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회원에 13개 직영 매매 센터 운영… 해외 중고차 수입은 팬 서비스오디오 북·드라마·브로드캐스팅 형태 녹음 매달 110여 편 업그레이드

‘책을 읽는다? 아니, 이젠 책을 소리로 듣는다!’

인터넷이 한창 뜨던 2000년대 초 ‘e-book’이라고 관심을 모았다. 전자책이라고도 불린 e-book은 전자기기의 모니터 화면을 통해 책을 읽는 방식. 차세대 IT(정보통신) 기술 시대의 총아로까지도 지목 받았지만 아직까지 크게 각광 받고 있진 못하다.

대신 요즘은 ‘책 읽는 소리’가 난다. ‘보는 책’이 아닌 ‘듣는 책’의 등장 때문이다. 이른바 디지털 오디오북(Audio Book)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은 아직 우리나라 시작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미개척 시장입니다.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구축돼 있는 국내에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디오북 브랜드 ‘오디언(Audien)’을 이끌고 있는 인티큐브의 김용수 대표이사는 오디오북이 IT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성장 동력임을 강조한다.

듣는 책 오디언은 어떤 기기를 통해 들을 수 있을까? 스피커가 달린 웬만한 디지털 기기에서는 모두 다 작동한다. MP3플레이어는 물론, 휴대폰, PMP를 통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또 오디언 콘텐츠는 PC에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인터넷 환경이라면 막바로 스트리밍 받아 어디에서든 틀을 수 있다. 파일 또한 일반 PC파일과 같다.

그럼 듣는 책의 내용은? 오디언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만 대략 4,000여 가지가 넘는다. 다른 말로 하면 4,000여권. 화제가 된 오디오북으로는 자기계발 성공/처세의 <굿바이 게으름>, 재테크서 <재테크의 99%는 실천이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 실전편>, 공지영 신간 장편 소설 <즐거운 나의 집>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매달 110여편의 콘텐츠가 새로 제작되거나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책을 읽어 주는 소리를 듣게 되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미됩니다. 책에 쓰인 내용의 개념 파악에 그치지 않고 감성이 들어가고 또 재미(Fun)까지 더해집니다. 책을 읽어주는 성우의 역할과 능력도 중요해지죠.” 김 대표는 “그래서 “책을 무미건조하게 그냥 읽어 내려가는 것 보다 듣게 되면 더 이해가 빠르고 지루하지도 않다”고 장점을 소개한다.

듣는 책 오디언의 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오디오 북과 오디오 드라마, 그리고 오디오 브로드캐스팅. 우선 멜로나 추리소설, 성인물 등 스토리를 가진 출판물은 대부분 드라마 형태로 녹음된다. 성우들이 직접 나서 마치 연기하듯 대사를 하는데 흡사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것 같다. 소설책 한 권을 드라마 형식으로 읽어 주는 것이다. 단순히 기존의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만이 아닌 여러 분야의 서적이나 소재를 드라마, 인터뷰, 꽁트, 뉴스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하고 있다.

일반 경제나 경영 서적, 강연 등은 북 텔러 한 명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읽어 내려간다. 따로 대사나 연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TV속 다큐멘터리에서처럼 나레이터가 혼자서 진행하는 방식. 오디언이 새롭게 시도하는 오디오 브로드캐스팅은 유명 개그맨 등을 직접 찾아가 실제 방송하듯 대화 내용을 들려 주는 형식이다.

“미국의 경우 오디오북이 전체 출판물 시장의 10~12%를 차지하는 등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오디오북을 다운로드 받는 형태가 전문 사이트인 ‘오더블닷컴’을 통해 일반화되고 있고 오디오북으로 출간 돼 베스트셀러까지 되는 경우도 있지요.” 김 대표는 “오디오북이 분명 책으로서의 감동을 독자(?)들에게 전해 주면서 인정 받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머잖아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2005년 미국 오디오출판협회(APA)는 오디오북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4.7% 성장한 8억7,1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2006년 APA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인의 25%가 오디오북을 듣고 있다고도 밝혔다.

오디오북 한 권은 평균 2시간짜리 만들어진다. 1편에 15분씩 8~10편 정도로 구성해 놓았는데 이는 듣는 사람이 지루함을 덜게 하기 위한 배려에서다. 보통 소설 책 한 권을 그대로 쭉 읽어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8시간 내외. 오디오북은 원본 소설의 양과 구성을 드라마 형식으로 짧게 각색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오디오북이 가진 편리함도 적지 않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다운로드와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책을 귀로 들을 수 있다. MP3 음악처럼 들으면 되는 것과 같다. “집과 서점이 아닌 만원 전철ㆍ버스 안에서도 간편히 책을 들으면서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습니다.”

“오디오북을 통한 독서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하루 출퇴근 시간만으로도 한 권의 책을 마스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 줍니다. 생산성이 매우 뛰어난 새로운 트렌드이죠.” 김 대표는 “설령 지루했던 책도 성우들이 각색해서 말해주면 책에 대한 이해도가 늘어나므로 흥미진진하다”고 자랑한다.

오디오북에 대한 반응도 커지고 있다. 오디언의 회원수만 50만명. 일 평균 방문자수도 1만명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귀로 듣는 독서’라는 새로운 독서 트랜드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티큐브는 원래 ‘듣는 책’ 전문 회사가 아니다. 로커스로 창립해 CRM과 모바일 사업으로 꾸준히 성장해 온 벤처기업. 특히 홈쇼핑 보험 금융 증권 회사등의 콜센터 시스템을 제작해 주는 CRM 사업 분야에서는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이동통신회사의 문자메시지 트래픽 플랫폼 시스템을 공급해주는 모바일 사업 분야 또한 전체 매출의 25% 가량을 차지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규 사업 분야인 듣는 책 오디언 사업 부문의 비중은 사내에서는 겨우 1~2%에 불과하다. 2006년 전체 매출 실적만 498억원.

“CRM과 모바일 음성 사업을 전문으로 하다보니 듣는 책 분야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목소리 하나하나가 비즈니스가 되고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을 지켜 보면서 오디언이 미래에 각광받을 수 있는 사업 영역이라고 판단했죠.” 김 대표는 “2년 여 시장을 지켜 보고 고민하다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한다. 특히 듣는 책 분야에서 여타 업체들이 제작이면 제작과 유통이 따로 분리돼 사업을 벌이는 데 반해 오디언은 제작과 유통 모두를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크게 차별화된다. 그래서 이 시장의 절대강자이기도 하다.

듣는 책은 서점의 읽는 책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싸다. 인터넷 사이트‘오디언(www.audien.com)’에서 한 권당 600~900원이 팔리는 것이 대부분. 비싸다고 해야 2,000원 내외다. 단 듣는 책 파일에는 무단복제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 최고 5번까지만 복제 전송이 가능하다.

오디언은 최근 오디오북 도서관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이름하여 인터넷 오디오북 서비스 구축 도서관. 용인디지털정보도서관을 필두로 파주 시립도서관, 가평군립도서관, 의정부과학도서관, 고덕평생학습관, 종로도서관 등에도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홍익대, 호서대를 시작으로 대학 내 오디오북 도서관 대중화도 새로 진행하는 개척 분야다.

김용수 대표는 “듣는 책이 일반 책과 음악의 장점을 모아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정보, 지식, 그리고 감동을 보다 편리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는 멀티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디언의 성공을 확신했다.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