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만추] 트렌치코트와 스카프로 낭만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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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0.28 15:06:00


  • 트렌치코트, 스웨터, 스카프로 우수어린 가을의 낭만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패션이 늘고있다. 한 마디로 이번 가을 패션경향은 편안하고 실용적인 옷.

    성적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몸에 착 달라붙거나 탈의실에서 막 갈아입고 나온 듯 산뜻한 옷 대신 옷장 속에 오래 묵었던 것 같은 헐렁하고 익숙한 옷들이 유행하고 있다. 이것은 요즘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옷에 투자할 만큼 여유가 없으며 우울하고 침체된 사람들의 마음상태가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옷을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늘 속옷이라도 보일까 아슬아슬할 정도로 길이가 짧았던 미니스커트는 완전히 사라졌다. 롱스커트나 바지가 대신 자리잡았다. ‘호경기에는 미니스커트가, 불경기에는 롱스커트가 유행한다’ 는 패션업계의 말을 감안하면 호경기를 기대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전망이다.

    남성복의 변화도 비슷하다. 지난해까지 몸에 딱 맞는 ‘모즈룩’ 은 물러나고 올해엔 넉넉하고 넓고 길어진 실루엣으로 돌아갔다. 재킷과 바지의 길이가 모두 길어지고 여성복처럼 허리를 조이던 상의는 벙벙해졌다.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유행을 좇기보다는 언제나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고르게 된 것이다.

    이번 가을패션의 매력은 무엇보다 낭만적이고 안정적인 멋에서 찾을 수 있다. 여학생 교복을 연상시키는 회색 주름치마, 손으로 짠 듯한 거친 느낌의 스웨터, 발목까지 내려오는 코트, 스카프의 유행 등이 그러하다.

    각진 어깨의 수트와 재킷 대신 두툼하고 넉넉한 카디건, 터틀넥 스웨터로 갈아입은 여성에게서 확실히 전투적인 분위기 대신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고있다.

    21세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그동안 외국컬렉션에서 보여주었던 미래적인 디자인, 기하학적인 문양, 인공적인 느낌의 신소재들이, 거센 IMF의 찬바람속에서 세계유행 흐름에 민감하던 한국여성들의 패션감각을 복고풍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김동선·문화과학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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