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CEO 같은 날 기자간담회서 미묘한 발언GE, 송도 친환경타운 조성 본격 참여

“인천 송도에 친환경적인 국제 도시가 들어서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GE코리아 황수 대표)

“M&A 관심 대상으로 GE 가전 사업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LG전자 남용 부회장)

두 명의 CEO(대표이사)가 지난 5월27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GE코리아 황수 대표와 LG전자 남용 부회장이다. 최근 GE와 LG 사이에는 M&A설이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

글로벌 가전 라이벌인 두 회사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같은 날 나란히 언론을 통해 ‘의미있는’ 한마디씩을 던졌다. 하지만 양측의 내용에는 공통 분모가 있는 듯 말 듯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GE의 가전 사업부문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이 날 “GE 가전사업부문 인수는 전세계 가전시장의 구도를 바꾸는 일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반면 황수 대표는 같은 시각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 및 게일 인터내셔널 코리아 유규홍 대표와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친환경(green) 주거 및 상업용 빌딩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상호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GE데이 (GE Day) Korea 2008’ 행사 중 하나로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게일 인터내셔널의 스탠 게일 회장과 GE의 에코메지네이션 총괄 로레인 볼싱어 부사장도 함께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양해각서의 골자는 GE의 에코메지네이션 제품 및 관련 솔루션을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사업에 제공하는 것. GE는 앞으로 3년간 조명, 재생에너지, 물, 보안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며 프로젝트의 설계와 개발 노하우도 제공하기로 했다.

“환경친화적 신도시 건설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물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양 또한 감축시키려는 시도입니다.” 황수 GE코리아 대표는 “그린 시티는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를 유치할 때도 유리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코메지네이션은 GE가 2005년 출범시킨 신 사업 전략중 하나다. ‘환경은 돈’이라는 주제하에 고객의 환경과 금융 관련 니즈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GE의 성장을 꾀하는 경영 전략인 것. 재생가능 에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고에너지 효율 조명, 수질 정화와 재생, 가스화 및 청정 석탄 첨단 기술 등이 관련 사업분야들로 꼽힌다. GE는 에코메지네이션 제품 매출을 2004년 60억 달러에서 2010년 200억달러 목표를 세웠으나 최근 계획을 수정, 1년 앞당겨진 2009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황수 대표는 LG전자를 의식한 듯 “GE는 포트폴리오 경영의 일환으로 가전사업부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협력사를 구할지, 분사 또는 매각일지,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로 전략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만 덧붙였다.

한편 GE데이 행사차 한국을 찾은 이멜트 GE 회장은 이 보다 하루 뒤인 28일 한국능률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LG가 가장 앞서 나가는 후보로 GE와 연합체를 구축하면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LG전자를 직접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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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