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조영아 청강 문화산업대 교수무대의상디자인·전문플레이어 양성 엔터테인먼트 산업 활성화 기대

코스튬플레이가 국내 소개된 지 10여 년이 지났다.

10만 명에 달하는 코스튬플레이 인구에다 국내 애니메이션, 게임 산업의 발전과 함께 이제 코스튬플레이 문화가 산업으로 연결될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코스튬플레이 의상 전문가와 이를 시현할 배우인 ‘프로 코스튬플레이어’는 아직 전문성을 인정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코스튬플레이의 산업화 방향에 대해 청강문화산업대 조영아 교수에게 질문했다. 이 대학은 2001년 최초로 디자인계열에 무대의상디자인 학과를 개설해 전문 인력을 배출해 내고 있다. 8년 째 전국 단위의 코스튬플레이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매년 여름 방학 시즌에는 코스튬플레이 캠프를 개최해 중고등학생들에게 의상 디자인과 제작을 가르치기도 한다.

초대 학과장인 조영아 교수는 “일본에서 영향을 받은 국내 코스튬플레이 문화는 차별화되고 있다.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 미덕인 일본과 달리 우리는 창조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코스튬플레이 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이미 문화 산업이 성장했습니다. 코스튬플레이 의상 숍은 물론 가발, 소품 가게도 있고 그걸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요. 코스튬플레이에 관한 전문잡지가 여러 권 발간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의상, 소품 만들기와 대여 관련 정보가 실립니다. 일본 하라주쿠에 가면 주말이면 자유롭게 코스튬플레이 복장을 하고 모이는 거리가 형성돼있습니다.”

조영아 교수는 산업화로 연결되면 굉장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무대의상디자인 분야다. 특별한 장소와 이벤트 행사에서 일반인도 무대 의상을 입을 수 있다면 관련 의류 산업에 전문 인력이 배출될 수 있다.

할로윈데이와 같은 특별한 날에 악마, 귀신 복장을 하거나 평소에도 스파이더맨, 슈퍼맨, 배트맨 의상을 입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형성된 영국과 미국의 코스튬플레이 산업이 발달한 것이 한 예다. 이들은 연극과 뮤지컬과 같은 무대의상 디자인도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두 번째 산업은 전문 플레이어를 양성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똑같은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코스튬플레이는 게임, 애니메이션, 드라마 캐릭터 분장을 한 채 무대에서 주인공의 대사와 동작까지 따라 하는 공연문화로 발달했다. 따라서 뮤지컬, 연극배우와 같은 코스튬플레이 전문 배우를 양성하고 공연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하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도 있을 터다.

조 교수는 “코스튬플레이보다 국내에 늦게 도입된 ‘비보이’는 이미 프로 팀이 선보이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 코스튬플레이는 전문 공연 배우가 없다. 스스로 프로가 되겠다는 의식이 있고, 전문적으로 양성할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산업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반인들이 코스튬플레이를 하나의 문화 장르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래어인 ‘코스튬플레이’를 ‘분장 놀이’와 같은 우리말로 순화해 한국문화로 발전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