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인터뷰] 김덕룡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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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4.14 10:36:06 | 수정시간 : 2003.04.14 10:36:06
  • [인터뷰] 김덕룡 의원

    "수권야당 이끌 경륜과 투지 있어야"



    “한나라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느냐 못하느냐, 당이 생존하느냐 못하느냐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계기입니다. 또다시 야당이 된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투지와 경험, 도덕성 면에서 월등한 후보가 대표가 되야 국민 지지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덕룡 의원은 4월4일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을 기필코 승리로 이끌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대표로) 나서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요구되는 당 대표 자격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결과 쇄신 이미지에 있다”고 전제한 뒤 “호남에서 태어나 영남 중심 정당에서 활동하며 서울에서 내리 4선에 성공한 지역화합형 이미지와 정치 초년생 때부터 견지한 개혁성향 등을 감안하면 과연 당을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곧 총선용 진용짜기의 일환이며 그 선봉에 자신이 서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은 호남 중심의 민주당에서 영남 후보를 적극 후원한 데 있다”며 “우리 당도 영남이라는 특정 지역을 탈피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 나서는 것이 전략적인 면에서 매우 주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한달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의 정치개혁 의도는 좋은데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균형감각이 조금 상실된 것 같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전북 출신의 김덕룡 의원은 서울대를 나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 비서로 활동한 대표적인 상도동계 출신 정치인으로 13대 이후 서울 서초 을 지역에서만 연속 4선에 성공했다. YS를 따라 통일민주당과 민자당, 신한국당에서 정치생활을 함께 하면서 대변인 사무총장 정무장관 등 요직을 두루 지냈다.




    “개혁적 수권야당으로 거듭나야”




    - 당 대표 출마의 변은.

    “대선 패배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태이다. 그런데도 진정 위기감이 별로 없다는 것이 더 큰 위기일지 모른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이 57만여표 밖에 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영ㆍ호남 등 텃밭을 제외하면 나머지 중부권 선거구에서 상당히 패한 것으로 나온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겠으며, 이후 우리 당이 온전하게 유지 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

    총선 승리는 당의 얼굴이 누구냐에 따라 좌우된다. 변화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당을 바꿀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을 이끌고 갈 대표로서의 자격은 야당다운 야당을 이끌 수 있는 투지와 대여(對與) 관계를 감안한 경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도덕성 등이 반드시 요구된다. 당을 구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근접한 후보라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케 됐다”


    -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꼽는다면.

    “호남 출신으로 서울에서만 출마해 당선됐으며 우리 당의 중심 축인 영남인들과 정치생활을 줄곧 해왔다. 민자당을 출범하면서 구 여권인 민정계와도 호흡을 같이했으며 자민련 전신인 신민주공화당과도 힘을 합해 문민정부를 창출했다.

    또 개혁이미지에는 어느 후보보다 앞서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 집착하는 수구 보수세력이나 대선 패배에 직ㆍ간접 책임이 있는 사람보다는 전국구형 정치 역정에 중도 개혁노선을 지향해 온 DR(김덕룡 의원의 이니셜) 같은 사람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의 뜻이 모아질 것으로 믿는다”


    - 영남위주의 당에서 호남 연고라는 점이 부담이 될 텐데.

    “우리 당이 영남당 이미지를 유지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수도권에서 이기려면 호남과 충청, 강원지역 유권자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영남당의 얼굴로 가서는 희망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은 영남 출신을 호남지역에서 지원한 데 있다. 호남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정치생활을 지속한 후보를 대표로 올려놓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할 때다”




    - 당 대표가 될 경우 어떤 식으로 당을 이끌고 갈 복안인지.

    “야당은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데 의의가 있다.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이거나 무책임한 폭로전 따위는 구 정치의 산물이다. 이젠 정책 대결로 가야 한다. 다양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고 정확한 분석을 통한 국민 신뢰를 얻어내야 한다. 변화를 바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해 내부 혁신을 통한 정책 중심의 정당, 비전과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만들고자 한다.

    노 정권이 편향된 개혁의 칼을 앞세워 국정을 잘못 운영할 때 실용적 개혁의 방패로 이를 견제하고 바른 길로 유도할 수 있는 개혁적 수권야당의 자세를 갖출 생각이다”




    - 내부 혁신을 위해서는 인적청산이 불가피한데.

    “공천과정을 보다 투명히 해서 보다 참신하고 뜻이 있는 사람들을 당에 적극 참여토록 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 기준이 반드시 연령적인 면에 있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 나이가 많다고 나가라고 해서야 되겠는가. 그 잣대는 개인의 능력위주에 맞춰져야 한다”


    “현행 대통령중심제 수정ㆍ보완 불가피”




    - 대선 패배이유를 꼽는다면.

    “당이 대세론의 오만에 빠져 변화와 개혁이란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데 있다. 젊은 층과 서민, 노동자 계층에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적 집단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우리 당의 이런 이미지가 대기업 및 가진 자의 비토세력으로 연결돼 기존의 지지 계층인 중산층마저 등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역적 요소도 크게 작용했다. 영남권의 100% 지지가 있더라도 다른 지역이 외면하면 절대 승리할 수 없는 데도 우리 당은 지나치게 영남당 이미지만을 가져간 것도 주요 패인이다”




    -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서청원 대표가 사퇴했다가 이번에 재출마를 하려고 하는데.



    “(잠시 머뭇거리다)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도 아니고, 또 서 전 대표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는 있으니…”




    - 일각에서는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 복귀설을 거론하기도 한다

    “(웃으며 손을 가로 저은 뒤) 아이고 그건 여기서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지”


    - 대표가 될 경우 대선 출마 계획도 있는지.

    “지금은 4년후의 대선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코앞이 바로 총선인데 벌써부터 훗날 일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노 대통령과 하순봉 최고위원 모두가 국회 연설에서 내각제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현 대통령 제도에 문제가 많다. 지나친 권력집중화에 따른 폐해는 이미 온 국민이 수차례 경험한 바 있어 특별히 재론할 필요성도 없다. 여기에 5년 단임제를 하다 보니 국회의원과 임기도 맞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장들과도 엇갈리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선거를 치러야 하는 낭비적 요소가 있다. 이런 대통령제를 어떤 식으로라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게 내각제가 되든, 정ㆍ부통령제가 되든, 4년 중임제가 되든 어떤 형태이든 간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 대통령은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 노 정권의 집권 1개월을 평가한다면.

    “노 대통령의 정치 개혁의도는 높이 살 만하지만 정책 집행에 있어서 균형감각이 상실된 것 같다. 자기들 생각과 뜻이 맞는 사람들만 모여 국정을 운영하는 게 무슨 국익에 도움이 되겠는가. 대통령은 폭넓게 모든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의견을 들은 후 자기 철학을 펼쳐내야 한다.

    현재 노 대통령은 너무 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래서 절차와 형식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여론과 인기에만 영합한 포퓰리즘적 성격이 나타나고 있다. 편향된 개혁성은 경제침체와 대미ㆍ대북관계의 혼선을 가져와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 참여정부의 1기 내각 논평을 해 본다면.

    “파격인사라고 하던데, 파격을 지향하다 질서를 파괴한 측면이 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영화를 잘 만들도록 해주고, 반도체 잘 만드는 사람은 반도체를 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영화나 반도체 잘 만들었다고 관련 정책을 훌륭히 만들고 집행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런 면에서 노 대통령의 균형 잡힌 판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칭한 듯)




    - 민주당도 신당론이 불거지는 등 내홍에 휩싸여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변화에 대한 몸살을 앓고 있다. 당 개혁작업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좀 더 과감하고 개혁적인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신당을 만들거나 인위적으로 정계를 개편하겠다는 것은 결코 아이디어나 기획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 신당설 등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방법론의 하나로 밖에 볼 수 없다”




    - 국회의 북핵 관련 정책협의회장으로서 대미ㆍ대북 문제 해법을 제시한다면.

    “북핵 문제는 다자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 유일한 방법이다. 당사자인 북미간 대화가 기본이겠지만 북을 제외한 모든 관련 국가들이 자국을 포함한 다자 틀 속의 해결을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간 미 일 러 중 등을 포함해 유럽의 핵심 실무자들과 지도자들을 만나 논의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 차원의 대책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런 외교문제의 첫 발걸음은 한미간, 남북간 신뢰회복과 정책공조에서 풀어야 한다. 현재 국내의 반미감정과 미국내 반한감정의 고조가 지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 진보성향의 노 정권과 본인의 이념적 위치를 평가한다면.

    “보수를 10으로 보고 진보를 1로 놓는다면 향후 정권은 6 정도의 중도 보수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도 우익에 개혁적 성향이 있는 리더십이 필요할 때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는 ‘개혁적 보수’라고 자평하고 싶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3/04/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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