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추석에 볼만한 영화] 영화속에 빠져 잠시 세상을 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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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09.30 11:56:00


  • 오랜만에 우리 것을 찾는 추석. 차례를 지내고 친척·친지들과 영화관을 찾는 모습을 흔히 본다. IMF한파로 차례상의 메뉴는 줄었지만 영화관과 비디오가게는 활황이다. 영화계는 오히려 올 여름 관객동원이 성공적이어서 추석대목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 선보이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를 소개한다.

    <한국영화>

    이번 추석에 선보이는 한국영화는 ‘사랑의 몸짓’으로 주제를 정했다. 3편 모두가 섹스와 키스에 대한 얘기를 쏟아 놓는다.

    키스할까요

    냉정하게 말하면 10대들을 위한 영화.‘사랑’이라면 가슴 두근거리지만 막상 첫 키스조차 두려워 망설이는 나이. 주연도 그들이 좋아하는 안재욱과 최지우를 내세웠다. 연예잡지 기자인 연화(최지우)는 나이는 27살이지만 행동이나 모습은 유치할 정도로 바보스럽다. 인터뷰할 배우 앞에서 건전지가 모두 닳은 녹음기를 주물럭거리고, 글씨가 잘 안 쓰이는 볼펜을 종이에 문지른다. 멍청하게 영화 촬영현장의 전기배선을 건드려 난장판을 만들고, 참다못한 애인(조민기)이 이별을 선언하자 정신나간 사람처럼 행동한다. 자신의 미모를 가꿀 줄도 모른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남자는 경현(안재욱). 신참 사진기자인 그는 사랑에 대해 모두 알고, 경험도 많은 것처럼 행동하지만 알고보면 비슷한 숙맥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사랑의 감정을 조금씩 키워가는 경현과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연화가 티격태격하는 것으로 웃음을 만들어 간다. 궁극적 목표는 두사람의 첫 키스. 갈등과 잠시동안의 안타까운 이별을 겪게 하고는 이루어 준다. 김태균 감독의 두번째 작품. 그러나 새로움이 없다. 모두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물론 영화가 꼭 새로울 필요는 없지만.

    정사

    사랑의 몸짓중 섹스가 중심이다. 그것도 남편과 아이가 있고 가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39살의 유부녀 서현(이미숙)과 20대후반 남자 우인(이정재)이 미친듯이 벌이는 불륜. 더구나 우인은 미국에서 곧 귀국할 서현의 여동생(김민)과의 결혼을 불과 20일 앞두고 있다. 첫눈에 반한 우인. 혼수품을 함께 장만하면서 그는 서현에게 사랑의 감정과 몸짓을 시도한다. 두려움에 망설이다 정신없이 우인과의 사랑에 빠져드는 서현은 마치 새로운 자아를 발견한듯 모든 것을 팽개친다. 남편 아이 동생, 심지어 도덕성까지. 그러나 영화는 어느 쪽도 손을 들어주지 않고 두 사람이 헤어졌지만 서로 모른채 같은 비행기로 외국으로 떠나는 것을 끝을 낸다. 대사보다는 영상, 정물화같은 절제된 움직임,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철저히 젊은 관객들을 겨냥했다. 그러나 그것이 개연성, 설득력 없는 스토리까지 감싸주지는 못한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세 여자의 섹스에 관한 솔직한 고백. 저녁식사 자리에서 그들은 쑥스러워 하거나 감추는 기색이 없이 자신들의 섹스에 대한 가치나 느낌, 생각들을 털어놓는다. 호정(강수연)은 결혼무용론자로 자유분방한 섹스를, 반대로 연이(진희경)는 결혼할 사람과의 섹스를 고집하고 거기서 만족을 찾으려는 수동적인 섹스관을, 순이(김여진)는 경험은 없지만 온몸이 불타버릴 그런 격렬한 섹스

    관을 가졌다. 실제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대로 행동한다. 그리고는 깨닫는다.

    진실한 사랑없는 섹스는 허무하고, 섹스란 자신이 주체적으로 받아들일때 희열이 있으며, 상상속에 키워진 섹스는 위험한다는 사실을. 여자들의 수다는 직설적이지만 재치가 있어 꺼내기 어려운 여성의 섹스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정사장면을 반복해 그 장점들을 희석해 버렸다.

    <외국영화>

    러시아워

    96년‘홍번구’에 이어 할리우드에서 성룡의 존재를 화려하게 수놓아 준 최신 액션물. 9월18일 미국서 개봉, 첫 주말 1,300만달러 흥행수입을 올리며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성룡의 장기인 리얼액션과 코믹한 연기가 LA한복판에서 벌어진다. ‘콘에어’의 짐 쿠프 감독은 여기에 스캐일과 스피드를 강화했다. 리(성룡)가 LA경찰청 사고뭉치 형사 카터(크리스 터커)와 파트너가 돼 FBI의 냉대를 극복하고 납치당한 홍콩 고위층 관리의 딸을 구한다. 차가 밀리는 도심에서 펼쳐지는 성룡의 재치있는 액션과 거대한 폭파장면이 영화의 오락성을 높인다.

    넉오프

    반대로 할리우드 액션스타 장 클로드 반담은 홍콩을 찾았다. 그의 파트너가 돼 준 사람은 서극 감독. 홍콩이 중국으로 귀속되는 날 벌어진 러시아 마피아의 음모. 그것은 인형의 눈, 청바지의 단추로 위장한 폭탄으로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으려는 것이다. 이를 무역중개상인 레이(장 클로드 반담)가 CIA요원이란 신분을 숨긴 친구 토미(롭 슈나이더)와 함께 막아낸다. 처음부터 끝까지 심각하던 장 클로드 반담이 유머스런 행동을 연출하고, 좁은 공간에서 홍콩식 빠른 액션을 구사하지만 소란스럽기만 할 뿐 영화가 제대로 맥을 잡지 못한 느낌이다.

    어벤저

    미국 네티즌들에게 ‘올해 8월까지 개봉한 영화 베스트 10’중 1위를 차지했다. 첩보물이지만 그만큼 소재와 캐릭터가 독특하고, 컬트적 냄새도 배어있다. 첩보물의 대가인 숀 코너리가 여기서는 미치광이 과학자로 나온다. 날씨를 조작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그를 저지하는 미모의 기상학자 에마와 영국비밀첩보원 역은 우마 서먼과 랄프 파인즈가 맡았다. 1960년대 영국에서 인기리 방송했던 TV시리즈를 제레미아 체칙이 영화로 연출했다. 폭풍과 해일, 폭설등 특수효과가 아니면 불가능한 자연재해들이 영화의 복고적 분위기와 어울려 묘한 느낌을 준다. 숀 코너리의 노련한 연기는 여기서도 변함이 없다.

    마스크 오브 조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제작한 신판 조로. 검은 가면의 조로가 독재자를 처단하는 것은 전편과 같지만 활달하고 빠른 액션, 신세대적 감각의 조로 알레한드로(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등장한다. 행동과 성격에서 완벽한 75년 알랑 들롱의 조로와 달리 그는 성급하고, 다혈질에 아름다운 여인 엘레나(캐서린 제타 존스)를 보고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실수투성이의 젊은이다. 자칫 영화가 장난으로 흐를 위험을 막아주는 인물이 바로 노련한 1대 조로 돈 디에고(앤서니 홉킨스). 디에고는 아내의 원수인 캘리포니아 총독을, 알레한드로는 형을 죽인 장교 러브에게 복수한다. 남자관객들에게는 조로 못지않게 다이나믹하고 예쁜 캐서린 제타 존스의 매력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이대현· 문화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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