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방송] '캠퍼스 영상가요' 대학문화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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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8.12.02 15:10:00


  • ‘오락프로그램을 읽으면 세상이 보인다’

    87~89년 MBC <퀴즈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어수선한 시국속에서 대학생들의 해박한 지식과 암기력, 순발력을 겨루는 오락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도 <아크로폴리스> <여름사냥> <의기투합>등 참가팀이 기억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연출을 맡았던 주철환PD도 스타가 됐다.

    <퀴즈 아카데미>가 80년대말 대학생을 상징하는 한 축이라면, 90년대말 또다른 축은 <캠퍼스 영상가요>가 아닐까. KBS 2TV가 매주 일요일 오후7시 방송하는 오락프로그램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연출 박태호)의 한 코너인 <캠퍼스 영상가요>. 시청률은 동시간대 MBC 경쟁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밤에>에 못미치지만, 요즘 대학생과 대학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씨름선수 출신의 개그맨 강호동이 진행하는 <캠퍼스 영상가요>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진다. 일종의 몸풀기인 <인간 피라미드>, 빠른 워드입력실력을 겨루는 <100초를 잡아라>, 대학생의 끼를 맘껏 발산하는 <너를 보여줘>, 가용의 가사를 새롭게 지어 부르는 <뮤직비디오>. 하나같이 빠른 진행과 대학생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코너들이다. 학풍과 지역색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찾아간 대학은 11월29일 방송된 한국체육대까지 모두 40개 대학.

    먼저 <인간 피라미드>. 참가팀별로 6명의 남녀대학생이 피라미드를 만들고 누가 오래 버티나 겨루는 순서다. 남학생이 여학생을 안고 오래 버티는 <사랑의 타이타닉>, 여학생이 남학생을 들고 버티는 <사랑의 원더우먼>등 방송때마다 아이템은 변용된다.

    다음은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100초를 잡아라>. <인간 피라미드>에서 우승한 팀이 애국가 4절 전부(208자)를 제한시간인 71초내 컴퓨터 키보드로 입력하는 순서이다. 처음에는 <100초를 잡아라>에서 출발, 차츰 기록을 단축한 끝에 11월29일 현재 단국대에서 세운 71초가 제한시간이 됐다. 아직 방송은 안됐지만 11월4일 녹화한 동국대팀이 68초 기록을 세웠다.

    캠퍼스 명물을 찾아내는 <너를 보여줘>는 <캠퍼스 영상가요>의 하이라이트이자 90년대말 대학생들의 끼를 느낄 수 있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로 실력을 선보인 참가팀의 끼가 인정되면 다음 순서인 <뮤직비디오>의 출연자로 선정된다. <대학생으로서 품위가 없으므로 탈락> <노력이 가상하므로 조연급 출연 확정> <리더만 빼고 출연확정>등 방송자막도 재미있다.

    마지막 순서인 <뮤직비디오>는 각 대학의 대표곡을 참가자들이 함께 부르는 시간이다. 대표곡 선정은 지역과 학교 특성에 맞춰 제작팀이 선정한다. 전라도 사투리가 나오는 <홍보가 기가막혀>는 전주대, <59년 왕십리>는 개교 50주년을 맞은데다 지역적으로도 왕십리에 가까운 한양대가 맡는 식이다. 고려대는 <고래사냥>을 변형한 <고대사냥>, 외국어전공학과가 많은 한국외국어대는 <손에 손잡고>를 불렀다. 편곡 및 감독은 자칭 <종합예술가>인 홍서범이 맡는다.

    <캠퍼스 영상가요>가 첫방송된 것은 5월10일. 지리한 아이디어회의에서 작가 신명진씨가 “축제시기에 맞춰 대학을 찾아가면 어떨까”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인간 피라미드>는 대학생의 인내력을 상징할 수 있는데다 카메라를 장시간 고정시킨 채 촬영할 수 있는 이점도 있어 단번에 채택됐다. <100초를 잡아라>는 자칫 <캠퍼스 영상가요> 가 ‘요즘 대학생들은 웃고 떠들기만 하나’라는 눈총을 고려해 다소 학구적인 분위기를 반영코자 집어넣었다. ‘해당 학교의 교가를 입력해보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자 금세 묵살됐다.

    박태호PD는 “점점 이름이 알려지면서 참가를 원하는 대학생들이 급증, 이제는 80여개 팀이 참가해 예선전을 치르고 있을 정도”라며 “무엇보다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대학생들의 스트레스를 맘껏 풀 수 있고 시청자들도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어 연출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화과학부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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