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분수의 향연

한 여름 도심 분수의 향연이 다채롭다. 뜨거운 열기를 식히고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가 하면 다양한 레퍼토리는 왠만한 공연 못지않다.

대표적인 서울의 분수는 시청앞 광장을 비롯해 45개나 된다. 그곳에선 풋풋한 동심이 물줄기를 따라 메아리치고 선율에 따라 춤추듯 요동치는 모습은 각박해진 도시인들을 어루만진다. 경기 일산의 노래하는 분수대는 클래식 음악에 보는 즐거움까지 주는 명물이 된지 오래다. 분수가 어린이들의 물놀이터가 되고, 퇴근길 직장인들의 쉼터가 되고, 가족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이다.

‘꽃’의 시인 김춘수는 솟구쳐 오르는 분수를 ‘선연(鮮然)한 무지개’로 비유했다. 삶의 눈물겨운 아름다움이 도심의 분수로 인해 한결 친숙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