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간 700억 원 투입 다이나믹한 외관·첨단 신기술 장착 재탄생

국내 중형차 시장이 급작스레 뜨거워지고 있다. 다름아닌 ‘확 달라진’ 기아차 ‘로체 이노베이션’의 탄생 때문이다.

국내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차량 대수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중형차 시장의 주력 모델은 4종. 현대 쏘나타와 기아 로체, 르노삼성 SM5, 그리고 GM대우 토스카가 시장을 4분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아자동차가 지난 12일 중형 세단인 로체의 새 모델을 내놓으면서 이들 4개 자동차 메이커와 브랜드의 점유율 판도에도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무엇 보다 기아차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중형세단 새 모델인 로체가 시장에서 커다란 관심을 끄는 것은 신차 수준의 변신으로 재탄생 했다는 이유에서다. 최첨단 신기술과 혁신적 디자인으로 새로 ‘무장’돼 고객들 앞에 나타난 것. 기존의 로체 이미지와는 전혀 차원을 달리한다.

기아차가 18개월간 700억원을 투입해 개발된 로체 뉴 모델은 때문에 이름도 ‘로체 이노베이션(LOTZE inovation)’으로 명명됐다. 특히 ‘이노베이션(inovation)’은 사이즈, 디자인, 신기술 혁신을 통해 신차 수준으로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한 로체를 의미한다.

로체의 변신은 당장 외관에서부터 드러난다. 기존 로체의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탈피, 스포츠 세단을 연상케 하는 날렵한 외관을 갖췄다. 종전 로체는 어딘가 밋밋하다거나 재미없는 모양새라는 핸디캡은 일단 완전히 날려 버린 셈이다. 판매 영업소에서 디자인을 놓고 간간이 들리던 ‘심심하다’ ‘평범하다’는 소리도 이제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로체의 변신에는 역시 자동차 디자인의 마술사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버티고 서 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로체 이노베이션에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슈라이어 라인’을 적용했다. 이는 기아 양산차로는 최초 적용한 것이다. 그는 차량 전면부와 후면부 등에 변화를 주는 등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리드했다는 찬사를 벌써 듣고 있다. 내부 조명 또한 종전 푸른 색에서 붉은 색으로 교체됐다.

로체 공개 발표 행사에 참석한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도 “기아차는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기반으로 매력적이고 개성적인 로체 이노베이션을 디자인했다”면서 “완벽하게 변신한 로체 이노베이션의 디자인을 통해 보다 강력하고 역동적인 기아차 브랜드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스포티하면서도 다이나믹한 이미지를 내세운 ‘당당한 외관’이 갖춰지면서 차량의 크기도 더 커졌다. 전장 4,810mm 전폭 1,820mm, 전고 1,480mm, 휠 베이스 2,720mm로 넉넉한 제원을 확보한 것. 특히 전장은 기존 로체 대비 5.5㎝ 더 길어져 중형 세단의 볼륨감 넘치는 외관을 돋보이게 한다. 전장이 늘어나면서 현대차인 쏘나타 보다도 차량 길이가 더 길어졌다. 또한 수입 경쟁차 보다도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하는 등 여유로운 실내 공간도 선보이고 있다.

로체 이노베이션이 시장에 등장하자 마자 또 하나의 이슈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은 바로 ‘중형차의 고급화’ 바람이다. 신차인 로체 이노베이션에는 갖가지 첨단 신기술이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새로 적용된 장치만 해도 ▲경제안전운전 시스템(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을 비롯, ▲다이나믹 쉬프트 ▲자동요금징수 시스템(ETCS) ▲버튼시동 스마트키 등 4가지나 된다. 모두 국내 동급 중형차급으로는 최초로 적용되는 신기술들이다.

로체 이노베이션에는 최초로 적용되는 이들 신기술 4건 외에도 ▲블루투스 핸즈 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액츄얼 DMB 네비게이션 II 등 고급 편의사양을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다. 기아차 스스로도 지금까지 중형차는 물론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신기술을 로체 이노베이션에 적용함으로써 중형차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 로체 이노베이션의 첨단 신기술들

◇ 1 경제안전운전 시스템 (ECO driving system)

로체 이노베이션에는 국내 최초로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연료를 20~30% 이상 절약할 수 있는 경제안전운전 시스템이 가솔린(오토) 차급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경제안전운전 시스템은 계기판 내의 경제운전 램프를 통해 가장 경제적인 연비로 주행 가능한 운전영역을 알려줌으로써 운전자의 경제운전을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정속주행 등 경제적으로 주행하고 있을 때는 계기판 내에 있는 녹색 램프가 ▲급가속·급정지 등 연비를 나쁘게 하는 주행을 할 경우 적색 램프가 ▲일반수준 또는 대기상태일 때 흰색 램프가 켜진다.

◇ 2. 다이나믹 쉬프트

운전대(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레버를 조작하여 변속단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으로 승용 최초로 로체 이노베이션에 적용된다. 핸들오디오 리모컨처럼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변속할 수 있어 편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 3. 자동요금징수 시스템(ETCS ; Electronic Toll Collection System)

고속도로 등의 유료도로를 편리하게 편리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하이패스 단말기를 전자식 룸미러에 통합한 시스템이다. 로체 이노베이션에는 오피러스에 적용되던 자동요금징수 시스템이 중형차 최초로 적용된다.

자동요금징수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는 요금 결재 후 잔액 및 최근 거래 내역 정보를 음성 안내 받을 수 있다. 룸미러 하단에 위치한 LED 표시를 통해 카드가 잘못 삽입되었는지 혹은 잔액이 부족한지 등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4. 버튼시동 스마트키

이 또한 고급 대형차에만 적용되던 편의사양으로 로체 이노베이션에 중형차 최초로 적용된다.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버튼만 누르면 시동을 걸거나 끌 수 있는 시스템으로 키를 꽂거나 레버를 돌리는 방식에 비해 더 편리해진 방식이다.

◇ 5.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로체 이노베이션은 블루투스 기능을 채택하여 휴대전화는 물론 MP3등의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를 별도의 연결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스스로가 블루투스 기능이 적용된 휴대폰이나 멀티미디어 기기를 감지,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멀티미디어의 음향을 자동차 스피커로 출력하는 기능)을 무선으로 연결해 준다.

◇ 6. 액츄얼 DMB 네비게이션 II

6.5인치 고화질 칼라 LCD를 적용했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양방향 교통정보 서비스(TPEG)는 물론 블루투스, 오디오 스트리밍 기능이 적용됐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