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증시] 공황위기는 넘겼지만 앞길은 아직도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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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2.23 14:58:00


  • 98년 세계 주식시장은 지난 7월 이후 한차례 크게 출렁거린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주식시장인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보면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을 한 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다.

    98년초 7,400포인트 수준에서 출발한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미국경기 호황을 배경으로 강세가 이어져 지난 7월 9,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대망의 10,000포인트를 눈앞에 두었다.

    그러나 아시아 외환위기가 지나간 후 러시아 경제가 다시 붕괴되면서 이같은 희망은 크게 흔들렸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으면서 이들에게 대출해 준 미국의 금융기관들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란 거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뿐 아니라 외환, 원자재 현물과 선물 등에 발빠르게 투자하는 투기성이 강한 투자펀드이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선언으로 그동안 고수익을 올렸던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러시아에서만 20억달러의 손해를 입었고 줄리안 로버트슨의 타이거펀드도 러시아에서 6억달러, 10월 엔화폭 등으로 하루에 20억달러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헤지펀드의 이같은 손실은 미국계 은행들의 일시적인 자금난을 초래해 금융신용경색까지 우려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헤지펀드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흥공업국 등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아시아·러시아에 남미까지 악재 겹쳐

    또 미국의 앞마당격인 브라질과 멕시코경제마저 흔들리자 미국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아시아, 러시아 뿐 아니라 남미경제까지 크게 타격을 입을 경우 전세계적인 공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지난 30년대의 대공황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같은 영향은 미국증시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증시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지난 가을의 전세계적인 주가하락은 러시아문제가 일단 수면밑으로 가라앉은 데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서방 선진국들이 정상회담에서 세계경제회복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거나 내수를 확대하고 투기적인 자금들의 이동을 엄격히 규제하기로 합의한 것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99년세계증시





    98년 세계증시는 ‘증시대공황’ 의 위기를 일단 넘겼다. 그러나 99년 세계증시가 갈 길 역시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7월이후 폭락한 주식시장이 또 다시 과열되고 있다” 면서 “세계경제 성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폭락이 다시 올 수 있다” 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98년에 외환위기와 경제침체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이머징마켓(신흥자본시장)은 만만치않은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대부분의 이머징마켓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 세계경제 성장세의 둔화로 이머징마켓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중반 이후에야 이같은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이 전반적인 회복세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의 투자은행인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분석가인 톰 트레바트는 “내년 상반기에는 불확실성과 혼란이 판 치겠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중 이머징마켓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들은 신흥개도국 자체의 국내변수보다는 국외변수. 무엇보다 일본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이 역시 다른 국가들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내년 세계경제의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OECD는 내년 미국경제의 성장율을 1.5%로 상정, 올해의 3.5%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경우 0.2%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올해의 마이너스 2.6%에 비해 개선된 것이지만 아시아국가들의 수출을 자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원유·원자재값 하락, 세계경제 변수

    따라서 내년 동남아시아의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으며 일부 이머징마켓의 주가급등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OECD는 국가별 전망에서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의 주식, 채권시장 전망이 가장 밝으며 한국과 태국도 구조조정이 진전을 보일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신흥 자본시장의 기반이 불안정한 데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전망 역시 불안정한 만큼 상대적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이들 일부 아시아국가들로 투자자금이 몰려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급락세 역시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만한 변수이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선진공업국이나 수출주도형 신흥공업국에는 상품경쟁력을 높여주고 인플레압력을 낮춰줘 경기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과도하게 진행될 경우 중동국가들 뿐 아니라 러시아, 남미국가들의 경제난을 심화시켜 결국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브라질의 경제난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투자자들들이 신흥자본시장에서 다시 썰물처럼 빠져나갈 우려도 남아있다.

    이처럼 이머징마켓의 불안정이 심화될 경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상환을 위해 외국자금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 잇따라 쓰러질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99년 세계증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경기 회복정도와 러시아, 브라질,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위기해소 노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장인영·서울경제신문 국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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