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방송] 케이블TV사업 위험수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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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1.04 11:34:00


  • “문민정부의 방송정책이 완전한 실패건 아니건, 케이블TV가 밉던 곱던 일단 낳아놓은 자식은 살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국전력은 케이블TV망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모두 굶어죽을 것이 뻔한데 부모 격인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한나라당 박정웅의원)

    지난달 30일 방송회관에서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위원장 한정일)가 감사의 대상이었다. 오후 5시나 되서야 시작된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국감에서 의원들은 위원회 임원들을 제쳐놓고 배석한 문화관광부 관리들에게 계속 호통을 쳤다. 모처럼 케이블TV의 총제적 부실이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자리였다.

    “한전에서 케이블망 사업을 포기한 것도 케이블TV 실패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외에도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답변에 나선 문화관광부 오지철문화산업국장이 서슬퍼런 의원들에게 비교적 조목조목 설명을 했지만 앞으로 어떤 획기적인 조치를 통해 케이블TV를 살리겠다는 말은 없었다. 실수를 저지른 사람의 부끄러운 변명에 다름 아니었다. 케이블TV의 운명이 단시간 안에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어두운 분위기만 감돌았다.

    한나라당의 남경필의원이 개인적으로 29개 프로그램공급업체(PP)를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각 업체 관계자들의 전망은 더욱 처절하다. PP관계자 중 미래를 분홍빛으로 내다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현재에 대한 평가는 더욱 그랬다.

    ‘39쇼핑-최악. 아주 어두움’‘현대방송-존폐위기. 금년을 넘기기 어려움’‘드라마넷-억지로 운영. 완전 실패’‘기독교TV-도산직전. 급속히 악화’‘

    CTN-자력생존 불가능. 고사’‘DCN-매우 절박함. 고사’

    비교적 장사가 된다는 홈쇼핑이나 영화채널에서조차 크게 낙담하고 있다. 한때 업계의 큰 희망사항이었던 채널티어링에 대해서도 대부분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국감때마다 터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국민회의 신기하의원은 기자실을 찾아와 “놀라운 비밀 문서를 공개하겠다”며 옛 공보처가 95년8월에 작성한 ‘케이블TV 보급 활성화대책보고-일명 은하수계획’이라는 12쪽짜리 문건을 내놓았다. ‘비(秘)’라는 도장이 찍히긴 했지만 케이블TV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평범한 내용이었다.

    신의원은 문건 안에 있는 ‘필요시 대통령께서 관계부처에 선투자토록 지시 요망’이라는 내용을 들어 “당시 정부가 강제적으로 한전과 한통에 케이블망에 선투자하도록 했다”는 논리를 폈다. 그리고 “케이블TV가 방송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케이블망을 설치하는 비상식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때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웃음을 참아야했다. 케이블망은 당연히 선투자해야하는 사항인데다가 한전등은 당시 망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면계약을 하는 등 과열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리던 날 동아TV가 케이블TV중 처음으로 정규방송을 중단했다. 모기업으로부터 퇴출명령을 받기도 했지만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사에서는 잠정중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6개월간 전파를 내보내지 않으면 채널권을 반납해야 한다. 우리 방송사상 경제적 어려움으로 방송의 채널권이 반납되는 경우는 처음이다.

    국감이라는 계기를 통해 다만 몇 시간동안이라도 정부관계자와 입법자가 공개적으로 케이블TV를 논의하는 모습은 반가왔지만 소득은 없었다. 기자실 옆에서 의원들의 질의서를 챙겨 열심히 회사로 연락을 하던 한 케이블TV 방송사의 직원은 땅이 꺼지게 한숨만 쉬었다. /권오현 문화과학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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