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비디오엿보기] 전쟁이 만들어 낸 것들 '마더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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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0.29 15:11:00


  • 프랑스 감독 알렉산드르 아르카디의 ‘코드 네임 K’ 에 이어 전범 문제를 다룬 영화 한 편이 또 출시되었다. 미국의 젊은 감독 키이스 고든의 ‘마더 나이트 Mother Night’(우일 출시). 키이스 고든은 배우로도 간간히 얼굴을 내밀며 감독을 하고 있는데, 국내에는 감동적인 전쟁 소품 ‘휴전’ 이 출시되어 그의 만만치 않은 연출 실력을 알린 바 있다. 대규모 총격전 없이 전쟁의 비극과 어리석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휴전’ 은 연출 지망생들이 교과서로 삼아도 좋을만큼 작가 정신이나 경제적인 연출력이 돋보인다.

    쿠르트 본네구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마더 나이트’ 는 1961년 이스라엘의 하이파 교도소에 수감된, 독일에서 활동했던 미국인 극작가 하워드 켐벨 주니어(닐 놀테)의 회고를 따라간다. 그의 극적인 인생 행로를 통해 전쟁의 비극과 아이러니, 첩보전에 희생된 한 인간의 정체성 확인 작업, 국가와 개인, 사랑과 배신 등을 두루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 부분에 빙 크로스비의 노래 ‘화이트 크리스마스’ 가 흐르는데 감독은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극적인 주인공의 일생에 평안을 주려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외에도 비발디의 ‘사계 중 알레그로’ 와 아르보 파트의 ‘벤자민 브리튼 추모 성가’ 가 연주되어 음악으로나마 주인공의 영혼을 위로하려 한 감독의 배려가 엿보인다.

    1904년 뉴욕에서 태어난 켐벨은 1919년 아버지의 사업때문에 독일에서 살게된다. 극작가로 이름을 얻게된 켐벨은 독일 경찰국장의 딸인 아름다운 여배우 헬가(쉐릴 리)와 결혼함으로써 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미국 참전이 결정되기 3년 전, 부모님은 독일을 떠나며 켐벨에게 함께 가자고 하지만 켐벨은 제 2의 조국이 된 독일에 남는다.

    공원에 앉아있던 켐벨에게 미연방 전쟁국의 위타넨 소령(존 굿맨)이 접근하여 고위층과 가까운 켐벨의 지위를 이용하여 이중첩자로 활약해줄 것을 부탁한다. 도덕적 인물을 창조해냄으로써 영웅주의와 순수에 대한 집념을 보여왔던 극작가 켐벨은 이를 승낙하고, 이때부터 켐벨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밝힐 수 없는 그림자 사나이가 된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국은 그의 존재를 부인하고 또 모르기도 했으며, 미국으로 숨어든 켐벨이 이스라엘 첩보부의 위협을 받을 때 그를 도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백인 기독 민병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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