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본·휴대폰 북 등 유비쿼터스형 도서 인기… 유통개선도 한 몫

2000년대 달라진 문화 환경에서 세계 각국의 출판시장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출판 강국 미국은 매년 2.5~3.2%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출판협회(AAP)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출판 순수익은 250억 달러로 2006년에 비해 3.2% 성장했다. 특히 오디오 북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2006년에 비해 19.8% 성장했다. 미국은 최근 종교서적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종교서적 판매 금액은 7억 8,300만 달러로 5.2% 성장을 보였다.

중국의 출판시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조금 독특하다. 우선 출판사 수가 세계에서 가장 적은 규모다. 재작년 중국 내 출판사는 573개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출판사 29,977개(2007년 기준)의 2%가 채 안 된다. 이 573개의 출판사가 매년 출간하는 책의 양은 23만여 종, 60억 부가 넘는다. 바꾸어 말하면 개별 출판사가 각각 ‘중국적인 규모’를 자랑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인프라를 갖췄다는 말이다.

중국은 도농간 문화적 격차를 좁히기 위해 재작년부터 2015년까지 10개년 계획으로 ‘농가서옥(農家書屋)’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7년 말 6만 개의 서옥을 설치했고, 2010년까지 20만개의 농가서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인터넷과 휴대폰 등 뉴미디어 출현으로 출판시장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무장한 영화와 새롭게 떠오른 뮤지컬 등 문화상품의 인기는 책 구매 부진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출판시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일본과 프랑스는 불황을 타개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일본은 문고본과 신서, 휴대폰 소설 등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형 도서’가 인기를 끈다. 문고본과 휴대폰 소설은 최근 국내에도 선보여 신선한 반응을 얻고 있다.

프랑스는 뉴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독서 강국으로 통한다. 프랑스 국민은 전체 문화 생활비의 절반이상을 독서에 투자한다. 프랑스 인들의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해 유통구조를 바꾼 덕분이다.

■ 일본신서와 휴대폰 북으로 불황 타개


세계적인 출판계 불황에 맞춰 2003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문을 닫은 서점이 5,600개가 넘을 정도로 일본 출판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일본 출판계는 신서와 전자서적(정확하게 휴대폰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불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 버스와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고 있는 일본인의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작은 문고판 서적과 그보다 길고 얇은 콤팩트 사이즈의 신서, 휴대폰으로 보는 전자 서적 등이다. 일본은 ‘이동형 도서’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했다.

신서는 가로 10.5cm, 세로 17.3cm의 크기로 시사, 교양을 200페이지 안팎의 내용으로 축약시킨 책이다. 시사평론서, 단편소설, 자기계발서 등 다양한 종류의 신서는 700엔 안팎의 ‘착한 가격’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출간된 신서의 양은 매년 2,000 여종 이상이다. 이와나미, 주오코론샤, 고단샤를 비롯한 대형출판사를 중심으로 초판 발행부수만 7,000~1만부 정도 발행되며 전체 시장 규모는 130억 엔이 넘는다.

일본 출판계에 일기 시작한 또 하나의 바람은 ‘휴대폰 서적’이다. 원하는 책의 콘텐츠를 휴대폰이나 PC로 전송받는 전자서적은 일본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전자서적 시장은 2009년 4,00억 엔대를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견인차 역할을 ‘휴대폰 서적’이 하고 있다. 만화나 연재소설 등을 휴대전화로 전송받아 이동 중에 읽을 수 있는 휴대폰 서적은 ‘휴대전화용 작품’만의 별도로 발표하는 작가가 등장하는 등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주 제 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참석한 일본 작가 와타야 리사는 일본의 휴대폰 서적 인기에 대해 언급하며 “내가 낸 작품의 대부분을 전자서적으로 만들었다.

내 작품은 PDA 용 전자서적으로 제작됐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단말기 자체가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휴대폰용 전자서적에 시장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제) 핸드폰 전문 작가가 출현하는 등을 보고 있으면 인터넷은 그 자체에 어울리는 독자적인 형태의 문학을 발견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프랑스
독자의 생활리듬을 맞춰라


프랑스의 경우 책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문화 수단이다. 프랑스 출판전문지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