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한중어업협정, 중국어선의 어족남획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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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1.18 11:56:00


  • 한중양국이 김대중 대통령의 중국방문에 맞춰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어업협정안에 가서명함으로써 5년여를 끌어오던 한중간의 최대외교현안이 마무리지어졌다.

    이날 타결된 어업협정의 주요내용은 지난달초 이미 타결된 한일어업협정과 견주어 여러가지 면에서 이색적인 내용을 담고있다.

    협정의 골자는 ▲잠정수역설정 ▲4년경과후 한중양국의 배타적수역으로 편입되는 과도수역개념 도입 ▲구조및 긴급피난에서의 상호협조및 ▲어업공동위원회설치 등이다.

    먼저 잠정수역이란 서해중간부분에 설정된 8만3,000㎢넓이의 수역으로 한중양국은 이 수역에서 공동으로 해양생물자원 보존을 위해 어선수 제한 등 양적관리를 실시하고 관리절차와 방법은 ‘한중 어업공동위원회’ 에서 협의키로했다. 잠정수역은 기본적으로 수역의 폭이 좁아 한중양국이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를 각각 그을 경우 수역이 중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도입한 개념으로 이미 한일어업협정에서도 이 방식이 도입됐었다.





    황해에 중간선 긋고 동일한 면적의 잠정수역

    그러나 잠정수역 도입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한중양국은 당초 한일어업협정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양국해안선으로부터 일정거리(한국은 52해리, 중국은 32해리)바깥수역을 잠정수역으로 획정키로하고 협상을 진행하다 중국측이 양쯔강하구의 해저모래톱 등을 감안한 해안선을 기점으로 하자고 하는 바람에 절충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거듭했다. 우리측은 이 경우 상당한 수역을 중국측에 빼앗긴다고 판단, 협상을 원점으로 돌려 황해의 중간에 가상의 중간선을 긋고 이를 기점으로 양국이 각각 동일한 면적의 잠정수역을 내놓는 방안을 내놓아 절충끝에 극적인 타협을 보았다.

    즉 양국해안선에서부터 서해중앙부위로 수역을 확보해나가는 방식에서 바다한가운데에서 해안선쪽으로 수역을 좁혀가는 발상의 전환을 했던 것.

    또 이 과정에서 양국은 배타적수역의 범위에 대한 견해차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과도수역’ 을 설정키로했다. 과도수역이란 한일어업협정과는 달리 이번에 처음 도입된 개념으로 일정기간(협상결과 4년으로 확정됨)은 잠정수역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다 이 기간이 지나면 양국의 배타적수역으로 귀속된다. 이 수역의 범위와 경과기간을 놓고도 한중양국은 대립을 거듭했다. 서해에서는 현재 중국측이 대규모선단을 투입, 우리의 12해리영해를 침범해가면서까지 각종 어종을 싹쓸이하고 있어 우리측은 가급적 배타적수역을 넓게 하자는 주장을 편 반면 중국은 좁게하자고 맞섰다. 양측은 이를 절충하기위해 머리를 맞대다 결국 양측주장(32~52해리)의 차이가 나는 수역을 과도수역으로 지정키로했으며 경과기간도 한국(3년)과 중국(5년)의 견해를 절충, 4년으로 타협을 보았으며 수역면적도 동일하게 맞추기로 합의했다.

    한중양국은 이밖에 북한 공해와 가까운 곳에 특정해역을 설정, 그곳에서는 중국 어선이 들어가 조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외교, 근래 보기드문 성공작 평가

    이번 협정에 대해 외교가와 수산업계에서는 우리외교가 근래들어 거둔 보기드문 성공작이라는 평을 하고있다.

    가장 큰 성과는 먼저 극성스럽기 그지없는 중국어선들의 우리수역에서의 불법조업과 어족남획을 제어할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중간 에는 어업협정의 부재로 사실상 양국 영해밖에서는 무질서한 공동어로, 특히 중국어선에 의한 남획이 이뤄져왔다.

    그간 중국어선의 우리해역 침범조업 건수를 보면 95년 7,375건, 96년 4,165건, 97년 1,691건이었으며, 올해의 경우 10월말까지 887건으로 집계되고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 94년 이후 현재까지 겨우 15건에 불과했다.

    수산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일이지만 중국어선들이 그간 동지나해로부터 순환해 올라오는 난대성어류를 남해안 일대에서 치어까지 잡아가는 바람에 사실상 서해가 황폐화일로에 있었다. 이번 협정으로 우리측은 잠정수역에서 어획고 등을 조절, 어족자원을 보존할 수 있게 됐으며 영해의 3배이상에 해당하는 배타적수역을 확보, 중국어선들의 우리연해조업을 근절시킬 수 있게 됐다. 우리측이 92년 한중수교이래 그간 중국에 어업협정 체결을 강력히 요청한 것도 중국어민들의 남획으로 인한 어민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이밖에도 서해의 경우 주요황금어장이 우리 흑산도근해와 제주도인근수역인데 이 수역대부분이 우리측 배타적수역으로 포함돼 이로인한 실익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이에비해 또 다른 황금어장인 중국 양쯔(揚子)강 하구부근 수역에 대해서는 과도수역으로 설정되거나 기존 조업질서를 유지키로 합의함으로써 우리 어선의 조업에는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어선들은 저인망선이 대부분이어서 갈치나 가자미 등 낮은 바다에 사는 어족을 무차별로 잡아가 서해 어민들의 피해가 컸다. 우리측은 어업실무회담이 열릴 때마다 불법조업을 중단해 줄 것을 호소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못했다. 따라서 이번 협상 타결은 어족자원 고갈양상을 보이고 있는 서해에서 어족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어민 반발, 서명 늦어질 가능성도

    어업협상 타결을 구체적인 어획량과 연관해 따져보아도 우리측이 손해볼 것이 없다는게 수산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우리어선의 중국수역어획량은 10만2,000t인데 반해 중국어선의 우리수역 어획량은 2배가 넘는 25만여t에 달한다. 어업협정 자체가 협정 당사자들에게 동등한 어획량을 추구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향후 협정이 유효한 5년간 우리측의 어획량은 산술적으로도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어선이 주로 잡는 어종이 꽃게와 장어, 갈치 등 고급어들이 대부분이어서 질적인 면에서도 우리가 유리하다는게 해양수산부의 설명이다.

    중국측이 이처럼 자신들에게 불리한 협상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지난 94년11월 유엔해양법협약 발효로 동북아 지역에서도 새로운 어업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국제적 여론과 김대중 대통령의 방중전에 외교현안을 타결지어야한다는 우리측의 압박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협정안에 대한 정식서명과 의회비준 등 후속절차를 조속히 마무리지어 이른시일내에 협정을 발효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측이 특유의 만만디전법을 구사할 경우 협정발효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방심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양국외무장관간의 정식서명과 양국의회비준절차 등을 감안하면 빨라도 두달이상이 걸릴 것” 이라며 “중국측의 성의있는 자세를 믿어야하겠지만 중국어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중국측의 서명지연작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윤승용·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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