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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능력 기본기 다져야 실용영어도 가능하다







김혜남(문일고)



최근 이명박 정부가 ‘영어 몰입 교육’을 강조하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영어 공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의사소통위주의 실용영어가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20여년이 넘게 학생들을 가르쳐온 현장 교사로서 그동안의 교수-학습방법을 돌이켜 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사실 학교 현장에서 진행되는 영어수업은 한 시간 내내 선생님 혼자서 쇼맨십을 발휘하여 해석위주로 이루어지는 유형중심의 수업이 대부분이다. 이런 영어학습 방법으로 영어를 익히면 막상 외국인을 만났을 때 바로 외국인과 대화를 하는 구어체 위주의 실용영어에는 상당한 취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절름발이 영어학습이 되기 십상이다. 수능 시험이든 실용 영어든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구어체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듣기’이다. 수능 시험에서도 만점의 34%는 듣기 평가이다. 학생들에게 ‘듣기’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반복해서 ‘들릴 수 있을 때까지’ 듣기 연습에 몰두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곤 한다. 또한 중요한 어휘나 단어는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어휘나 발음을 확인하고 대본에 있는 유용한 표현들을 익히라고 한다.

하루에 20~30분 정도 듣기시간을 확보하여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듣기 연습을 계속하고,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발견해가면서 알아들을 때까지 듣고 또 들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이런 노력을 통해 다양한 표현을 익힐 수 있고, 원어민의 발음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영어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는 발음, 억양, 그리고 연음과 축약음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치사나 조동사도 듣기가 까다로운 부분이 많이 있기에 자주 들으면서 까다로운 부분도 잘 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계산문제나 대화 및 담화의 내용 등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고난도의 문제이므로 학교에서도 집중적으로 연습을 시킨다. 또한 수능 시험에는 다양한 독해 지문 내용이 듣기의 자료로 제시되기 때문에 최상위권의 학생들에게는 수능 독해 문장을 듣는 연습을 많이 시킨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 70%는 어휘를 암기하는데 소비한다. 효과적인 어휘 공부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사용돼야 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무작정 어휘집을 사서 처음부터 아무 생각 없이 암기하는 데만 급급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방법이어서 필자는 학생들이 단어만 기계적으로 하나하나 외우는 것은 지양하게 한다.

어휘는 문장을 공부하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자기만의 단어장을 만들어 정리하면서 꾸준히 반복하여 몸에 익히는 것이 머리에 오래 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때 동의어나 반의어, 파생어를 적어 놓는다면 더욱 효율적이다. 필자는 평소 학생들에게 외우고 잊고, 잊은 것을 다시 외우는 과정을 반복해야 탄탄한 어휘실력이 쌓인다고 목소리를 높여 말하곤 한다.

지문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냥 쭉 읽어나가면서 전체의 내용을 통해 모르는 단어의 뜻을 유추해서 의미를 파악할 때 독해능력이 향상된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해 말하곤 한다.

요즘 영어공부가 독해위주의 시험이 강조되고 토플시험에서 문법부분이 생략되면서부터 문법이 소홀하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수능을 앞두고 상위권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문법이라는 것을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문장의 구조를 모르고서는 문장에 대한 정확한 독해가 불가능하다.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문법적으로 어색하다면 화자(話者)의 언어에 대한 소양과 양식을 의심받게 된다.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능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개별 문장을 해석할 수 있더라도 고득점이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문맥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으면서 글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해답이다.

필자는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도 상위권의 점수가 나오지 않는 학생에게는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는 사고력의 부족이 원인임을 지적해 준다. 영어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우리말 어휘실력과 논리가 바탕이 되어야 언어 영역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길러질 수 있다고 필자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누누이 강조하곤 한다.

수능에서도 1등급 커트라인은 95점에서 낮추어 잡아도 92점일 정도로 상당히 높게 나온다. 세 문제를 틀리면 바로 2등급으로 밀리게 된다. 하버드 대학원의 토플 입학기준이 iBT100점이고 민사고 국제반은 110점인데 상당수의 학생들이 이에 근접하고 있다. 상위권 실력에 도달해 있는 학생들이 상당수라는 말이다.

가끔은 영어에 능숙한 아이들을 데리고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의사소통보다도 문법이 바탕이 된 구문해석 위주의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에 아쉽고 미안한 느낌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실용영어도 탄탄한 어휘와 독해능력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결코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오늘도 수능 고득점을 위하여 어휘암기와 독해를 위한 구문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 김혜남

문일고 영어교사

EBS입시전문패널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원단 팀장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강사

입력시간 : 2008/04/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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