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르포] 고속도로 '커피 아줌마'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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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6.04 15:23:18 | 수정시간 : 2003.06.04 15:23:18
  • [르포] 고속도로 '커피 아줌마'의 밤


    아줌마 매춘 새 명소로 등장한 고속도록
    화물차 운전자가 사냥감, 2만원에 즉석연애






    경기 침체로 인해 퇴폐형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기혼 여성들이 늘고 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직장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어지자 이들은 포르노 자키와 같은 과감한 행보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 1974호> 보도.

    사정은 ‘아줌마 매춘’ 시장도 다르지 않다. 경쟁력이 치열해지면서 ‘목 좋은’ 자리를 찾아 끝없는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게 최근의 추세다.

    ‘탑골 공원 박카스 아줌마’ ‘신사동 화장실 아줌마’ ‘하얏트 호텔 언덕 아줌마’ 등이 아줌마 매춘의 대표 주자들이다. 이들은 화대를 받고 즉석에서 일을 치른다. 이곳 주변에서 잠시 머뭇거렸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아줌마 손에 이끌려 가기 일쑤다.

    아줌마들이 매춘 장소로 자주 이용하는 곳은 인근 빌딩의 화장실이나 주차장. 밤늦은 시간에는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줌마들의 즉석 여인숙으로 인기가 좋다.

    그러나 인근에서 영업하는 아줌마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의 존재를 눈치챈 빌딩들이 화장실이나 주차장 문단속을 강화하면서 생계마저 위협에 처하고 있다.

    대안으로 찾은 곳이 고속도로다. 고속도로의 경우 자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차돼 있는 차 안에서 ‘일’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속도로의 경우 갓길 이외에는 대부분 고속으로 달리기 때문에 훔쳐 볼 걱정도 없다.


    자정 넘으며 커피아줌마 등장



    아줌마 부대의 새로운 ‘집결지’로 떠오르는 곳이 수원 톨게이트 인근.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수원 톨게이트 못미쳐 나오는 버스정류장이 그곳이다. 문제의 장소는 서울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면 바로 나타나는 곳이라 운전사들이 쉴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여대의 차가 갓길을 차지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이 이 곳을 찾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커피 아줌마 때문이다. 이곳은 낮에는 버스 정류장으로 이용되지만, 자정이 넘으면 커피 아줌마들의 ‘아지트’로 돌변한다.

    실제 지난 5월28일 저녁 11시. 500㎙ 남짓한 갓길은 이미 여러 대의 자동차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승용차들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지만 대부분이 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다. 일부 운전사의 경우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그러나 커피 아줌마들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비상등을 켜고 기다리던 화물차 몇 대는 곧 바로 자리를 떠난다.

    시계 바늘이 자정을 넘어 새벽 1시를 가르치자 커피 아줌마들의 모습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등산가방을 맨 채 갓길을 어슬렁거리다 주차돼 있는 차들에게로 다가가 무언가를 이야기한다. 물론 취재진의 차에도 문을 두드려, “커피를 마시겠냐”는 주문을 한다.

    한 화물차 운전기사에 따르면 커피는 일종의 미끼다. 커피가 운전기사와 아줌마들의 ‘접선 암호’라는 것이다. 그는 “드러내놓고 말은 못 하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겠냐’고 물어 보는 것이다”며 “소문을 듣거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곧바로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커피 마시다 눈 맞으면 ‘번개사랑’



    취재진이 허락하자 가방에서 보온병과 1회용 커피를 꺼낸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연예 한번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화대는 2만원. 취재진이 거절하자 잠시 머뭇거리던 여성은 다른 차로 발길을 돌린다.

    이렇듯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매춘을 하는 ‘커피 아줌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의 계보는 종전의 ‘신사동 화장실 아줌마’나 ‘탑골공원 박카스 아줌마’ 등과 궤를 같이 한다. 화대를 받고 즉석에서 매춘을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으슥한 빌딩 화장실이나 주차장에서 차 안으로 장소가 바뀌었을 뿐이다.

    이들의 주 활동시간은 최소한 자정 이후.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는 운전자가 모두 이들의 표적이다. 일부 운전자의 경우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트럭 운전사는 “커피 아줌마가 어디에 자주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동료들을 통해 들은 적이 있다”며 “그러나 이곳이 그 장소인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특히 화물차 전용 휴게실의 경우 상당수의 ‘커피 아줌마’들이 진을 치고 있다. 이곳에서 화물차 기사와 아줌마간 흥정을 벌이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절대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 게 이들의 특징. 처음에는 커피만을 따른다.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매춘 제안을 한다. 일부의 경우 매춘 도우미로 옆자리에 동석하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다는 게 이곳에서 만난 기사의 설명.

    그는 “고속도로 아줌마들의 평균 나이는 40대를 웃돈다. 일부의 경우 30대 후반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40대를 넘긴 중년이다. 운전자들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웬만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옆자리에 앉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당국은 이와 관련해 정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 도로공사의 한 관계자는 “커피 아줌마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현장 확인을 통해 매춘 사실이 들통날 경우 당국에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줌마 매춘 어떤 곳이 있나
       


    현재 전국에 퍼져있는 아줌마 매춘의 수효는 정확히 나온 것이 없다. 영업 특성상 음성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통계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업종 특성상 전국에 걸쳐 상당수가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경찰측의 설명이다.

    아줌마 매춘의 대표적인 예가 신사동 화장실 아줌마다. 이들은 신사동 일대 으슥한 골목에서 지나가는 취객들을 상대로 흥정을 벌인다. 한때 신사동 B극장 일대가 가장 명성(?)을 떨쳤지만 요즘은 재개발과 주변 빌딩의 단속으로 세가 많이 위축된 상태다.

    탑골공원이나 종묘공원서 활동중인 ‘박카스 아줌마’ 도 잘 알려져 있다. ‘박카스 아줌마’란 이름은 손가방에 박카스 음료수나 소주 등을 갖고 다니며 노인들에게 판매하거나, 이들을 대상으로 윤락 행위를 벌인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그러나 이들도 역사적 장소를 보호하려는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지금은 일부만이 은밀히 영업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약수동 담요 아줌마, 관악산 다람쥐 아줌마, 하얏트 언덕 아줌마, 노량진 새벽 아줌마 등이 음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로 인해 에이즈가 옮겨질 경우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김훈수 국장은 “보건 당국의 정기적인 진료를 받는 윤락가 여성들과 달리 이들은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고 있다”며 “때문에 에이즈에 전염된 여성이 영업에라도 나설 경우 제2의 ‘에이즈 대란’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들의 취업할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한 취업 전문가는 “우리나라 취업구조상 40대 이상의 여성이 일할 곳은 거의 없다”며 “이들의 활동 공간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두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말했다. <석>

     




    이석 르포라이터 zeus@newsbank21.com

    입력시간 2003/06/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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