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홈쇼핑 알짜배기 왕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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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4.16 14:20:59 | 수정시간 : 2003.04.16 14:20:59
  • 홈쇼핑 알짜배기 왕고객

    홈쇼핑이 生의 활력소, 매출의 50% 차지하는 VIP고객들



    서울 강남구 도곡동 H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모(45)씨는 하루 일과 중 TV를 켜놓고 지내는 시간이 꺼놓고 있는 시간보다 훨씬 긴 전업주부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제일 먼저 습관적으로 TV를 켜는 박씨는 중ㆍ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의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새벽 6시30분부터 늦은 오후 근처 호텔의 헬스클럽에 가기 전까지 유일한 친구가 TV다. 박씨가 공중파 TV방송 프로그램 외에 고정적으로 틀어놓는 것은 다름아닌 홈쇼핑 채널. 김치와 반찬거리 등 식품류를 비롯해 간단한 가정용품 등을 주기적으로 구입한다.

    박씨는 또 봄철 속옷이나 유행하는 옷 등을 홈쇼핑 채널을 통해 골라 사는 재미를 터득했다. 간혹 보석류 구입도 박씨에겐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활력소다. 가족들의 옷도 홈쇼핑을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괜찮은 경품을 내건 행사를 보면 박씨는 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한다.

    자신이 홈쇼핑 마니아를 넘어 홈쇼핑 중독증세자가 아닐까 의심해본 적도 있지만 안방에 앉아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사는 즐거움’을 떨치기 힘든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이렇게 홈쇼핑의 단골 고객이다 보니 박씨는 집을 비울 때 배달을 왔을 경우를 대비해 문 앞에 조그만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이젠 택배업자는 박씨가 없더라도 그 공간에 상품을 놓고 간다. 박씨는 홈쇼핑 3개 업체의 VIP고객으로 등록돼 있다.


    한달 평균 200만원대 구매



    각 업체마다 VIP고객의 기준은 다르지만 매달 일정 금액 이상의 제품을 구입할 경우 적립되는 누적 포인트가 주요 기준이 된다. 물론 여기에는 반품경력도 포함된다. 박씨는 LG홈쇼핑의 슈퍼 VIP고객으로, 지난 한 해 구매금액만도 총 2,400만원 대로 전체 구매고객 중 상위 15%에 속했다. 한달 평균 구매액은 200만원대.

    홈쇼핑측에서 분류하는 일반적인 활성구매 고객들(월 평균 14만원 구매 고객) 보다 무려 14배나 많은 구매력이다. 박씨가 포함된 15% 이내의 슈퍼 VIP고객은 약 45만 명에 이를 정도이고,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액은 LG홈쇼핑 전체 연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CJ 홈쇼핑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고객들의 구매 성향을 자체 개발한 CRM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매출 규모 상위 20%에 해당하는 우수 고객들이 1년 동안 구매하는 액수는 전체 매출의 72%에 이르렀다. 매출 규모도 2000년 65%에서 2001년 68%, 지난해 72%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다가구 주택에 사는 주부 김모(38)씨는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 사업을 하는 맞벌이 ‘소호(SOHO) 족’이다. 주로 집에서 일과 생활을 함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TV를 틀어놓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김씨 역시 TV홈쇼핑에 의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별히 짬을 내서 외출해 쇼핑을 하기보다는 집에서 간편하게 쇼핑을 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홈쇼핑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을 동시에 이용하는 편이다. 김치 등 식료품이나 계절에 맞는 속내의나 의류 등은 TV홈쇼핑에서 구입하지만 웬만한 가정용품은 인터넷 경매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홈쇼핑을 통해 한 달에 서너 차례 물품을 구입하는 김씨는 자신이 홈쇼핑 VIP고객이라는 데 사뭇 놀라움을 보인다. 남들처럼 ‘사는 것이 즐거움’일 정도로 뻔질나게 홈쇼핑을 이용하지도 않으며 알뜰살뜰 쇼핑의 재미를 만끽할 뿐인데, 한 TV홈쇼핑 업체의 매출 상위 20%대인 VIP 고객이라는 점에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이 ‘알뜰주부’ 역시 VIP고객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연 구입규모가 560만원 정도가 되면 VIP고객에 포함된다. 그만큼 홈쇼핑 업체의 VIP 고객층은 주기적인 구입규모에 따라 범위가 넓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 40대가 주요 구매층



    국내 최대 TV 홈쇼핑 업체인 LG홈쇼핑이 최근 슈퍼 VIP고객 1만3,370명을 대상으로 한 고객분포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30대 여성이 4,287명으로 전체의 39.2%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40대 여성 역시 전체의 34.8%를 차지했다.

    이는 30ㆍ40대 층이 가사와 육아의 부담이 높아 재택율이 높고 온라인 쇼핑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50대와 20대 여성은 각각 12.2%, 11.0%를 차지했다. 60대 여성은 2.8%에 불과했다.

    남성들의 홈쇼핑 고객층 역시 예상외로 탄탄한 편이다. 40대가 40.5%대로 가장 많았고 30대 역시 30.6%로 높았다. 전체적으로는 30ㆍ40대 여성의 비율이 전체의 62.4%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남성을 포함할 경우 30ㆍ40대 연령층이 73.5%로 압도적이었다.

    고객의 최초 주문 매체 역시 TV를 본 후 구매하는 경우가 80.5%로 ‘즉대즉’ 반응이 가장 많았고 카탈로그 등 DM을 통해 주문하는 경우는 10.7%, 인터넷은 4.8%에 그쳤다. 또 VIP고객 중 e메일을 가지고 있는 고객은 35.1%로 비교적 낮은 반면 핸드폰은 79.4%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 상품군의 경우, 패션 의류에 대한 1인당 평균 구매건수가 연 8.6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가정용품이 6.3건이었다. 또 식품은 평균 5.8건이었고 건강ㆍ미용제품 4.7건, 귀금속 3.2건, 전자 2.7건 등이었다.

    CJ홈쇼핑의 경우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우수 고객일수록 구매 패턴 중 패션과 보석의 구매가 가장 많았다. CJ홈쇼핑에 따르면 가정용품이 55%, 패션의류가 42.3%, 속내의 32.7%, 미용품 29.7%, 보석 26.8% 등의 순으로 우수고객 10명중 6명은 가정용품을, 4명은 패션, 3명은 속내의, 화장용품, 보석을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 홈쇼핑 관계자는 “VIP고객 명단에 오르는 데는 제품군 별로 가정용품이나 식품의 구입은 기본으로 패션 의류제품을 얼마나 주기적으로 구입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최우수 고객층 일수록 보석류와 화장ㆍ패션용품의 구매 빈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전업주부들의 ‘큰손’



    홈쇼핑 업체들은 이 같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명품 신상품 출시 안내 공지를 하는 등 명품 마케팅의 타깃으로 활용하고 있다. CJ홈쇼핑은 명품 쇼핑을 즐기는 우수고객을 위해 CJ몰 명품코너인 ‘CJ 명품관’에 게시판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이 게시판을 통해 원하는 명품을 알려오면, 적극적으로 제품소개에 나서고 있다.

    또 VIP 고객 최상위 5만 명을 대상으로 고품격 생활 매거진 발송을 통해 우수고객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홈쇼핑의 배국원 고객센터 본부장은 “TV홈쇼핑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품질ㆍ가치ㆍ편리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이라며 “그러다 보니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선 백화점을 택하는 경우가 더 많아 홈쇼핑 채널에서는 명품제품으로 기대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구매 최상위 1%에 드는 VIP고객들은 백화점 고객들과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아 홈쇼핑 VIP마케팅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TV홈쇼핑의 진정한 VIP고객은 과연 누구일까. 홈쇼핑 자체를 엔터테인먼트로 생각하는 쇼핑 중독증 고객들도 포함돼 있지만 중저가 고품질의 제품을 알뜰살뜰 골라 선택하는 중산층 이상의 전업주부들이 홈쇼핑의 진정한 VIP고객이라는 것이 업체들의 지적이다.

    홈쇼핑 관계자는 “VIP고객들은 물론 명품 브랜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지만 이보다는 가격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중소기업 제품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홈쇼핑 VIP고객과 명품만을 찾는 백화점 VIP고객들은 기본적으로 차별화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속있는 알뜰상품 인기



    이라크 전쟁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TV홈쇼핑에도 고가의 브랜드 상품보다는 꼭 필요한 알뜰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CJ홈쇼핑에서 지난해 6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해피콜 압력팬세트’의 경우 불황기에도 꾸준히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 패킹과 양면의 두툼한 팬으로 오븐에서 생선을 굽는 듯한 효과를 내는 이 상품은 1시간 만에 3억5,000만원~4억원 정도의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해피콜 압력팬세트’의 인기비결은 4만9,9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오븐과 같은 효과를 낼 뿐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이지만 실용신안 기술을 갖고 있는 등 대기업 상품 못지않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행거 상품도 알뜰주부들이 많이 찾는 인기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프라임 4단 다목적 바구니행거’도 불황에 선전하는 대표적인 알뜰 상품이다. 튼튼하고 쓰임새가 좋아 좁은 집안의 공간활용도를 높여주는 행거제품으로 가격도 7만9,500원으로 저렴해서 인기다. 최근 1시간에 약 2억5,000만원 이상 팔리고 있다.

    CJ홈쇼핑 편성팀 김상균 과장은 “불황기에 소비자는 꼭 필요한 상품 외에는 소비를 자제하는 편”이라며 “저렴한 가격으로 실속이 있으면서도 생활에 필요한 알뜰상품에 대한 편성비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3/04/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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