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3, 4월 교육청 모의고사와 어떻게 다른가? 평가원 모의고사는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에서 직접 출제한다는 점과 재수생도 모의고사에 응시한다는 점이 교육청 모의고사와 다르다.

또, 출제과정이나 출제진이 수능 출제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교수들이 출제진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신경향의 문제가 다수 출제되고, 교과서 밖의 문제도 눈에 띈다. 특히, 시험 결과는 1학기나 2학기 수시 모집에서 지원할 대학과 모집 단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며, 영역별 단원별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는데 활용된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들은 작은 수능, 또 하나의 수능으로 생각하고 실전과 같은 자세로 시험에 임하여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야 한다.

다음<표>는 필자가 2007년에 면담한 인문계 상위권 A학생과 자연계 중상위권 B학생의 3학년 1년간의 모의고사 성적이다.

A학생은 지방 광역시 거주학생으로 1학년 때부터 수석을 도맡아 하였고 1, 2학년 수능 모의 평가에서 항상 전 영역 1등급을 받던 학생이었다.

이 학생이 3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외국어와 사탐 1과목을 2등급을 받자 상당히 낙심을 하였다. 다행이 4월 평가에서는 국사 과목만 제외하고 전 과목 1등급을 받아 전교 수석으로서 체면도 세우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지만 문제는 6월이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렀지만 평균 등급이 1.88등급으로 거의 2등급에 육박하였다. 4월에 비하여 실수한 것도 없는데 등급은 정말 형편없이 나온 것이었다. 이 수험생은 6월 모의고사 이후 그 동안 해오던 논술 공부도 중단하고 수능에 올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다보니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서 원래 목표였던 법대를 지원하지 못하고 한 단계 낮추어 사회과학대를 지원하였다. 만약 수시 모집에서 낙방하면 정시 모집에서는 수능으로 1단계도 합격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하향지원을 한 것이다.

B학생은 서울 강남 8학군 고교에서 학급 석차 6등 정도하는 학생이다.

학생부 교과 평균 등급이 3.1등급으로 일단 수시 전형에서 중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기 어려운 내신 성적인데, 수능 모의고사에서는 수리(가)와 과탐에서 1, 2등급 선을 항상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려대나 한양대 공대를 목표로 공부해왔다.

그러나 9월 모의고사에서 3.25등급이라는 최악의 점수를 받고 크게 실망하였다. 자신이 있었던 수리와 과탐에서도 3등급으로 밀렸다. 이 학생은 수시 모집에도 지원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오로지 수능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 실제 수능에서 수리에서 2등급, 과탐에서 1등급 선을 유지하여 한양대는 낙방하고 성균관대 공학계열에 합격하였다.

일선에서 진학지도를 하다보면 학생 개인의 성적은 시험을 볼 때마다 변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서열이 명확하게 정해져있는 일반계 고교에서도 계열 1등하였던 학생이 7~8등으로 쳐지기도 하고, 5~6 등에 머물러 있던 학생이 갑자기 1등으로 치고 오르기도 한다. 수험생들은 이러한 성적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적변화에 더욱 민감해지기 쉬운데, 자녀가 시험을 잘 보았으면 격려를 해주고, 시험을 못 보았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좌절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이십 여 년 동안 교단에서 얻은 좌우명이 있다면, 『실력만 있으면 언젠가는 제몫을 해 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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