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우리, 희망을 함께 나눠요] '환자들의 현주수와 과제'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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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5.14 13:52:03 | 수정시간 : 2007.05.14 13:52:03
  • [우리, 희망을 함께 나눠요] '환자들의 현주수와 과제' 좌담회
    희귀난치병과 싸우는 가족… "의료비지원 확대·장애인 등록 절실"
    본인부담금 20%로 암환자의 2배, 치료제 개발·전문가 양성 시급



    주간한국은 5월 12일 ‘희귀난치성질환의 날’을 맞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의실에서 질병관리본부 박현영 팀장,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임상유전학과 이진성 교수,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 한국희귀질환연합회 신현민 회장, 한국프래드윌리증후군 부모모임 이은영 부회장 등 5명을 초청하여 좌담회를 열고, 환자들이 처해있는 현주소와 지원ㆍ제도상의 문제점과 개선점, 향후 과제 등에 대해 토론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의료비 지원 혜택을 늘리는 한편, 기초적인 실태조사와 희귀난치성질환 약제 개발 및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희귀난치성질환의 장애인 등록 인정으로 복지 시스템의 혜택도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 희귀병 의료비 지원

    -(신현민 회장) 희귀난치성질환은 완치가 안 된다.

    죽을 때까지 치료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가정 경제가 붕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희귀질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백혈병이나 암 환자는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건강보험 급여의 본인부담금 중 10%만 환자가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희귀질환 환자들의 부담은 20%다.



    이은영 씨-신현민 씨-이진성 씨-김동범 씨-박현영 씨

    재원이 문제라면, 희귀질환과 난치성질환은 구분해 지원정책을 편성해야 한다. 만성신부전증은 난치성질환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희귀질환은 아니다.

    이러한 난치성질환을 분리한다면 순수 희귀질환자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별도의 재원을 투여한다면 희귀병 환자들의 수혜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박현영 팀장)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 문제도 중요하다. 국내 발병한 희귀난치성질환은 약 1,000여 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질병 코드는 200개도 채 안 된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치료 자체가 공인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가 입장에선 중요도가 낮고, 기초 자료도 미흡하니 지원이 어려운 것이다. 공식 통계가 나와야 이에 따른 의료비 지원도 확대될 수 있다.

    ◇ 장애인 등록과 복지 지원 문제

    -(신 회장)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은 장애인 등록이 되지 않아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프래드윌리증후군’은 지능이 낮아 12세가 넘어도 슈퍼마켓 등지에서 과자 등을 훔치는데 죄책감을 갖지 못한다.

    이 경우 장애인 등록증이 있으면 범법자가 되는 걸 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범죄자로 전락하고 만다. 이에 연합회는 ‘장애인 범주 확대’에 희귀난치성질환의 포함을 복지부에 요청하고 있다. 외국에서 희귀질환을 어디까지 장애로 인정하는가에 대한 자료도 제출했다. 하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동범 총장) 장애인 등록은 복지 시스템의 혜택과 맞물리는 문제다. 현재 희귀난치성질환 지원은 의료비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애 수당이나 교통비 감면 혜택, 취업 알선 등의 일상생활 지원 혜택이 없다.

    장애인 범주로 들어온다면 ‘고용’ 문제 등에서 다양한 복지시스템의 다각적 접근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희귀난치성질환의 장애인 등록 문제는 중요하다.

    -(신 회장) 희귀질환의 장애인 등록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확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희귀난치성질환센터의 역할과 기능 다양화가 요구된다.

    그러나 센터의 담당자가 매년 바뀌고,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되는 지금의 현실에선 원활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 정부가 센터의 인력과 연구, 비용 등에 과감하게 지원하여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진성 교수) 현행의 장애인 등록 제도는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과는 잘 맞지 않는다.

    예컨대 ‘연골무형성증’의 경우 사지가 짧다. 그러나 장애인 등록에는 팔다리가 절단된 경우에 대한 기준은 있어도 사지가 짧은 경우에 대해서는 적용이 어렵다. 등록 절차도 번거롭다.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의 현실에 맞는 특화된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신 회장) 암 환자는 의료비 지원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지역암센터나 보건소 등에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하지만,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은 병원에서 질병 코드만 인정 받으면 되는 방식이다.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의 20% 본인부담금을 암처럼 10%로 낮춰주는 대신 등록을 안 하면 본인부담금을 50% 정도로 대폭 높여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역학 조사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 (이은영 부회장) 그렇다.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의 경우에도 등록제가 시행돼 조직적ㆍ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졌으면 한다.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의 일부 부모들은 ‘어차피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데 낙담해 환자를 방치, 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치료제 개발 및 다각적 지원 활성화 방안

    -(박 팀장)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당장의 의료비 지원 못지않게 치료제 개발 문제도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희귀난치성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독점권을 부여하여 사업 투자를 유도한다.

    그 결과 현재 300여 개의 희귀난치성질환 약제가 개발됐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지원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희귀난치성질환 약제를 개발하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

    -(신 회장) 정부 예산이나 정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부문화 활성화가 중요하다. 대만의 희귀난치성질환 기금 중 80% 이상은 기부금이다. 정부보다 사회의 후원금이 더 많다.

    외국에선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마크’를 판매한다든가 특정한 행사나 기념일에 선물 대신 희귀난치성질환자들에 전할 기금을 선물로 주는 문화가 있다. 우리도 이러한 개미군단의 힘을 끌어내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 총장) 과거 장애인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돌이켜 보면, 가족과 당사자의 조직화가 복지환경 개선에 매우 중요한 힘이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주고, 자조적 단체 활동으로 정책 반영을 이끌어내야 한다.

    장애 범주를 확대하는 데에는 질환별 개별 등록보단 연합회 단위로 등록하는 것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내부에서 우선적 과제를 도출하고, 이슈로 만들어 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사회적 이슈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핵심 사안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환에 개별적 관점이 아닌, 사회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신 회장) 동감한다. 연합회의 중점적 역할이 바로 그것이라고 본다. 연합회는 현재 복지부 정책 파트너로 참여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희귀성 범주가 너무 다양하고 많으므로 우선 연합회에서 문제들을 전부 취합하여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문제는 환자가 소수인 질환이다. 이러한 경우는 단체 결성이 어렵고, 희귀난치성질환 중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지는 게 현실이다.

    ◇ 희귀난치성질환 전문가 부족 문제

    -(신 회장) 희귀난치성질환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일전에 복지부 관계자가 “희귀난치성질환 문제는 500억원을 들여 병원만 설립하면 해결된다”는 식의 의견을 피력한 것을 접하고 분통을 터트린 일이 있다.

    인프라 구축이 안 된 상태에서 병원부터 설립해 놓는 것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전문가 양성부터 이뤄져야 한다.

    -(이 교수) 희귀난치성질환은 환자뿐 아니라 연구자까지 차별받는 것이 현실이다. 희귀난치성질환은 대상자 수는 많지 않아도 고가의 진료비가 요구됨으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함에도 말이다.

    희귀질환 연구의 경우 ‘가시성’이 없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인식 개선

    -(신 회장) 희귀질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고통보다도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때문에 더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부 유전되는 질환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더욱 희귀난치성질환 가족들을 위축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연합회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아내는 종종 “아이들 결혼 안 시킬 거냐”며 질타한다. 아빠가 희귀난치성질환자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고 다니는데 어느 집안에서 쉽게 혼담을 추진하겠느냐는 논리다. 그러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깨기 위해서라도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의 권익 보호에 적극 나설 생각이다.

    ‘그들만의 외로운 투병’은 더 이상 안 된다. 사실 연합회가 처음 만들어진 2001년에 비하면 희귀난치성질환자들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선됐다. 희귀난치성질환자들에 대해 더욱 따뜻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의 권익을 제대로 지켜내기 위해선 올바른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에 대한 일방적 요구나 불만을 쏟아내기 보단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입력시간 : 2007/05/14 13:52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이정흔 객원기자 lunallena9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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