로 그들의 오랜 문화를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숙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일본 호텔들은 웬만큼 괜찮다 싶은 곳도 막상 들어가 보면 객실이 무척 작다. 하지만 료칸은 상대적으로 훨씬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아침 식사도 호텔식 뷔페와는 달리 전통 상차림으로 준비되고 온천시설이 마련된 곳도 많다.

    다다미가 깔린 단아한 인테리어의 객실, 언제든 녹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된 테이블. 실내에서 입는 유카타까지 섬세한 서비스는 료칸의 기본이다. 가장 큰 특징은 에도 시대의 쇼군을 모시듯 깍듯하게 손님을 접대한다는데 있다.

    료칸의 객실은 다다미방으로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종업원들이 들어와 이부자리를 깔아준다. 실내에서는 유카타라고 하는 앞이 터진 원피스처럼 생긴 것을 입는데 남녀공용이다. 속옷 위에 유카타를 입고 긴 끈으로 허리를 동여맨다. 겨울철에는 유카타 위에 짙은 색깔(보통은 감청색이다)의 윗도리를 걸쳐 입기도 한다. 료칸 내에서는 유카타만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식사나 술을 할때도 실례가 아니다.

    식사는 단체의 경우 식당에 모여서 하지만 개별적으로 여행 온 경우 방으로 가져다 준다. 아침식사는 한상에 차리지만 저녁에는 식사 속도에 맞춰 한가지씩 요리를 가져다 준다. 온천을 갖춘 료칸에 묵게 된다면 금상첨화. 탕 속에 들어가기 전에 전신을 씻는 것이 예의며 때는 밀지 않는다.







    ☞ 항공 나라는 오사카 간이공항에서 가까우므로 오사카행 항공편을 이용하면 된다. 일본항공에서 매일 2회 오사카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1시간 40분. 02-757-1711

    ☞ 현지교통 간사이공항에서 나라 시내까지 공항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 공항 1층 안내데스크에 시간을 물어보면 된다. 기차는 JR로 JR나라역에 도착하며 공항버스를 타면 JR 나라역, 긴테쓰나라역, 나라호텔 등 주요 포이트에서 하차할 수 있다. 소요시간은 기차는 1시간 15분. 버스는 1시간 30분 정도.

    ☞ 시티투어버스 일반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장소를 찾아가거나 시간상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편하다. JR나라역과 긴테쓰나라역 앞에서 투어버스기 다닌다. 3시간에서 7시간30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원하는 대로 골라잡으면 된다.

    ☞ 쇼핑 나라 최고의 특산품은 먹. 질이 좋고 독특한 문양의 먹들이 많다. 또 한가지는 쓰케모노(야채 절임요리). 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어디를 가든디 그 지방에서 많이 나는 야채로 만든 쓰케모노를 볼 수 있다. 호텔 기념품숍에서부터 쓰케모노 전문상점까지 다양해 어디서든 살 수 있다.

    ☞ 여행자안내소 각 기차역과 시내의 나라시관광센터 등이 있어 한글 자료 및 도시 지도를 구할 수 있다. 나라시관광센터에는 한글 자료뿐만 아니라 한국어로 안내할 수 있는 직원도 상주한다. 위치는 JR 나라역과 긴테쓰나라역 중간 즈음. 쇼핑거리인 산죠도오리에 면해 있다.

    입력시간 2003/03/31 13:52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