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이상호의 경제서평] 동북아 중심국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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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4.02 15:37:30 | 수정시간 : 2003.04.02 15:37:30
  • [이상호의 경제서평] 동북아 중심국가로 가는 길


    한국경제 생존 프로젝트, 경제 특구
    (남덕우 외 지음/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참여 정부가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건설’을 10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경제 특구의 필요성과 중요성 등이 또 다시 강조되고 있다. 동북아 중심 국가는 우리가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가 인정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관심을 모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투어 몰려들게 만들어야 한다. 그 수단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경제 특구다.

    경제 특구는 일반적으로 일정 구역을 지정해 그 구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제 활동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조치를 허용해 주는 특별 지역을 말한다. 한 마디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 특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나라가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부터 푸둥에 국가급 경제 특구를 만들었고, 싱가포르는 도시 국가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 국토를 경제 특구식으로 조성했다.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 등은 국가 시스템을 개방해 작지만 강한 나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850개 이상의 경제 특구가 수출가공지구 자유무역지구 등 다양한 형태로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의 개도국에 이르기까지 70개국 이상에서 설치 운영되고 있다. 경제 특구가 이같이 양적 질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이를 단순한 무역 정책의 수단이 아닌 경제개발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경제 개발 초기에 마산과 익산에 수출자유지역을 설치하는 등 일찍부터 그 필요성을 인식했다. 최근에는 동북아 중심국가 계획의 하나로 경제 특구가 추진되고 있으며 경제자유구역법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경제 특구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공감대가 너무 부족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이 책을 발간한 삼성경제연구소 최우석 소장은 말한다. 법은 통과됐지만 수도권 집중 억제, 국내 대기업 차별, 행정 노동 교육 규제 등 기존의 틀을 깨뜨리지 못해 제대로 된 경제 특구 건설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이 책은 이러한 입장에서 경제 특구 건설의 바람직한 방향과 성공의 조건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경제 특구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우리의 현실이 아직도 열악하다는 판단에서 이다. 지난 5년간의 개혁과 구조조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살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목표의 달성은 아직 요원하다.

    세계 13위의 경제국임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비즈니스하기에 가장 어려운 나라 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전 세계 50개 증권거래소 중 외국 기업이 한 곳도 상장되지 않은 곳은 우리를 포함해 11곳 뿐이다. 우리가 바라는 동북아 중심국가라는 꿈이 아직은 몽상 수준에 불과하다는 반증이다.

    또 중국의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 5~10년 안에 우리가 동북아 중심국가로서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의 지정학적 여건이 오히려 경제 성장의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 경제 특구는 외국인 투자 유치와 국내 기업 경쟁력 지원을 위한 전략 수단으로 자리잡았으며, 더 나아가 흐트러진 국론과 국력을 집중시킬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도전적 과제가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경제 특구의 추진 의미와 방향에 관한 것이다.

    ‘생존을 걸다’라는 제목이 전체 내용을 한 마디로 말해 준다. 경제 특구 건설은 10년 이상 걸리고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므로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단순히 지역균형개발 측면에 얽매이다 보면 차라리 건설하지 않는 것만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건설된 산업 단지들이 상당수 실패한 원인인 전략 부재, 지역적 배려, 정치 논리 개입 등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3장 ‘장보고를 통해 본 경제 특구의 역사적 교훈과 가능성’은 장보고가 활약했던 9세기 동북아 상황과 현재를 넘나들며 특구 개발의 역사와 전략을 비교 설명하고 있어 주목된다.

    ‘동아 지중해 이론’을 설정하고, 장보고의 ‘동아 지중해 물류장 시스템’을 모델로 했다.

    2부는 외국의 성공과 도전 사례로, ‘희망을 건지다’가 주제다. 외자 유치의 아일랜드, 교역 및 물류 중심의 네덜란드, 복합 단지를 꿈꾸는 중국 푸둥신구, 첨단 기술 산업 클러스트의 스웨덴, 지식 클러스트를 노리는 싱가포르 등이 소개된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재계 입장에 치우친 것이 아쉬운 점이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입력시간 2003/04/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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