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신수 훤하게 삽시다] 수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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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3.31 15:30:41 | 수정시간 : 2003.03.31 15:30:41
  • [신수 훤하게 삽시다] 수면이야기

    성장 호르몬·멜라토닌 분비 활발, 7~8시간 숙면이 좋아

    인간이 잠을 자는데 소비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7~8시간입니다. 평균수명을 70세 정도로 가정한다면 일생동안 잠을 자는데 20~23년 정도의 시간을 소비하는 셈이죠. 이렇게 바쁜 세상에 20년 이상을 잠을 자는데 소비한다는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낭비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건강하고 활기찬 삶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수면입니다. 하루의 활력이 바로 전날 밤 얼마나 질이 좋은 수면을 취했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면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잠을 자야 건강에 좋은 것일까요. 신생아의 경우에는 16시간 정도 잠을 자며 2~3세 경에는 12~14시간, 8~10세 경에는 9~10시간 정도의 잠을 잡니다. 성인의 경우 가장 적절한 수면 시간은 하루 7~8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많은 장수촌 연구에서 장수 노인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내외였습니다. 우리나라 장수 노인들을 대상으로 관찰한 연구에서도 장수 노인들은 8~9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4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할 경우 7~8시간을 자는 사람 보다 향후 6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남성은 2.8배, 여성은 1.5배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수면의 양만을 조사한 것으로 수면은 양 못지 않게 질도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 시간보다는 양질의 잠을 개개인에게 맞게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수면량은 개개인의 생활습관과 건강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다음날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의 수면시간을 최소한의 적정 수면시간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잠자는 동안 우리의 몸은 단순히 숨을 쉬는 작용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낮 동안에 무리하게 움직이던 모든 기관이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날의 건강한 활동을 준비하는 시간이 바로 수면입니다. 인체의 여러 장기와 조직 가운데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가 잠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생각하거나 계산하는 등의 두뇌활동이 전혀 일어나지 않지만 인체는 활동할 때와 거의 같은 양의 혈액을 뇌에 공급하며 산소소모량 역시 다른 신체부위와 달리 감소되지 않습니다.

    이는 잠자는 도중 낮 동안 쌓인 각종 피로물질들을 제거하고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인체가 뇌를 최우선적으로 배려하기 때문입니다. 수면과 뇌와의 관계는 동물실험에서도 입증이 됩니다. 예를 들어 쥐의 목 부위에서 대뇌 수면중추와 사지말단과의 연결부위를 인위적으로 절단하면 뇌는 잠을 자지만 몸은 잠을 자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쥐의 몸을 관찰 해보면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쥐의 몸은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결국 잠은 육체적인 피로보다 뇌의 피로회복에 중요하다는 결론입니다. 이는 숙면이 육체노동자 보다 정신노동자의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우리가 잠자는 동안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손상된 위벽도 밤사이 복구가 되고 아이들의 키도 잠자는 동안 자라며 콜레스테롤과 칼슘의 대사도 주로 밤에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담당하는 것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가 돼야 뼈를 비롯한 인체장기가 제대로 성장을 합니다. 성인에게도 성장호르몬은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맥경화를 막아주고 지방을 분해하여 뱃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며 근육량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성장호르몬도 성인에게는 주로 밤에 많이 분비가 되며 특히 잠이 들고 40~60분 정도가 지나 깊은 수면에 들어갔을 때 활발하게 분비가 됩니다. 성장호르몬 외에도 낮과 밤의 생체시계의 역할을 담당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이 밤에 많이 분비됩니다.

    멜라토닌은 장거리 여행에서 생기는 시차피로를 줄여주는 역할과 항산화작용, 면역증강작용 등 인체 내 다양한 작용이 있지만 질이 좋은 수면을 취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멜라토닌은 낮에는 소량이 분비되다가 저녁 9시 경부터 분비량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새벽 3~4시 이후에는 분비량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새벽이 되면서 망막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분비가 줄어드는 것이죠. 만약 밤12시나 오전 1시쯤에 잠이 들었다면 3~4시간 후에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떨어져 질이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집니다.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될 때 더욱 많이 분비가 됩니다. 따라서 노화에 중요한 이 두가지 호르몬 모두 일찍 잠을 자야 더 많은 분비가 된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은 일찍 잠을 자야 키가 큰다’라는 옛어른들의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일찍 자야 배도 덜 나오고 덜 늙는다’고 말이죠.



    에스더클리닉 여에스더 원장

    입력시간 2003/03/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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