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한국 인권정책, 아직은 실망" 사네 앰네스티사무총장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09.16 11:32:00
  • "한국 인권정책, 아직은 실망" 사네 앰네스티사무총장

    09/16(수) 11:32



    9월1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피에르 사네 사무총장(49)은 김대중 대통령의 인권정책에 기대와 실망이 엇갈린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김 대통령이 앞으로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을 개정할 것이며 현재도 이 법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김 대통령 취임후 오히려 양심수가 늘어난 걸로 봐 그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잘 접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고 밝혔다.

    사네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그간 경제위기 극복과 여러 정파간의 화합을 위한 김 대통령의 노력을 치하한 뒤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지지서명을 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새정부 인권정책의 이중성 지적

    그는 그러나 한국의 인권상황은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라고 평가한뒤 “이제 김 대통령은 양심수석방, 국가보안법 개정, 인권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변명할 시간이 지났다” 며 더 빠른 개혁을 촉구했다.

    특히 새정부가 들어선 후 두번에 걸친 광범위한 사면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240명의 새로운 양심수가 투옥돼 현재 모두 400여명의 양심수가 감옥에 있다고 새정부 인권정책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한 새정부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 구성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지만 여러 인권단체의 의견이나 공개적인 토론 등을 거치지않고 정부 일방적으로 추진해왔기때문에 신뢰를 얻지 못할수 있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오히려 구성을 연기하는 편이 나을 것” 이라고 말했다.

    사네총장은 김 대통령이 과거 사형수였을때 각국의 앰네스티가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김 대통령에게 국제적인 흐름인 사형제도를 폐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제위기이후 여성과 외국인노동자 등 경제적 약자들이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고용불안을 겪고 있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권행사로 인해서도 구속되고 있다” 며 경제위기상황에서의 나타나는 또다른 인권침해를 우려했다.





    _ 김 대통령이 일부 기득권세력들의 반발때문에 인권정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는데.

    “한국과 같은 연립정부에서는 당연히 긴장이 있을 수 있다. 김 대통령은 또한 인권세력과 기득권세력간의 긴장을 조정해야할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인권문제는 이러한 국내정치를 초월해야한다. 한국정부는 국제인권법에 서명했기때문에 당연히 이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 지난 사면때 전제한 준법서약요구는 양심, 사상, 표현의 자유인 기본적 인권에 반하는 것이다. 세계에서도 최장기 기록인 40년이상이나 구속돼 있는 70대 양심수가 있다는 국제사회의 수치이며 잘못된 것이다.”

    _ 김 대통령이 버마, 동티모르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보였다는데 다른 나라 인권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는가.

    “각국 정부는 국제인권법에 가입하면 자국의 인권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인권개선에도 관심을 가져야할 공동의 의무가 있다. 그런면에서 지난 6,7월 로마에서 있었던 국제형사재판소 설립논의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한다. 최근 경제위기를 겪고있는 아시아 각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중요성과 책임이 높아지고 있다. 김 대통령은 3년전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그리고 코스타리카의 아리아스 대통령과 버마의 아웅산 수지여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모임을 갖고 이를 추진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만큼 국제 인권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_ 과거 정치범으로서 투옥된 경험이 있는 김 대통령에게 더많은 역할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게 아닌가.

    “김 대통령이 과거 정치범으로써 피해를 당했기대문에 인권옹호를 지지하는 것은 잘 안다. 김 대통령의 인권개선의지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제인권법 준수의 의무를 지닌 한국의 대통령입장에서 만났기때문에 김 대통령이 다른 정치적인 고려나 경제위기 등을 들어 인권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하지 않고 있는 데에는 불만족스럽다. 김 대통령은 앰네스티 가족으로써 활동에 대한 연대를 표했고 인권피해자에 대한 구제를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6개월간 한국의 인권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기때문에 실망했다.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 보겠다.”

    _ 한국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앰네스티의 입장은 무엇인가. 폐지인가, 개정인가, 아니면 남용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인가.

    “한국상황에서 안보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정부는 안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현재의 국가보안법중 7조와 같은 독소조항이 국가안보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오히려 이 법은 인권을 침해하고 정치활동을 규제하는데 쓰이고 있다. 김 대통령은 ‘머지않은 장래에’ 이 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법을 개정할때도 사전에 여러 인권단체들과 폭넓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_ ‘머지 않은 장래’ 란 언제인가? 그리고 그 내용은 무엇인가?

    “나도 정확히 그 뜻을 모르겠다. 이에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법무부장관과의 면담때 듣기를 기대한다.”

    _ 앰네스티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잘 모르고, 또 별 관심을 갖지 않는것 같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도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사정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제공하는 북한에 대한 정보도 정확치 않은 것 같다. 북한은 최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탈퇴하고자 제의해왔으나 위원회가 이를 거부했다. 잘한 결정이다. 우리는 남북한 모든 코리안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권문제에 관한한 앰네스티 독자적으로든 유엔등 국제기구와 연대해서든 언제나 북한정부와 협의할 태세가 되어 있다. 그러나 인권문제는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세네갈 출신의 ‘세계인권 파수꾼’

    사네총장은 세네갈 출신으로 캐나다의 카톤대 정치학박사. 졸업후 캐나다 경제개발원조기구인 국제개발연구센터 국장으로 12년간 근무하면서 아프리카 40여개국의 개발프로젝트 350건을 추진한 바 있다. 그는 이 업적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지역의 비정부기구인 PANAF를 창설했고 92년 10월부터 런던에 있는 앰네스티 국제본부 사무총장을 맡아 400여명의 직원과 함께 세계의 인권파수꾼역을 담당해오고 있다.

    이들 일행은 9월8일 한국에도착, 9일에는 청와대방문, 조세형 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주최 국회의원간담회, 외무부차관 면담, 시민사회단체대표들과의 만찬 등의 일정을 가졌다. 10일에도 기자회견, 신문·방송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 탑골공원에서의 민가협 집회참석, 법무부장관 면담과 저녁에는 세계인권선언지지 한국서명식 등의 바쁜 일정을 보냈으며 11일 김성만 등 출소양심수와의 만났고 양 노총위원장과의 오찬, 서울대 강연 등을 마치고 12일 출국했다.

    남영진·주간한국부 차장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