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림 공방'서 전통국악 체험하세요"국내선 장구 제작하는 유일한 공간… 100% 수공예 국악기로 수출길 열어

1996년 폐교되기 전까지 762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석장초교는 94년엔 전인교육 우수학교로 교육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농현상이 늘면서 학생수가 자연 감소했지만 아직도 석장리에 남아있는 30명 내외 학생들은 통폐합된 개군초등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석장초교는 문을 닫은 직후 전통악기 제조 및 활성화를 위한 시설로 활용, 지금은 ‘한울림 공방’이라는 전통국악체험장이 들어서 있다.

폐교가 되기는 했지만 시설이 낡거나 크게 불편한 점이 없어 공방은 기존의 학교건물을 그대로 사용 중이다. 운동장에 남아있는 동상이며 구령대, 비석들이 예전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교실로 쓰이던 공간은 이제 전통악기를 만드는 작업장과 완성된 악기를 보관하는 창고로 부활했다. 1층에 위치한 교실에서는 장구 팀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고, 2층 교실에서는 현악기 팀이 모여 작업을 하고 있다. 나머지 북 팀은 학교 본관 밖 급식소를 작업장으로 활용한다. 최소 10년에서 25년 이상 숙련된 장인들이 모여 꾸려나가는 한울림 공방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국악기 시장에서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존재다.

86년부터 장구를 제작해온 한울림의 공장장은 “현재 국내에서 장구를 제작하는 곳으로는 한울림 공방이 유일하다”며 “장구 뿐만 아니라 거문고, 가야금, 북, 해금 등 한울림에서 제작하는 모든 국악기들은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로까지 수출된다”고 전했다.

100% 수공예로 제작되는 한울림의 국악기가 세계로 뻗어나가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한울림 공방의 최광식 대표는 이처럼 국악기 시장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과거 화려했던 국악문화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처음 석장초교에 공방을 세우게 된 계기도 국악문화의 부활을 위해서 였다는 최 대표는 “애초에는 국악교육 위주로 공방을 운영할 계획이었고, 그래서 교육의 산실인 학교를 물색하다 보니 석장초등학교에 자리를 잡게 됐다”면서 “하지만 해가 갈수록 연수생들이 줄어들자 결국 악기제작 중심으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현재 제작된 국악기들이 거의 교육용으로 전세계 학교에 보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울림 공방이 이상적인 폐교활용 모델이 되고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방은 양평군청의 임대료지원 계획에 따라 연간 2,000만원인 임대료를 약 1,200만원정도로 인하해 납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광식 대표는 “이정도 나마 군청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어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앞으로 학교시설이 낙후돼 보수나 리모델링을 해야 할 경우엔 상황은 또 달라진다”며 “학교를 개조하기 위해서는 군청의 허가와 기부채납이 필수라 이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국악기 제작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그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울림 연수생 모집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