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바둑] 조지훈.이창호, 실질적 결승전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0.14 15:13:00


  •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선수권전이 이창호와 조치훈, 류시훈과 마샤오춘간의 4강격돌로 압축되었다. 지난 8~9 양일간 전주에서 속개된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이창호는 일본의 실력자 고바야시 사토루를 조치훈은 중국의 루샤오광을 누르고 4강에 올랐다. 또 류시훈은 한국의 막강신예 이성재를 일축했고 중국의 마샤오춘은 일본의 노장 가토 마사오를 꺾었다.

    표면상으로는 한중일 3강의 대결이지만 실제로는 한국의 삼각편대에 중국의 정찰기(마샤오춘)가 뒤따르는 형국이다. 일본기원 소속으로 출전한 조치훈과 류시훈이 일장기를 달았지만 그들을 일본대표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한국인 3인에 중국의 마샤오춘이 홀로 도전하는 형식.

    한국의 이창호 일본의 조치훈 그리고 중국의 마샤오춘 등 각국의 최고수가 4강까지 진격했다는 점에서 이번 4강 격돌은 관심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창호와 조치훈이 만나는 대진이 실질적인 결승으로 꼽힌다.

    두사람간의 대결은 지금까지 일곱번 있었지만 6승1패로 이창호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바둑가의 일반적인 전망은 이창호의 우세로 모아진다. 아무래도 제한 시간이 3시간인 국제전에서는 이틀거리에 익숙한 조치훈이 시간에 쫓기는 현상이 될 것이고 국제전 우승 10회에 이르는 금자탑을 세운 이창호에게는 조치훈의 끈기도 결국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얘기는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두사람간에 존재하는 라이벌 의식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감정싸움이다. 조치훈은 명색이 일본바둑계의 최고봉으로서 본인방전 10연패, 대삼관왕 3회에 빛나는 일본바둑 역사상 최고의 기사로 주저없이 꼽히는 대기사. 그러나 그런 막강 전력의 조치훈도 결국엔 세계바둑의 조류를 주도하는 이창호에게는 죽을 쑨 전력이 부끄럽고, 따라서 일본의 일인자일지언정 세계고수대열엔 끼지못한다는 혹평까지 받고있다.

    게다가 올해초 이창호와 조치훈간의 이틀거리 바둑을 이벤트로 성사시켜보려던 한국측의 요청을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거절한 바 있는 조치훈으로서는 약간은 ‘비겁자’ 취급을 받고있는 요즘이기도 하다. 따라서 조치훈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이창호를 보기좋게 이겨 ‘본의 아니게’ 실추된 명예를 되살리고싶은 강한 충동을 갖고있다.

    최근 들어 국제전 4강까지 올라본 경험도 거의 없는 조치훈이기에 이번 대결만큼은 이창호와의 자존심싸움으로 명명하고 덤벼들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 한판을 이긴다면 아무래도 실질적인 우승에 근접한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조치훈으로서는 6년만에 세계대회에서 우승하여 바둑인생 최고의 해를 맞이하려할 것이 틀림없다. 근년들어 가장 치열한 바둑이 예상된다.

    류시훈과 마샤오춘간의 대결은 조금 맥이 빠진다. 두사람 모두 우승권에 근접한 멤버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마샤오춘의 경우, 이창호에겐 내리 10연패의 수모를 당하는 중이라 가위눌림에서 도저히 해방될 기미가 없는 상태. 그리고 조치훈에게도 여지껏 그리 만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하여 아무래도 결승까지 간다고 해도 우승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크호스는 류시훈이다. 마샤오춘과는 과거 3,4년전 교류전에서 거의 영패를 당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있기는 하지만 마샤오춘이 과거처럼 칼날이 매끄럽지 못한데다, 워낙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사상 첫 우승의 꿈을 품을만하다. 류시훈이 지금까지 4강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 따라서 4강 상대로는 그리 막강이라 할 수 없는 마샤오춘이면 한번 힘을 내 봄직하다.

    이창호가 결승에 오른다면 9할은 우승이라 할 것이고 조치훈이 오른다면 마샤오춘과는 6할, 류시훈과는 7할정도의 확률이 보인다. 이창호와 조치훈간의 대결은 이창호가 6할의 확률을 갖는다. 류시훈과 마샤오춘간의 대결은 마샤오춘이 6:4 정도로 우세.

    4강전은 11월2일 서울서 속개된다.

    진재호·바둑평론가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