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방콕아시안게임대표팀] "우리에겐 금메달만이 존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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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1.18 12:01:00


  • ‘금메달 밖에 없다.’

    98방콕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11월14일부터 2주 일정의 제주 합숙훈련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일반인들의 훈련구장 출입은 물론 취재기자의 그라운드 출입마저 통제될 정도로 철저히 외부와 차단된 가운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는 비교적 짧은 훈련기간을 높은 강도로 극복,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코칭스태프의 복안이다.

    여기에 선수들도 전혀 불만이 없다. 오히려 이들은 비장하기까지하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 국위를 선양한다는 목표아래 땀을 쏟는다는 점에서야 다를바가 없겠지만 야구 대표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유가 있다.





    박찬호 포함, 프로·아마 정상급선수들로 구성

    우선 방콕아시안게임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한국판 ‘야구드림팀’ 이라는 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 박찬호(LA 다저스), 올 시즌 프로야구 챔피언인 현대의 주포 박재홍 등 프로 12명이 아마 최고의 강타자 강혁(현대전자)을 비롯, 98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멤버인 아마추어 선수 10명과 힘을 합쳤다. 축구와 농구는 이미 프로와 아마의 정상급 선수들을 망라한 대표팀을 구성,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한 바 있지만 야구는 82년 프로출범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방콕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첫 드림팀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워야 할 책무까지 안고 방콕으로 가야하는 셈이다.

    그리고 보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금메달을 획득하면 부여되는 병역면제라는 혜택이 그것이다. 프로선수들의 경우 병역의무는 선수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 조만간 프로가 되어야 할 아마선수들에게도 사실상 마찬가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박찬호가 미국·일본 프로야구올스타전에 참가하는 대신 아시안게임 출전을 택한 이유도 병역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그들에게 은메달, 또는 동메달은 의미가 없다. 병역면제는 오직 금메달만이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들의 가슴속에는 ‘금메달을 따 병역문제를 해결하자’ 는 일치된 목표의식이 심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대한야구협회(회장 정몽윤)가 대표팀 선발때 ‘드림팀’ 이 아닌 ‘병역미필자 대표팀’ 을 구성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의도한 것도 이같은 목표의식이었다. 처음으로 프로와 아마선수들을 묶을때 일어날수 있는 팀웍문제 등 여러가지 우려를 덜기위해서는 선수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때문에 협회도 금메달에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을때는 대표팀 선발부터 잘못됐다는 질책을 온통 덮어써야 하기때문이다.





    역대 최강 대표팀, 일본·대만도 만만찮아

    하지만 협회는 내심 목표달성을 자신한다. 비록 흠집이 있는 드림팀이라 하더라도 이번 대표팀의 전력은 역대 어느 대표팀에 못지 않을 만큼 강한 까닭이다. 단적으로 7월 세계야구선수권대회서 쿠바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당시 대표팀 멤버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탈락했다. 이들은 자기 포지션에서 프로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떨어진다고 평가됐다. 또 대표팀에 합류한 10명 중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는 2~3명에 그칠 전망이다. 결국 아시안게임대표팀이 세계 2위였던 팀보다 훨씬 강하다는 의미다. 더욱이 미국 메이저리그의 명문 LA 다저스의 에이스 박찬호가 가세한 대표팀의 무게는 현저하게 다르다. 당연히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력한 금메달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후보는 후보일 뿐, 금메달 획득을 쉽게 생각할 수만은 없다.

    전통의 라이벌 일본과 대만이 여전히 만만치 않은 탓. 특히 방콕대회서는 대만이 한국의 강력한 맞상대로 지목되고 있다. 대만은 한국과 같이 일본과 자국 프로에서 활약하는 선수 12명과 아마선수 10명으로 ‘대만판 드림팀’ 을 구성, 아시안게임을 기다리고 있다. 투수들은 변화구 중심의 제구력이 돋보이고 타자들은 타격이 정확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일본은 야구가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던 94년 히로시마대회 우승국. 방콕대회에는 프로선수들을 포함시키지 않아 한국과 대만에 비해 다소 전력이 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특유의 저력을 발휘할 경우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대다.

    상대팀에 대한 대강의 전력분석까지 마쳐놓고 있는 협회는 ‘진인사대천명’ 의 자세다. 특히 뛰어난 기량을 갖춘 각 선수들이 튼실한 팀웍을 바탕으로 실력을 맘껏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노심초사 중이다.

    11월4일 협회는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 대표팀훈련에 대한 취재협조를 구한바 있다. 선수들에 대한 개별 취재, 전화취재 등 밀착접근을 삼가해주고 훈련구장에도 출입증을 발급받은 기자들은 출입할 수 있지만 훈련중에는 사진취재도 자제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일종의 ‘박찬호 보호작전’ 으로 비치기도 했으나 사실상 박찬호에게만 쏠릴지도 모를 관심을 적절하게 차단, 선수단의 팀워크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7개국 출전, 한.일.대만 3파전 될듯

    12월7일부터 17일까지 치러지는 야구에는 모두 7개국이 출전, 한국 일본 대만 중국의 A조, 태국 필리핀 몽골의 B조로 나뉘어 4강진출팀을 가린다. 4강에는 사실상의 상위조인 A조에서 3위팀까지 오르고 A조 4위팀과 B조 1위팀이 대결, 승자가 4위 자격으로 진출한다. 금메달은 1·4위팀과 2·3위팀간 경기의 승자가 다투게 된다.

    ◆아시안게임대표팀 명단

    ▲감독=주성노(인하대감독) ▲코치=신현석(포스틸감독) 이기호(한양대코치) 박병준(원광대감독)▲투수=박찬호(LA 다저스) 서재응(뉴욕 메츠 산하 더블A팀 세인트루시 메츠) 임창용(해태) 최원호(현대) 김원형(쌍방울) 경헌호 강철민(이상 한양대) 김병현(성균관대) ▲포수=조인성(LG) 진갑용(OB) 홍성흔(경희대) ▲내야수=김동주(OB) 백재호(한화) 강혁(현대전자) 신명철(연세대) 황우구(인하대) 강봉규(고려대)▲외야수=박재홍(현대) 이병규 심재학(이상 LG) 박한이(동국대) 장영균(인하대)

    김삼우·체육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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