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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新가족의 탄생] 가족형태 변했지만 사회제도·인식 '그대로'
싱글대디 위한 복지시설 전국에 한곳 뿐… '이색 가정' 도와주는 따뜻한 보살핌 뒤따라야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영화 '가족의 탄생'




한국인과 결혼해 서울에 살고 있는 일본인 사토 씨.


가족의 변화는 두드러지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변화나 사회제도는 변화의 속도에 턱없이 뒤쳐진 게 사실이다.

인터뷰에 응한 이색가족 취재원들 모두 편견과 제도로 인해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10가구 중 1가구 꼴로 한부모 가정일 만큼, 편모와 편부 가정은 급증했으나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차별은 여전하다. 한부모가정연구소 황은숙 소장은 “사별로 인한 한부모가정은 계속 감소하는 반면, 이혼이나 장기 별거, 미혼모 등의 이유로 인한 한부모가정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혼 등으로 인한 한부모 가족이 언론에 나와 당당히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면 이들에 대한 사회의식이 크게 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고 했다. 언론에 나가 자신이 싱글맘, 싱글대디 임을 밝힌 한부모 당사자들이 그로 인해 사회에서 더욱 낙인 찍히고, 차별 받는 사례를 수없이 많이 목격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황 소장에 따르면, 한부모에 대해 사회적 인식은 변함 없이 모질다. 편모나 편부가 되고 나면 사회적 관계의 단절은 물론이고, 부모나 형제들도 연락을 두절하고, 왕래를 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들의 가족과 사회로부터의 소외는 빈곤의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황 소장은 “이혼으로 인해 한부모가 되거나 미혼모가 되면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극심한 심리적 혼란상태에 빠진다”며 “최소 3년 동안은 이들에게 정신적 물질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제도 또한 도마에 올랐다. 한부모 가정의 특수성을 배려하지 않은 지원제도 때문에 똑같은 저소득층이라도 한부모 가정이 지원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복지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육아에 서투른 부자가정을 위한 복지시설은 전국에 단 한곳 뿐이다.

10가구 중 1가구가 다문화가정일 정도로 국제결혼이 대중화됐다. 그러나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 또한 매우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5~24세 여성의 전체 이혼건수 5천187건 중에서 외국인 여성이 1천480건으로 28.5%나 됐다.

전체 연령을 통틀어 외국인 여성과의 이혼건수는 2002년 401건, 2003년 583건, 2004년 1천611건, 2005년 2천444건, 2006년 4천10건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결혼이민자센터 등 이들을 위한 제도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다수 결혼이민자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반려동물로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급증했지만 이들을 위한 사회제도 역시 빈약하기 짝이 없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권윤정 씨는 “동물도 암, 당뇨, 백내장 등으로 대형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할 일이 있지만 대형동물병원은 서울에 한 두 곳 뿐이고, 그나마 응급실도 운영하지 않아 난감하다”고 했다.

동물보호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동물을 학대하거나 내다 버리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벌금 상한도가 2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아졌다.

■ 새로운 가족의 탄생은 필연적 현상





덕성여대 사회학과 박민자 교수는 “주말가족, 이혼과 다문화가정의 급증 등 가족의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에 따르면 여성취업이 늘어난 90년대 이후 이혼이 증가했고, 주말가족과 독신가정 등 기존의 가족과 다른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고 경제력이 향상하면서 전통적인 현모양처 의식이 사라지고 한 개인의 권리와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이혼을 선택하는 가정이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것이 박 교수를 비롯한 사회학자들의 시각이다.

방송통신대학교 가정학과 성미애 교수는 “가족의 변화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필요한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성 교수는 “현재 가족제도는 전통적인 가치관으로 볼 때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그렇다고 변화된 가족을 부정하거나 방관하는 태도는 불행을 야기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 가족에 대한 교육을 강화시키고, 개인적으로는 열린 자세로 소통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가족의 형태는 변해도 그 기능은 존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의 기능은 사랑과 친밀감을 나누는 공동체다. 가족의 형태가 변했다고 가족이 해체됐다거나 위기라고 말할 수는 없다. 위기는 가족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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