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뜻밖의 깜짝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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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0.21 15:11:00


  • 올해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였으나 이틀 간격으로 뜻하지 않은 사건이 터져 전시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사건의 주인공은 인도 작가 살만 루시디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

    루시디는 10월 6일 오후 개막식 끝무렵에 단상에 나타나 10분간의 짧은 연설을 남기고 번개같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이란 정부가 최근에 살해 명령을 취소했지만 나는 여전히 위험한 상황” 이라면서 “이제는 날마나 닥치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책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 고 연설하자 개막식 분위기는 절정에 도달했다.

    루시디는 소설 ‘악마의 시’ 에서 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와 회교 경전 코란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호메이니에 의해 살해 명령을 받고 잠적중이었다. 그는 비슷한 이유로 도피중인 방글라데시 작가 타슬라마 나스린에게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면서 “도서전은 단순히 책을 쌓아두는 곳이 아니라 인류 자유정신의 집결지” 라고 강조한 뒤 순식간에 사라지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이틀뒤 8일 낮 12시55분엔 사라마구가 노벨상을 수상, 도서전은 또 한번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독일 출판사 초청으로 도서전을 참관했던 그는 스페인으로 가기 위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 수상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비행기 탑승 5분을 남기고 전시장으로 되돌아왔다. 포르투갈 국가관에 각국 기자, 출판사 관계자 수백명이 몰려들었고 국가관 안팎엔 사라마구의 대형 사진도 게시돼 열기를 높였다. 즉석에서 기자 회견을 하던 그는 밀려드는 인파 때문에 건물 중앙 브리핑룸으로 인터뷰 장소를 옮겼을 정도였다.

    썰렁한 출판 경기에도 그의 작품에 대한 저작권 계약은 활발하게 진행됐다.그의 판권 대리인들은 쇄도하는 상담 인파로 하루종일 시달렸으며 문의 전화로 잠도 못 잤다고 한다.



    최형욱 서울경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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