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체 이노베이션 공격적 마케팅 판매 신장 기대 소나타 수성 '쌍두마차' 전략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 중형 자동차 시장에서 ‘공동 패권’ 장악에 본격 나섰다. 지금까지 국내 중형차 시장의 절대 강자는 현대차의 ‘쏘나타’. 하지만 기아차가 이 달 로체 이노베이션을 내놓으면서 중형차 시장 ‘지존 자리’를 함께 차지하겠다는 ‘야망’을 표출하고 있어서다.

중형차 시장의 지존 ‘공동 등극’을 위해 같은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취하고 있는 스탠스는 이른바 ‘쌍두 마차’ 전략이다. 한 마디로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신병기 로체 이노베이션으로 함께 시장을 장악해 나가겠다는 전법.

현대기아차 그룹은 로체 이노베이션의 출시를 계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면서도 한편으로 쏘나타의 ‘수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로체의 판매가 대폭 신장될 것을 기대하면서도 쏘나타의 입지는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것.

때문에 이번 기아차의 로체 이노베이션 출시로 국내 중형차 시장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고급화 바람과 함께 패권 자리를 놓고 다시 한번 일대 격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시장의 절대 강자인 현대차의 우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아차 마저 급부상한다면 상대적으로 열세인 르노삼성과 GM대우는 긴장의 고삐를 더욱 죌 수 밖에 없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당장 연간 내수 6만대, 수출 8만대 등 총 14만대(2009년 기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5월까지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현대 쏘나타의 시장 점유율은 55.8%, 기아 로체 12.5%, 르노삼성 SM5 20.7%, GM대우 토스카 11.0%의 상황. 이 기간 중형 세단이 10만9,437대가 팔린 것을 감안할 때 로체 이노베이션의 판매 증가가 확산된다면 적잖은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아차 역시 로체 이노베이션의 성공적인 궤도 진입을 위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300여대의 시승차를 전국 거점에 배치하고 전국 40여개 인구 밀집지역에서 신차 전시회, 연비 향상을 체험할 수 있는 에코 드라이빙 컨테스트 같은 다채로운 체험 행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또 7% 특별금리, 엘로드 티칭프로 원포인트 골프 레스권 제공, 제주도 2박 3일 여름 휴가지 초대 등의 판촉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품질과 관련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4년 연속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1위를 달성한 것을 과시하며 고객에게 7년 15만km 품질 보증과 6년간 7회에 걸쳐 Q멤버스(기아차 출고 고객)에게 주어지는 정기점검 및 차량 케어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중형차 평균 보유기간인 7년 동안 품질 걱정 없이 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산에서다.

기아차 조남홍 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로체 이노베이션은 대한민국 중형차의 고급화를 선도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 판도를 뒤바꿀 기아차 전략 모델”이라며, “사이즈, 디자인, 신기술 혁신으로 또 하나의 기아차 베스트 셀링카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기아차는 향후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과 매력적인 패밀리 룩을 반영한 신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함으로써 품질과 안전의 기아를 넘어 디자인의 기아로 새롭게 변모하겠다라는 비전을 공언하고 있다.

■ 로체 이노베이션의 디자인 혁신'패밀리 룩'

그릴의 패밀리 룩

로체 이노베이션에는 호랑이 코와 입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기아차 최초로 적용됐다. 이는 기아차만의 특징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으로 동물의 인상을 형상화 함으로써 제품의 특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의 코와 입모양처럼 상하단 라인의 가운데가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모양이 특징.

기아차 디자인 총괄 담당(CDO)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로체 이노베이션의 그릴 디자인은 처음으로 구체화 된 기아차만의 디자인 요소"라며,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로고의 조합을 통해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새로운 기아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호랑이 모양 그릴 디자인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키(Kee)에 최초로 시도되었으며 올해 뉴욕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쿱(Koup)에도 적용됐다.

기아차는 양산차로는 로체 이노베이션에 이를 최초로 적용하고, 이를 시작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준중형 신차 포르테와 소형 CUV 신차 쏘울 등 앞으로 출시 될 모든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기아차만의 패밀리 룩을 완성할 계획이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