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문화로 세상읽기] 더 큰 '칭찬합시다'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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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0.21 15:41:00


  • 두산그룹이 최근 ‘칭찬합시다’라는 행사를 마련했다. 매달 3명을 골라 그 내용과 인물을 사보에 싣는다. LG전자도 사내 전자게시판을 이용해 칭찬운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9월부터 정보통신부문에서 시작했다. 사내통신망을 통해 칭찬릴레이를 벌인다. 하루 10여명이 넘는다.

    처음에는 어색했다고 한다. 내용도 업무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칭찬에 인색한 우리 문화를 그대로 보는듯 했다. 그러나 금방 달라졌다. 업무와 관련된 후배들의 선배에 대한 존경,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일에 솔선수범하는 동료에 대한 칭찬뿐이 아니었다. 그냥 스치고 지나갈 작은 일들, 작지만 따뜻한 마음까지 쑥스러워 하지 않고 칭찬하고 있다. 사내 분위기도 달라져 갔다. 감원과 임금삭감으로 잔뜩 움츠러든 어깨가 조금씩 펴졌다. 격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삼성전자 홍보실 장재관 과장.“사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유도해 사내 일체감를 만들려고 했다. 그것이 기업의 능률과 효율성을 높이는 최고의 무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칭찬운동’으로 얻은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이제까지 술자리나 점심식사 때 단골 메뉴는‘비난’이었다. 그 자리에 빠진 동료나 상사, 아니면 경쟁회사나 우리사회와 정치.

    그것이 없어지고 있다. 대신 누구에게나 장점을 찾고, 숨겨진 미덕을 엿보려 했다. 타인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갖게 됐다. 너그러워졌다. 표정이 밝아졌다. 웃음이 많아졌다. 조직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단순히 경제적인 효과만 아니다.‘칭찬’은 장점을 키워준다. 자신감과 창의력까지 갖게 한다. 다가올 21세기 인간형이라고 우리가 말하는 ‘골드컬러’가 길러진다. 칭찬만큼 손쉽고 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와 교육도 드물다. MBC TV ‘21세기 위원회, 칭찬합시다’코너가 더욱 자랑스러워지는 것도 당연하다.

    적어도 이 프로그램이‘칭찬하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우리사회에도 칭찬받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벌써 7개월째 긴 릴레이를 하면서 65명이나 찾아갔다. 처음에는‘칭찬합시다’‘칭찬합시다’라고 외쳤다. 칭찬하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가를 강조했다. 재미를 주려고 애썼다. 아이디어가 좋다는 자화자찬도 늘어 놓았고, 방송의 공익성이나 공공성은 “이런 것”이라고 떠들기도 했다. 감동을 이끌어 내려 때론 과장도 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칭찬합시다’의 주인공들은 한결같다. 신체와 언어가 서툰 뇌성마비자도, 수화로 농아들의 손발이 된 여자도 “칭찬 받을 일을 하지 않았는데”“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며 산다.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다”였다. 못나서도, 넉넉해서도 아니다. 이 겸손과 만족의 자세야말로 ‘칭찬합시다’의 최고 선물이다. 태극기를 들고 전국을 요란하게 뛰어 다니고, “제2건국”을 외쳐서 나오지 않는다. TV의 위력이다. 대중문화의 존재이유다.

    이대현 ·문화과학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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