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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펀드 '바닥이냐 추가 하락이냐'
물가 고공행진에 무역 적자 커져 올해만 50% 이상 추락… 위기론·반등론 엇갈려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







작년 11월 이후 하락하던 코스피지수가 1,530선을 바닥으로 하여 반등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살아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해외 주식형 펀드는 일부 국가를 제외한다면 아직도 신통하지 못하다.

특히 최근 2, 3년 동안 급등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모았던 베트남 펀드가 문제이다. 수익률이 도무지 회복되지 않는다. 베트남 증시는 올해에만 벌써 50% 이상 추락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오를 기미가 아니다. 베트남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한숨만 높아질 따름이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다이와 증권 계열인 다이와종합연구소는 베트남 경제가 IMF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또 한 차례 충격파를 던졌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논리는 베트남의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있는데다 무역수지에서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으므로 현 단계에서 베트남 정부가 강력한 긴축책을 취하지 않을 경우, 자칫 몇 달 안에 IMF로부터 긴급 금융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이와종합연구소는 투자자들에게 베트남 주식을 모두 팔고, 투자 비중을 0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였다.

실제로 겉으로 나타난 베트남 경제의 모습은 상당히 나쁘다. 일단은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있다. 베트남의 물가는 작년 11월에 3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리 숫자”의 상승폭을 나타내었으며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1.4%나 올랐다. 이런 물가 오름세는 무려 34.1%나 급등한 식료품 가격이 주도하였다. 그런데 베트남은 세계적으로 쌀의 주요한 수출국이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베트남이 농산물을 수출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식품류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정부가 자유화된 경제를 다루는데 미숙한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다 급증하는 국내 소비수요로 인하여 무역수지가 큰 폭으로 악화되었다. 최근 1년간 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폭은 210억 달러로 급증하였는데, 특히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4개월간의 무역적자가 111억 달러에 달한다.



무역적자는 올해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무려 3배 이상 급증하였다. 사실, 베트남은 국내에 유전을 보유하고 있고 소규모나마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국제적인 유가상승으로 인하여 무역적자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베트남의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국내 경기가 과열되면서 소비수요가 급증하였기 때문이다. 1월에서 4월까지 베트남의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71.5%가 증가하였다. 특히 자동차(+333%), 철강(+153%), 비료(+165%), 식물성 기름(+140%) 등에서 수입이 늘었고, 그것이 고스란히 무역적자로 이어졌다.

베트남의 외화보유액은 250억 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4월까지의 무역수지 적자가 벌써 111억 달러나 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베트남은 해외 근로자의 송금과 직접투자로 외화보유액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본격적인 소비수요의 증가로 인하여 당분간 수입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자본투자나 외화차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다이와종합연구소의 주장처럼 외환부족으로 IMF 금융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다이와종합연구소의 분석이 너무나도 단편적이라는 비판이 강력하다. 베트남 증시의 낙관론을 주장하는 의견은 소위 “위기가 기회”이므로 지금은 베트남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매수할 때라는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지금의 베트남은 예전에 우리나라 등이 IMF의 긴급 금융지원을 받을 때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베트남의 GDP 대비 순외채 비중은 2.7%에 지나지 않는다. 1997년도 IMF 금융지원을 받았을 당시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는 GDP 대비 순외채 비중이 50%에 근접하였던 것에 비하면 도무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양호한 수준이다. 과거 태국 등은 단기 외채의 비중이 너무나도 높았고, 그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인하여 IMF의 금융지원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베트남은 단기외채 문제가 아니므로 국내 경기 조절로 인하여 충분히 외화부족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런데다 낙관론자들은 설령 베트남이 IMF 금융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약간이라도 있을지라도 이미 베트남의 주가가 너무 하락하였기에 지금은 매도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베트남의 주가지수는 고점 1,200에 비교하여 지금은 400 수준까지 내려와 있는 실정이다. 무려 60퍼센트 이상 추락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IMF 금융지원을 받았을 당시 코스피지수의 하락률은 64퍼센트였다. 따라서 주가만 놓고 본다면 베트남은 “사실상” IMF 금융위기를 겪은 셈이다.

현 단계에서 추가적인 하락을 우려하여 베트남 주식을 팔고 발을 빼기에는 주가가 너무 낮고 너무 많이 하락하였다는 주장이 그런 점에서 일리는 있다.

베트남 펀드의 경우는 대부분 5년 이상 장기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가 제대로 골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에 베트남 펀드를 관리하는 투자운용사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아니라 아직 상장되기 이전의 종목에 대거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비상장종목은 유동성이 낮으므로 펀드의 환매도 쉽지 않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라도 베트남 펀드를 팔고 떠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결국 베트남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입장이라면 지금으로서는 베트남 주식시장이 살아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다만 베트남 펀드에 신규투자하거나 혹은 추가로 투자하는 것은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IMF 금융지원을 받지 않을지라도 베트남 경제가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닌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S&P는 이미 투기등급인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였다. 이런 움직임 역시 베트남 경제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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