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바둑] 한국여류, 만리장성을 넘는다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1.10 15:12:00


  • 여류최강 루이 나이웨이가 빠진 여류세계바둑계의 판도는 어떻게 변모할까. 마치 이창호가 없다면 누가 세계 최고수일까 하는 우스꽝스러운 의문이 이번에 풀리게 되었다. 세계최강 루이 나이웨이가 불참한 가운데 세계바둑여황의 자리를 놓고 한중일 최고의 건각(健脚)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무대는 보해컵. 세계유일의 여류바둑대회로 전통을 쌓은 보해컵. 여전히 중국 일본과는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있는 한국이 이번엔 쌍두마차 윤영선 황염을 앞세워 감히 루이가 굳건히 지키던 정상에 도전한다.

    지금껏 4년에 걸쳐 치러진 보해컵에서 한국은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일본도 마찬가지. 국적은 미국이지만 심정적으로는 중국인인 루이 나이웨이가 4번중 3번 우승을 차지했고 중국의 펑윈이 제2회때 한국의 이영신을 이기고 한번 우승컵을 가져갔다.

    대회가 태동할 적부터 이미 중국강세 현상이 일어날 줄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다 보면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캐리어가 쌓일 것이고 곧 중국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본 것도 사실이다. 만리장성은 높고 가파랐다. 루이 나이웨이만 강자인줄 알았는데 중국엔 펑윈 등 무수한 실력자들이 참가만 시켜달라고 호시탐탐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한국여류는 10대들이 주역이라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것도 사실이었다. 제2회엔 한국의 이영신이 결승까지 올라가 조만간 우리도 루이를 꺾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제3회엔 어이없이 8강에조차 단 1명을 올리지 못했고 제4회엔 고작 1명이 8강무대를 밟아볼 정도로 나약했다. 세계대회는 자국선수끼리는 가급적 붙이지않는 것이 관례이므로 한국에서 주최국의 프리미엄으로 7명 정도가 참가하는 상황에서 1회전부터 모조리 일본이나 중국기사에게 패해 탈락했다는 얘기밖에 안되는 초라한 성적이다.

    그러나 올해엔 상황이 좀 다르다. 일단 최강 루이가 미국측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불참하게 됨에 따라 누구라도 우승후보군에 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국에서도 이젠 힘이 붙을대로 붙은 윤영선과 관록파 황염을 필두로 최소4강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그래도 중국세는 막강하다. 일단 우승경력이 있는 펑윈이‘호랑이가 빠진’ 상태에선 1순위 우승후보. 그다음 중국의 화쉐밍 이나 장쉔 같은 30대주부파도 역시 호시탐탐이다. 아무래도 자국기사끼리 마주치지 않는 4강전까지는 무난히 올라갈 인물들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선 여류국수전 3회우승에 빛나는 명실공히 국내최강 윤영선에게 일단 기대를 걸지만 사실은 중국출신 황염에게 더많은 기대를 걸고있다. 황염은 최근 윤영선과의 여류국수전에서 1: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실제 내용은 3:0이라 할만큼 선전하여 전성기때의 기량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익히 알다시피 황염은 10여년전 이미 중국여류 최강에 올랐던 관록파. 오히려 일본측을 조심해야하며, 강하다는 중국기사를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다크호스라 할 것이다. 아무래도 중국바둑에 대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윤영선도 4강권 가능성이 열려있다. 대회 5년동안 단한번도 빠짐없이 한국대표가 되었던 그녀도 이젠 관록에서 밀리는 일은 없어졌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제는 ‘안방일인자’ 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세계무대로 힘을 쓰겠다는 결의가 강한 상태. 더욱이 초점이 황염에게 몰리는 것도 그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12일부터 개시되는 보해컵 세계여류바둑선수권. 한국이 얼마나 선전할 지가 주목된다. 황염과 윤영선에다 핀트를 맞추는 것이 옳다. 4강까지는 기대해볼 만하다는 중평이다.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