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서울신용정보(주) "빚, 대신 받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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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1.04 11:36:00


  • “빚에 쪼들려 도산한 사람도 불쌍하지만 멀쩡한 돈을 떼인 채권자는 더욱 기가 막힐 노릇 아닙니까.”

    IMF 이후 수많은 업체와 개인들이 도산, 또는 파산하면서 돈을 떼이는 채권자들도 급격히 늘었다. 돈이 없어 빚을 갚지 못하고 빚을 받지 못해 부도를 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실정. 채권, 채무자간에 빚을 놓고 감정싸움으로 비화해 폭력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한다.

    중견 전자회사로 탄탄대로를 걷던 K사. IMF사태 이후 전국 각지에 물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해당업체 부도로 부실채권화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까지 쌓인 부실채권은 무려 30억원. 이 업체 역시 부도위기에 몰려 총력을 기울였지만 채권회수 자체가 불가능했다. 재산이 어느정도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게 채권추심 전문업체다. K사는 채권추심 기관인 서울신용정보(주)에 맡긴 뒤 부실채권의 거의 60%를 회복할 수 있어 다행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합법적인 절차 통해 돈 받아주는 업무기관

    채권추심업은 돈을 받지 못한 부실채권을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대신 받아주는 업무기관으로 지난해말 법적으로 허용이 됐다.

    채권추심 전문회사도 따지고보면 IMF시대의 산물이다. 채권추심업체가 재정경제부의 정식허가를 받아 영업을 한 것은 지난 5월. 도미노처럼 도산업체가 속출하면서 빚을 받지못해 도산하는 업체가 생기는 악순환이 발생하자 채권회수를 원하는 엄청난 수요가 생겨났다. 이미 유럽과 미국, 홍콩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채권추심업이 발달해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95년부터 허용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다 지난해 말에야 겨우 정식 허가가 났다. 물론 사회적으로 이른바 속칭 ‘해결사’로 불리는 채권청부업자가 불법적으로 운영돼 온 게 사실. 폭력등 불법수단을 동원하다 물의를 빚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신용정보조사를 위주로 했던 서울신용정보(주)가 처음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고 있고 현재까지 채권추심업 허가를 받은 업체를 10여곳에 달한다. 여타업체가 금융기관의 자회사로 모기업의 채권추심업무를 주로 맡고 있는 반면 서울신용정보회사는 독립법인.

    채권추심기관이 부실채권을 회수하는 수순은 정해져 있다. 우선 회사사장 또는 특수관계인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재산관계를 추적한다. 회사소유의 부동산과 동산은 물론 이들 관계인들의 재산을 추적함으로써 대체적인 재산을 파악한다. 주민등록등본을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양동작전이 진행된다. 독촉전담팀은 주채무자 보증인 등과 접촉, 재산근거자료를 제시하며 채무변제를 설득한다. 채무자가 협상에서도 돈을 낼 의사가 없을 경우에 대비, 추심부내 변호사와 법무사로 구성된 송무팀은 압류, 강제집행, 경매등 법률적 절차를 밟아나간다.





    쏟아지는 의뢰, IMF 관리시대 실감

    서울신용정보(주)가 현재까지 의뢰받은 채권추심건수는 무려 1,500여건, 1,500억여원에 달한다. IMF 관리시대를 실감케한다. 기업과 금융기관 등 법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업들이 채무 또는 외상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채권추심에 관한 전화문의만 하루 수천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중소기업으로서는 채권회수전담팀을 꾸리기도 힘들뿐더러 부동산등을 추적할 조사기법도 가지고 있지않아 일단 채무자가 돈을 갚지않는 경우 속수무책. 특히 고의부도를 내는 악덕 채무자의 부실채권은 손을 들 수 밖에 없다. 돈이 없어 외상을 못 갚고, 외상을 못받아 도산을 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사 정희영 기획실차장은 “부도업체의 70~80%가 외상매출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파산을 한다”며 “하지만 이들이 외상매출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는 방법자체를 알지 못하고 인력도 없어 속앓이만 하다 부도를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채권추심업이라해서 모든 재산을 추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금이나 유가증권등 금융자산의 경우 금융정보에 대한 접근이 법적으로 차단돼 있어 재산추적이 어렵다. 세무자료 역시 접근이 불가능해 사실상 한계는 있는 셈이다. 특히 악덕채무자의 경우에는 고의부도를 낸뒤 교묘한 방법으로 재산을 은닉하기 때문에 이들의 재산을 추적하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과 자동차 선박 중기계 등 일반에 공개가 돼 있는 이른바 유체동산의 경우에는 재산추적이 가능해 이것만 철저히 조사해도 총재산의 60~80%를 파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게 서울신용정보(주)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의권 서울신용정보(주)사장은 “올바른 채권추심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아직은 크게 부족하다”며 “특히 고의로 재산을 은닉하는 채무자를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장치가 크게 미흡해 이들에 대한 재산추적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연락처 02_3445_5000.

    정진황·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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