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스타탐구] 심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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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4.11 10:45:46 | 수정시간 : 2003.04.11 10:45:46
  • [스타탐구] 심현섭

    "개그는 과학입니다"

    세상이 각박해 질수록 웃음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웃음을 주는 이들이 더 소중해 진다. 심현섭, 누가 뭐래도 지난 4년 여 동안 가장 많은 웃음을 던져주었던 인물 중의 한 명인 그가 3개월 여의 휴식을 마치고 대중 앞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를 만난 것은 20일부터 방영되는 SBS 새 개그 프로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첫 녹화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비난 하실 분들도 있으시겠죠.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재충전을 이유로 잘 나가던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집단 탈퇴한 개그맨들 중 주동자로 낙인찍힌 그였기에 너무 빠른 복귀가 아닌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불미스런 일로 쉰 것도 아닌데, 3달이면 충분히 재충전할 만한 시간 아닌가요? 빠른 복귀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거 아세요? 가수나 탤런트들의 휴식은 명분이 있어요. 재충전이란 이유가 꽤 타당성을 가지고 받아들여지죠. 하지만 개그맨들의 휴식은 명분이 없더군요. 우리에게도 휴식은 꼭 필요했는데도, 그런 점을 못마땅하게 보는 분들이 있어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느니, 거액의 돈을 받고 스카웃 되어 갔다느니 하는 말들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그는 정말 아니라고 했다. ‘개그콘서트’를 시작하고 4년여 동안 쉼 없이 달려오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래서 쉬고 싶었던 것이고, 그 점은 ‘개그콘서트’제작진에게도 충분히 설명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오해를 했고, 그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물론 사실도 아니지만, 설령 거액의 돈을 받고 스카웃 되어 갔다고 해도, 그 점이 과연 비난 받을 일일까요? 프로의 세계에선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실 그는 만만한 인물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개그맨은 친근감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어수룩하고 세상에 무디기를 요구하지만, 그는 달변가에 때론 진지한다. 정치에 관한 자신의 소견도 거리낌없이 밝힐 수 있을 정도로 당당하다. 자연스레 비난의 타깃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개그콘서트의 장(將)으로서 인식되었기 때문인지 코너가 정체하거나 변화하지 않을 때, 또 소속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모든 비난 여론이 제게로만 향하더군요. 주동자로 비춰지는 것? 그것 속상하죠. 사실은 그게 아니다 라고 일일이 대꾸할 수도 없는 문제고.

    또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대선 때 정치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난 받을 땐 정말 힘들더군요. 누구나 지지하는 정치인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런 다양성을 인정해 주지 못하고, 심현섭의 웃음까지 걸고 넘어갈 땐 참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아예 인터넷을 안했다니까요? 어찌나 말들이 많은지. (웃음)”

    이야기 하던 도중 개그맨 이병진이 잠시 쉴 곳을 찾던 중 인터뷰 장소로 불쑥 들어왔다. 방해하지 않겠노라고 멀찍이 떨어진 그를 보자 진지했던 심현섭의 얼굴에 장난기가 돌기 시작했다.

    “저 형이 들어왔으니까 들으라고 하는 말인데(웃음), 병진 형을 참 좋아해요. 존경하는 부분도 있고. 연기에 자생력이 있는 개그맨이에요. 캐릭터 변신이 능수능란하고, 대본 쓰는 것도 잘 하는가 하면 연기자들을 규합하는데도 저 형 만한 사람이 없어요.”

    그는 쉬는 동안 이병진이 속해있는 사회인 야구 동호회에 들었다고 했다. 동료 개그맨인 강성범, 박성호와 함께 일요일마다 야구를 시작한 것이 무엇보다 큰 스트레스 해소법이 되었다고. 그렇다면 쉬는 동안 야구만 했을까? “처음 20일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쉬기만 했어요. 개그맨들은 원래 놀러 다니면서도 개그 아이디어를 짜거나 소재를 구하거나 해서 노는 게 아닌데, 20일 동안은 그런 것도 안 하고 푹 쉬었어요. 20일이 지나니까, 그때부터 몸이 근질근질 하던데요? 개그 짜고 싶어서. 어, 병진이 형 나가게? 칭찬 끝나니까 나가는 거 봐. 저 형이 원래 저렇다니까요? (웃음)”

    이런 저런 일들로 몸 고생만큼이나 마음고생이 컸던 만큼 휴식이 큰 보약이 되었다는 그에게 ‘웃찾사’가 선보일 웃음에 대해 물어보았다.

    “우리끼리는 그래요. 다국적 군단이라고. 개그콘서트 멤버였던 이들은 물론이고 타 방송사들에서 활동하던 신인 개그맨들, 그리고 컬트 트리플로 활동하던 이들 등 다양한 재원들이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활동할 계획이에요. 지금까지의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많고 다양한 인적 자원들이 ‘웃찾사’의 특징입니다.”


    강성법과 함께 ‘투톱개그’준비



    ‘웃찾사’는 공개녹화 형태의 개그 프로라고 했다. 다만 종전의 개그 프로보다 훨씬 더 스피디하고 다양한 코너들로 시청자들을 찾아 갈 것이라고. 비장의 카드로 강성범과 함께 하는 ‘숫자 개그’를 준비 중이라는 그는 강성범과의 호흡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도 했다.

    “사실 성범이랑은 투톱이라고 많이 거론되긴 했어도 단 한번도 같은 코너에서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없거든요. 각국의 정상(頂上)들이 숫자만으로 대담하는 이색 개그 코너니까 많이 기대해 주세요. 그 외에도 많은 코너들이 스피디한 웃음에 익숙해 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는 복귀에 대한 두려움이나 떨림은 없다고 했다. “웃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늘 해왔던 일이고 또 앞으로도 해 나가야 할 일임을 알기에 당장 쏟아질 비난에도 담담할 수 있다고 했다.

    개그맨 이홍렬의 그 후덕한 인성(人性)을 존경한다는 심현섭. 어쩌면 벌써 많은 부분 존경하는 선배를 닮아가기 시작한 그에게 마지막으로 ‘개그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제가 이 얘길 하면 십중팔구는 웃으시지만, 개그는 과학이에요.

    타당성은 물론이고 어떤 공식이 있어야 하고 공감이 갈 수 있어야 하고 시대적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죠. 흔히들 하는 말로 ‘날로 먹는다’라는 표현 있죠? 개그는 정말 날로 먹을 수가 없어요. 꾸준한 노력은 물론 타고난 끼와 재능, 그리고 오랫동안의 현장 감각이 필요한 게 바로 개그죠.”

    그래서 그는 개그맨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지금 여건이 개그맨들이 대접 받지 못하는 세상이라면 자신이 오십대가 되고, 육십대가 되는 그때엔 웃음을 주는 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대접받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꼭 그렇게 만들 거라고 했다.

    한줌의 웃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필수요소가 되듯, 웃음을 주는 이들이 사회의 건강한 필수요소로서 대접받길 바란다는 그의 희망이 꼭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연상의 여인과 사귀는 중"



    올해는 꼭 결혼을 하고 싶다는, 정말 연애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밝히는 노총각 심현섭. 그런 그가 뜬금 없이 사실은 연상의 애인이 있다고 밝혀왔다.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 애인이 있어요. 한 서른 살쯤 연상이긴 한데, 누구보다 제겐 큰 힘을 주는 사랑하는 사람이죠. (웃음) 눈치 채셨구나? 맞아요. 우리 어머니죠.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우리 어머니 또한 저에게 ‘절대사랑’이 뭔지 보여주고 몸소 가르쳐 주신 분이에요.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너 왜 그러니?’라는 말을 해 보신 적이 없어요. 늘 믿고 든든히 지켜봐 주셨죠.

    또 ‘후회할 일은 하지 마라’는 가장 큰 깨달음을 주신 분이기도 하고. 어머니의 그런 후원이 있었기에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어머니를 쏙 빼닮은 현모양처형 애인을 구한다는 심현섭의 구인광고에 딱 어울리는 여인은 지금 어디쯤 있을까?



    김성주 연예라이터 helieta@empal.com

    입력시간 2003/04/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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