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경제교실] 부동산, 2000년이후에나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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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0.14 14:56:00


  • 우리나라 주택가격은 92년 5%, 93년에 3%정도 하락한 후 96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 96년 1.5%, 97년에 4% 가까이 상승했으나 작년말 IMF구제금융 이후 또다시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전국 평균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은 4월의 2.8%, 5.5% 하락에서 5월에 들어 2.3%, 3.7% 하락으로 하락 폭이 둔화됐고 6월에는 1.5%와 2.2%로 하락폭이 더욱 둔화됐다. 지가는 1/4분기에 1.27%가 하락하였으나 2/4분기에는 하락폭이 9.5% 정도로 확대됐다. 이처럼 하락을 거듭하던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입어 7월에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경기 불황이 2/4분기 이후 점차 심화되던 시점에서 부동산 가격만이 회복되는 특이한 현상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시점에서 향후 부동산 가격에 대해 전망한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제환경의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금융및 대기업, 공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우리 경제는 대외 환경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세계 각국 경제에 확산되어 세계 경제 위축이 심화된다면, 우리경제의 침체는 심화, 장기화되고 상당기간 부동산 가격도 폭락의 수렁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향후 대외적인 경제 여건이 불안한 양상은 지속하겠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최근 국내 부동산에 대한 전망과 평가를 통해 올 하반기와 내년의 부동산 가격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올 하반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지난 7월처럼 상승세를 탈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하향세로 돌아설 것인가, 또 내년엔 상승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상승한다는 쪽은 현재 주택의 부분적인 상승세가 토지나 부동산시장 전반으로 확대된다는 의견에서 나온다. 향후 금리 안정세가 지속되고, 정부도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에 의한 자산디플레와 내수부진을 막기 위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한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정부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중 주택모게지 제도나 자산 유동화제도를 도입할 경우, 부동산 투자 자금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작년 IMF이후 주택공급이 40%이상 크게 줄어들고 있어, 입주시점인 2~3년 후엔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하향론은 최근 부동산가격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라 일시 반등 조짐이 있긴 하지만 하반기엔 하향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공기업, 금융권및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극심한 내수침체에 따른 가동률 저하로 실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부동산 매물도 엄청나게 늘어나 부동산 가격이 재차 하향할 것이라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들은 부분적으로는 모두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올 하반기엔 가격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양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 이후 부동산 가격은 여유계층의 수요 증대 수준이 아닌 전세 수요자등 대기 수요자가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느냐의 여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구조조정이나 실업확대로 나온 급매물로 인해 부동산 가격 인하 압력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 것이냐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IMF이전까지 국내 부동산가격은 주택공급물량, 금리, 주식가격동향, 경제성장등 요인과 교통·환경등 개별 입지여건, 개발가능성 등이 주요한 변수였지만 실업 자체는 주요한 변수로 취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IMF 이후 기업부도, 구조조정 혹은 실업에 따른 매물 폭증이 부동산 가격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등장했다.

    이는 과거 국내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 실업과 달리 IMF 이후의 실업은 단기간에 거의 대부분 국내 기업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재취업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자산 처분이나 주거 수준의 하향 이동으로 인한 부동산 급매물이 날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들어 극심한 내수 부진에 따른 가동률 저하로 인해 산업 기반이 붕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통화량 증가, 금리인하, 소비자 금융지원 확대, 중도금 대출 확대 등을 통해 경기 부양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은 소득 감소 폭보다는 소비 감소폭이 크고, 기업의 설비투자도 구조 조정, 가동률 저하, 과잉설비로 이자율에 대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경기 부양 대책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기 저점도 확인하기 어려운 처지다.

    따라서 향후 부동산가격은 비록 정부의 경기부양책, 부동산 규제 완화등 가격 상승요인이 크기는 하지만 수출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데다, 연말까지는 실업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부동산 급매물의 증가세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구조 조정은 정부가 시한을 정한 것처럼 단기간 내에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 구조조정은 원래 장기적인 과제이고 늘 필요성이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라고 봐야 한다.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증가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들어 내수 및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올 하반기의 성과가 반영되는 내년초에는 또다시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이 확대되곤 있지만, 8월 이후에 하향세로 돌아선 부동산가격은 연말까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대규모 SOC투자로 이어질 경우에는 금리도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있기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쯤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부동산 가격의 회복은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주택 공급 부족이 현실화되는 200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덕·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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