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강은 살아나야 한다]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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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1.26 11:22:00


  • 한때 오염된 물의 대명사였던 낙동강이 최근들어 조금씩 맑은 모습을 되찾고 있다.

    1,300만 영남인의 젖줄 낙동강은 91년 3월 사상 유례없는 식수오염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소위 ‘페놀’파동이다. 저녁밥을 준비하던 주부, 밀가루 반죽을 하던 제과점, 떡쌀을 담그던 방앗간 등 낙동강물을 상수로 사용하던 곳에서는 하나같이 심한 악취로 몸서리를 쳤다. 처음에는 소독약 냄새려니 했던 시민들은 점차 정도가 심해지면서 숨쉬기조차 힘들어지자 행정당국과 언론기관에 문의했지만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음식점과 식품가공·제조업체는 준비한 재료를 버려야 했고 반품소동으로 엄청난 손해를 봐야 했다.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1주일 이상 우유와 생수 등에 의존했다.

    결국 악취의 원흉은 구미공단의 한 전자부품회사가 흘려보낸 페놀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기형아 출산을 우려한 임산부들은 병원을 찾았고 일부는 원치않는 낙태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페놀소동은 맑은 물 공급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때 피해를 입은 임산부들은 환경운동단체를 결성, 낙동강 수질보전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후 94년 1월 갈수기에 대구에서 또 한차례 식수파동이 일어났다.낙동강물에 암모니아성 질소성분이 과다해지자 이를 정화하기 위해 염소를 너무 많이 넣어 일어난 사건으로 결론 났지만 정확한 원인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같은해 여름에는 대구 성서공단 폐수처리 업체에서 저장중이던 발암성 물질 디클로로메탄이 유출되는 사태가 이어졌다.





    ‘죽음의 강’에서 ‘맑은 물 흐르는 강’으로

    이처럼 잦은 사고로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죽음의 강으로 변하지 않는가 하는 위기감이 일었다.

    사고가 날때마다 관계당국은 각종 수질개선과 오염방지 대책을 쏟아냈다. 대책이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관심과 조심’ 때문인지 낙동강 수질이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낙동강이 많은 강수량 덕분에 종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

    대구 지방환경관리청에 따르면 금호강이 합쳐진 고령교 지점의 10월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는 2.7PPM. 1월에는 2.4PPM까지 떨어지는 등 올들어 평균 3.2PPM을 유지하고 있다 .95년 3월 10.4PPM등 평균 7.3PPM, 96년 평균 5.8PPM, 97년 5.1PPM등 꾸준히 개선돼 머지않아 목표수질등급 2급수(3PPM)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 영락교 지점은 최근 몇년간 한때 기준치 1PPM을 넘기도 했으나 올해는 0.9PPM을 유지하고 있고 왜관은 1.5PPM, 대구 상수도 취수원이 있는 달성은 1.5PPM으로 어느정도 깨끗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질이 개선된 것은 무엇보다 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에 천문학적 투자와 민간환경단체의 낙동강 살리기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페놀사태 당시 대구의 하수종말처리용량은 25만톤에 불과했으나 올 11월 현재 164만톤으로 확충, 하수처리율은 91.4%로 부산(46%)의 2배에 달한다. 특히 내달말 서부처리장의 13만톤 증설공사가 끝나면 대구는 전국 최초로 하수처리율 100%를 달성하게 된다.

    이와함께 부영양화의 원인물질이 되는 인과 질소의 농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고도처리시설을 달서천(40만톤)과 북부(11만3,000톤) 서부(52만톤) 신천(68만톤)에 설치중이다.

    경북지역은 아직 하수도보급률이 올 연말까지 53.5%에 지나지 않아 하수처리율도 현재 19.1%에서 연말까지 28.7%선에 그칠 전망이다. 도는 내년에는 처리율을 48.3%, 2001년에는 64%로 높이기로 하고 수질보전예산으로 한해 2,72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오염취약 지역에 자동경보시스템 구축

    오염취약 지역에 대한 자동경보시스템도 속속 구축되고 있다. 성서공단 복개천과 고령교 지점에는 이미 물벼룩을 이용한 생물학적 경보장치와 함께 전자·기계적인 경보기가 함께 설치돼 운영중이다. 이 자동경보장치는 용존산소 수온 등 일반적인 사항과 함께 유기화합물질 등 유해물질 11개항목과 TOC(총유기탄소)등을 측정해 기준치를 넘게 되면 대구 북구 복현동에 있는 낙동강수질검사소에 즉각적인 경보를 울리게 한다. 이같은 경보기는 강창교, 왜관, 경남 적포교 등 낙동강 중하류 4개지역에 추가설치될 예정이다.

    낙동강 수질이 개선된 것은 민간환경운동단체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환경브로커 노릇을 해 빈축을 사기도 한 환경단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시민들이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케 하고 당국의 경각심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실제 대구환경운동연합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등은 환경감시단을 조직, 강주변을 누비며 불법매립된 쓰레기등을 적발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민간환경운동단체도 회원 및 후원금 감소 등으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94년을 전후해 수십개에 달하던 민간환경운동단체는 직접 환경감시활동을 하는 곳은 1∼2개, 교육·연구활동을 포함해도 4∼5개를 넘지 못하며 이마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환경기초시설 등에 대한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구의 하수도보급률은 87.1%. 농촌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는 양이 적지만 대구시의 인구증가에 대비해 하루빨리 하수도를 보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수도 확대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우·오수 분리시설이다. 일부 신규조성된 아파트단지에만 돼 있고 옛날 주택가는 아예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평상시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큰 비가 와 하수량이 급증하면 일부만 처리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강으로 흘러들어간다.

    더구나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투자를 다른 도시에 비해 엄청나게 해 온 대구시는 IMF사태에 따른 세수감소와 과도한 부채가 겹쳐 완벽한 우·오수 분리와 처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대구= 정광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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