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경제교실] 이제는 '소비가 미덕'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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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09.24 11:24:24
  • [경제교실] 이제는 '소비가 미덕'인 시대

    09/24(목) 11:24



    IMF관리 체제 이후 소비 지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98년 7월중 내수용 소비재 출하가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했는데, 올해 초보다 감소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중 승용차, 냉장고 등 내구재 소비가 32.8%나 감소하였고 남녀기성복, 의약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1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소득의 감소 폭보다 소비의 감소 폭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전망을 더 어둡게 보고 있다는 증거이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케 한다.

    내수는 크게 소비와 투자로 구분되는데, 소비는 내구재 소비와 비내구재 소비로, 투자는 설비 투자와 건설 투자로 각각 나뉘어진다. 97년 기준으로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64.8%에 이르고, 투자는 35%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그만큼 국내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제 성장의 발판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내수가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수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경우 최소한의 고용과 부가가치를 내수 시장에서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98년 7월중 소비 활동 동향

    IMF 체제로 대표되는 경제위기는 우리 기업과 금융 부문에 과감한 구조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조정의 진행으로 근로자는 임금 삭감과 퇴직 등으로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부동산이나 주식 등 보유 자산 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기업은 고금리와 금융 시스템 마비로 설비 투자 여력이 줄고, 경기 침체로 투자 유인도 감소한다.

    소비 위축이 우리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소득의 감소는 직접적으로 소비 지출감소로 이어지고, 설비 및 건설투자 감소와 함께 전체적인 내수 부진으로 귀결된다. 이런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이 도산하는 등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다시 생산 감소와 고용 축소의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이런 흐름을 조기에 단절시키면서 경제를 회생의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노력들 중 하나가 건전 소비 육성을 통한 내수 시장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건전소비란 사치와 향락성 소비를 제외한 합리적인 판단과 계획아래 행해지는 소비활동이다.





    소비 위축의 악순환 흐름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 절약하자는 의미로 펼쳐진‘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아나바다 운동’이 확산되고있다. 이는 과거의 거품 소비를 제거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정상적인 소비 활동까지 너무 억제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즉, 소비를 너무 줄이게 되면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물건이 팔리지않아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실업이 늘게 되고, 이는 다시 소비를 줄이게되는 악순환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90년대 이후 장기 불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지나친 저축과 그로 인한 소비 위축을 들고 있다. 자동차(경제)가 빨리 달리려면 타이어(저축)와 엔진(소비)이 모두 좋아야 하는데, 일본은 저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과소비는 지양해야 할 것이지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건전한 소비마저 위축돼서는 안될 것으로 판단된다.

    건전한 소비를 육성하기 위해서 우선 정부는 소비자들이 소비지출을 늘릴 수 있도록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등 미래의 경제여건을 개선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 소비자가 현재의 소비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현재 소득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예상 소득이 중요 결정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고용 불안과 실업후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소비자는 더욱 소비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적정 범위내에서의 재정 지출 확대와 특소세,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도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다.





    기업, 공격적 마케팅 전략 필요한 때

    기업은 불황만을 탓하지 말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등을 통해 불황을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IMF형 저가 제품을 공급한다든지, 단골 고객을 위한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여 시장 수요를 창출해 나가는 기업혁신도 필요하다.

    소비자는 자신의 현재와 미래 소득을 예측한 다음 합리적인 소비 계획을 작성하여 적정 수준의 소비활동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것이 국가 경제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소비를 통해 경제가 회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본 자세를 바꿔야 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가 회복되기를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경제가 회생하는데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절약이 미덕’인 시대에서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정희식·현대경제연구원 주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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