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이 되려면 서울대가 원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요즘엔 서울대에 들어가기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까다로워졌다. 무엇보다도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공부를 하고, 양질의 지식을 쌓은 학생들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서울대에 들어갈 확률이 훨씬 높아졌다.

서울대는 현재 국내 최고 대학을 넘어 세계 일류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서울대는 공대가 세계 21위, 인문대도 세계 50위권에 드는 우수한 엘리트 대학이다. 따라서 서울대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이러한 서울대의 위상과 실력에 걸 맞는 자질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서울대 입학전형의 목표는 고등학교에서의 교육과정과 대학에서의 수학능력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것은 서울대가 우수한 학생을 싹쓸이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능에 맞춰 공부한 학생은 국제 수준을 이해할 수 없다. 이는 곧 서울대가 수능우선선발로 전체 우수생을 독식하지 않는 철학과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을 표본 조사한 결과, 2학년까지 8.0 만점자가 100여 명, 3학년 1학기까지 92명이었다. 이는 전 영역 만점자는 어느 모집 단위든 합격하지만 7.9도 골라서 맘대로 갈 수는 없다는 결과였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은 1단계 교과 성적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예를 들어 전 과목 1등급은 선택권 및 합격권에 포함되지만 5개 과목 정도의 블랭크는 불합격권이다. 여기서 1학년에서의 단위 수가 큰 과목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80점 만점에 최하 75점 이상은 되어야 지원해서 합격 가능성 있음)

2단계 면접에 있어서 질문은 준비된 것으로 실시하며, 가장 기본적인 인성에 관한 질문, 교과서 기본 개념 이해 정도 수준의 질문이 주어진다. 따라서 면접에 대한 특별한 대비보다 평소 준비로 충분하다. 면접으로는 학생들을 서열화하지 않으므로 준비된 문제, 정형화된 문제로 대비할 필요 없다.

서울대 특기자 전형의 목적은 기본이 잘 되어 있는 학생을 뽑으려는 것이다.

이는 곧 개인의 재능이 교과내 활동으로 만들어졌을 때 높이 평가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각종 경시대회 수상 경력은 특기자 전형 합격에 별 영향력이 없다. 올림피아드, 경시, 법률경시, 증권경시 다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서 경영대학의 특기자 전형에서 증권경시대회 수상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 법률상식 경시대회 등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경시대회 수상 실적 자체는 합격에 별 영향을 못 미친다. 하지만 경시대회에 왜 나가게 됐는지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타 대학 경시대회 입상 기록이 있으면 그 학생은 그 대학 진학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수학 올림피아드 은상을 수상했다고 하더라도 교과성적이 나쁘면 떨어진다. 서울대에서는 이런 학생은 정상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학생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특기자 전형 합격자 중에 지방 일반고 출신이 1등을 한 경우가 있었다. 이 학생이 다닌 학교는 특별한 학교도 아니다. 주변이 논바닥 야산일지라도 1학년 때부터 수학스터디 그룹 활동으로 자생적 능력을 키웠다면 그 학생은 과학고보다 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수학공식만이 아니라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에 자기만의 독창적인 생각이 들어간 것이 이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게 된 요인이었다.

특기자 전형에서는 남보다 교과성적이 좀 떨어져도 자기만의 능력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면 이것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추천서에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는 ‘학업능력이 우수하고, 품행이 방정하며’ 등등의 내용은 장점이 아니다. 특색 없는 1등보다는 자기만의 메리트가 많은 2등이 나을 수도 있다. 서울대는 모든 것에 두루 잘하는 1등보다 특별히 수학을 잘하는 2등을 원한다.

작년 서울대 합격생 중에 지방의 일반계 고등학교 4등급인 학생이 특기자 전형에 합격했다. 그 학생이 다른 학생과 비교되는 두드러진 장점은 바로 대학생활에 꼭 필요한 광범위한 독서였다.

자기소개서의 독서 5권은 추천도서보다는 자기 색을 표현할 수 있는 도서가 좋다. 예를 들어서 서울대학교 추천도서나 베스트셀러 등 선택의 무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책과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내가 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의 생각의 지평이 이렇게 넓어졌다는 식의 독서 후 변화나 느낌등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가 좋다니까 하는 독서, 다른 사람의 리뷰를 베끼는 독서, 개성적 독서가 없는 두루뭉실한 독서들뿐이다. 이래서는 입시 담당자들의 눈에 띨 리가 없다.

■ 김혜남 약력

문일고 영어교사

EBS입시전문패널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원단 팀장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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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남 hna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