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현대적 관점에서 바라본 가족의 의미
2008년 경희대학교 정시 기출문제(인문계열)






이윤(유레카논술아카데미 성북캠퍼스원장)



■ 知彼知己- 출제 경향 알아보기



2008년 경희대 정시 기출문제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주제가 출제되었다. 가족에 대한 주제는 과거 기출문제에도 자주 거론되었던 내용이다.

이번 기출문제는 현대 사회의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한국 사회의 올바른 가족의 의미를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수시 논술과는 달리 1500자 분량으로 완성된 한 편의 논술문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과 완결성에 유의하면서 제시문의 각 관점을 토대로 다각적인 관점에서 가족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적 삶이 과거와는 다른 가족의 위상과 의미를 새롭게 만들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가족의 형태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 문제의 출제의도를 찾을 수 있다.

■ 제시문 분석

총 네 개의 제시문이 출제되었다. 논제가 세 제시문 각각의 입장에서 <라>의 입장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각 제시문의 관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시문 <가>는 가족을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즉 인간은 유전적으로 가까운 혈연을 돕고자 하는 혈연이타성을 가지고 있으며 공동체보다는 가족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기본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가족에 대한 애정의 결속은 사회 전체의 복리에도 이롭기 때문에 사회의 도덕적 지표가 된다고 주장한다.

제시문<나>는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유교문화와 가족주의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자본주의는 유교의 효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헌신적인 노동력을 가능케 하였으며 가족 상호간의 혈연적 신뢰와 책임감이 경제성장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입장이다.

제시문<다>는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도시인 몬테그라노의 무도덕적 가족주의(amral familism)를 보여준다. 이 사회는 자기 가족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 여기고 있다.

따라서 가족이라는 집단 밖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잠재적인 경쟁자요 적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 항상 경계와 의심의 눈초리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도덕적 의무는 자신의 핵가족 구성원에 대해서만 가지고 있는 고립된 가족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제시문<라>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유형의 가족 형태를 소개하고 있다. 1인 가구 수의 증가로 인해 혈연중심의 핵가족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으며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이나 비혈연 공동체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들을 보여준다.

■ 논제 분석 및 논제에 따른 논의 전개

[문제] 다음[가], [나], [다]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나타내고 있다. 세 제시문 각각의 입장에서 [라]에서 제시된 새로운 유형의 가족 현상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대해 기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한국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족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1,.401자 이상 1500자 이하)

이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가족의 형태를 파악하고 미래의 바람직한 가족상을 창의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견해는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다.

다만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가족의 의미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요구하는 전제조건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이 문제는 우선 제시문<가><나><다>의 관점에서 <라>에 나타난 가족의 유형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제시문<라>의 가족 유형은 혈연중심의 핵가족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가족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라>의 공통된 특징은 혈연을 중심으로 가족이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가족 형태의 첫 번째는 1인 가구를 들 수 있다. 1인가구수가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가족 구성원을 애완견이나 원숭이 심지어 닭까지 자신의 친자식으로 느끼며 혼자 사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심한 자살 충동까지 느끼도록 반려동물을 친자식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자살까지 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두 번째 형태는 딩크족의 등장이다.

이러한 가족형태는 의도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고 완벽한 부부 중심의 삶을 살아가며 서로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자신들만의 삶을 중요시한다.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기 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려는 경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을 받게 된 이후의 경제적 상황과 맞물려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나 양육비는 심한 경제적 타격과 기러기 아빠로 대변되는 가족의 해체를 가져왔고 끝없는 경제적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딩크족의 출현은 점점 가속화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비혈연 공동체를 들 수 있다. 50여명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는 혈연관계의 가족보다 더 친밀하며 소중하게 받아들여진다. 혈연가족들은 단순히 생일이나 특별한 기념일에만 만나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만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부모를 부양하기 힘든 자식들이 요양원이나 단체시설에 부모들을 위탁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개념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질병 및 경제적 어려움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과거 효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면서 도덕적으로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점점 인식이 바뀌면서 노인들의 집단공동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제시문<라>에 나타난 가족의 형태를 한국사회의 흐름 속에서 분석해보면 앞으로 바람직한 가족상을 제시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제시문<가><나><다>의 관점에서 <라>에 나와 있는 가족의 형태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묻는 의도 또한 반대로 생각해보면 현대사회의 가족의 형태에 대한 단점과 장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답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제시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현대사회의 비혈연중심의 가족은 인간의 기본적인 성향을 거스르는 행위로 간주되며 자신의 유전자가 생존할 수 없는 진화의 끝인 셈이다.

특히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성향인 혈연을 중심으로 한 이타성이 없음으로 가족에 대한 애착도 당연히 상실되며 이러한 현상은 결국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복리에도 위해가 된다. 따라서 제시문<라>에 나와 있는 가족 형태는 <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당연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제시문<나>의 입장에서 보면 <라>의 가족형태는 혈연적 신뢰의 규범적 기반이 없음으로 인해 경제성장 동력이 상실된다고 받아들이게 된다. 효라는 유교적 사상과 혈연적 신뢰가 바탕이 되어 헌신적인 노동의 원동력이 제공되어야 경제발전을 성취할 수 있는데 그 기반이 상실된다면 한국의 자본주의는 발전의 동력을 잃고 마는 셈이 되고 만다.

제시문<다>는 자신을 자아(ego)보다는 자식의 부모로써 자신을 인식하고 가족이외의 집단은 경쟁자나 적이기 때문에 <라>에 나와 있는 가족의 형태는 기만적이고 이중적인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일 것이다. 항상 가족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의심과 경계를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에 실상 외형적으로는 공동체 생활을 하거나 자식이 없이 비혈연 관계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다>의 입장에서는 <라>의 가족의 형태를 순수하게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다각적인 입장에서 현대사회의 가족형태를 바라본다면 현재의 상황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좀더 신중하게 미래의 바람직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과거의 혈연중심의 가족관계로의 회복만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급속한 세계화 과정에서 끝없는 경쟁과 경제성장은 가족의 새로운 변화와 의미를 가져왔고 이러한 가족관계에 대한 정립도 과거로의 회귀가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혈연을 중심으로 한 효사상이나 이타적 본성과 강한 연대의 가족중심주의 또한 집단이기주의로 인한 배척과 갈등의 구조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가족구성원의 희생은 서로의 사랑으로 재생산되며 이는 경제발전의 원동력과 사회적 규범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의 개념이 서로의 사랑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정의 산물이며 인간의 삶을 유의미하게 만들어 주는 사회의 최소한의 집단으로 규정한다면 현대의 다양한 가족형태를 긍정적으로만 파악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앞으로의 미래에 바람직한 가족상은 현실적으로 혈연을 기초로 한 과거의 가족의 형태로 회기 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가족이 사랑을 기초로 한 올바른 질서와 규범을 만들어내는 사회의 최소집단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2008경희대학교 정시 기출문제는 경희대학교 입학정보> 신입학> 기출문제>정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5월 제2829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2020년 03월 제2820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이탈리아 피렌체 이탈리아 피렌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