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당선 대이변] 숨어있는 '변화 요구' 트럼피즘이 승패 갈랐다
  • 美중부 경합주서 트럼프 승기 잡아…저소득 백인층 중심 기성정치 불신 변화 요구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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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jinulee@hankooki.com
입력시간 : 2016.11.09 16:39:09 | 수정시간 : 2016.11.09 16:50:37
    •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사진=연합뉴스/AP
    [데일리한국 이진우 기자]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외치며 미국국익 우선주의 기치를 올린 도널드 트럼프(70)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8일(현지시간) 투표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고 ‘트럼프 대(大)이변’을 연출하며 세계최강국의 최고 권력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이날 치러진 미국 대선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는 50개주와 워싱턴DC의 총 51개 지역의 개표 결과, 총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270명)을 훌쩍 넘기면서 클린턴을 누르고 당선의 감격을 누렸다.

    트럼프 당선 표밭 분석 - ‘중원 장악’이 승패 갈랐다

    트럼프의 대선 성공은 이른바 우위를 점치기 힘든 ‘경합주(Swing States)’에서 거둔 승리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선거인단 67명이 걸린 3대 격전지인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중 트럼프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2곳을 잡는데 성공하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960년 이후 3대 경합주 중 2곳을 차지하지 못한 후보가 백악관으로 간 경우는 없을 정도였다.

    CNN의 전국 대선 지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대륙 중원을 중심으로 남부, 북서부를 장악함으로써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텍사스(38명)를 비롯해 플로리다(29명), 오하이오(18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테네시(11명), 인디애나(11명), 미주리(10명) 등 대륙 중부와 남부 권역의 굵직한 주를 독차지했다.

    반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미대륙의 동부 뉴욕주와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지만, 중원 장악에 실패함으로써 백악관 입성은 물론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 ‘미국 최초의 부부 대통령’ 탄생이라는 기록의 꿈을 접어야 했다.

    트럼프 당선의 의미 - 기존정치권 불신, 백인노동층 불만 작용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승리 요인으로 미국 유권자들의 변화 욕구를 꼽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은 두 번 재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민주당 행정부에 과오를 심판하지는 않고 있다. 퇴임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58%애 이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기존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류세력에 대한 거부감은 예상보다 컸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위협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나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인종비하와 막말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에 대해 미국인들이 보인 지지는 이들 두 사람이 주류정치인이 아닌 비주류, 이단아, 즉 ‘아웃사이더(Out-sider)’라는 점이다.

    샌더스의 민주사회주의적 개혁성, 트럼프의 주류에 대한 거침없는 공격 등에 보인 미국인들의 열광은 그동안 기득권을 옹호해 오던 민주·공화 주류 정치권을 향한 거부의 몸짓으로 해석됐다.

    온갖 막말과 인종비하, 성추행 스캔들에도 트럼프는 백인 보수층을 중심으로 기층민의 지지를 얻으면서 신종 용어 ‘트럼피즘(Trumpism)’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트럼피즘은 불법이민자를 적대시하고, 미국의 국익을 해치는 상대에 불이익을 가하고,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언어적·신체적 위해를 정당시하는 자기중심주의(selfism) 경향으로, 자유무역 확대와 이민자 유입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미국 저소득 백인층으로부터 열렬한 지지와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트럼피즘의 변형으로 신자유주의 이후 전통 제조업인 철강·자동차들이 쇠락한 중서부 제조업지역(러스트벨트)의 백인 저소득 노동자들도 트럼프의 미국이익 중심 경제정책을 적극 옹호하며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러스트벨트 유세에서 몇 차레 걸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무효나 재협상을 요구한 것도 ‘미국이익 보호’를 내세워 이들 백인 노동자층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밖에 미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이 미 유권자 부동층의 표심을 트럼프 쪽으로 돌리는데 일정 정도 기여했다. 더욱이 선거 이틀 전에 FBI의 무혐의 종결처리는 오히려 트럼프 지지층의 표 결집을 도왔다는 설명이다.

    미국인 표심이 트럼프로 향한 다른 요인으로 지목받는 힐러리 클린턴의 부정직성에 대한 반감의 표출은 다름아닌 이메일 스캔들에서 촉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린턴이 미 국무장관 재직시절, 국무부 업무 기밀 파일을 공적 이메일이 아닌 측근의 사적 이메일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클린턴과 미 행정부는 거짓말 해명을 일삼다 탄로가 나면서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도자 자질에 대한 불신을 낳게 만들었다.

    또한 클린턴재단의 의심스러운 고액기부금 논란으로 일반 미국인들이 힐러리 및 남편 빌 클린턴 일가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점도 클린턴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가족들. 사진 뒤 왼쪽부터 트럼프 당선자, 부인 멜라니아, 장녀 이방카. 사진=연합뉴스/AP
    트럼프는 누구인가 - 부동산 재벌에서 세계최강 대통령까지

    올해 만 70세인 차기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를 규정짓는 키워드는 ‘부동산 재벌’이다.

    독일계 이민 2세 가정에서 태어난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자인 부친의 가업을 1971년 이어받아 기업명을 성(姓)을 딴 ‘트럼프’로 고치고 호텔과 골프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성공을 거뒀다.

    그의 재산은 포브스 추산 5조원대, 미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주장 12조원대에 알려졌다.

    이같은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걸쳐 호텔, 고급 콘도미니엄 사업을 펼쳤고, 1996년에는 미스유니버스 등 미인대회 사업도 전개한 바 있다.

    또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NBC의 리얼리티 방송프로그램 ‘어프렌티스(Apprentice)’ 진행자로 활동했다. 어프렌티스는 견습생 참가자들이 연봉 25만 달러 1년 계약직의 트럼프 계열사 경영을 조건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당시 진행자 트럼프는 매회 경쟁 탈락자 1명에게 “넌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해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뉴욕군사학교, 포덤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던 트럼프의 정치 성향은 유동적이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던 트럼프는 1987년 공화당원으로 출발했으나, 1999년 댈러스 억만장자이자 대선후보였던 로스 페로가 만든 개혁당으로 옮겼다.

    2년 만에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활동했지만 2009년 친정인 공화당으로 돌아왔다. 트럼프는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에 선거자금을 기부했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를 공개지지하면서 진성 공화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2번 이혼 경력이 있는 트럼프는 현재 세르비아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지난 2005년 3번째 결혼했고, 자녀로는 4남매(2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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